102년 전통 독일 기계업체 ‘엘리오그’ 파산… 자동차 부품망 연쇄 붕괴 현실화
고에너지 비용과 내수 침체에 ‘미텔슈탄트’ 신음… 구조적 위기 직면한 독일 제조업
공급망 붕괴 가속화하는 ‘탈(脫)독일’ 현상… 유럽 경제 전반으로 리스크 확산
고에너지 비용과 내수 침체에 ‘미텔슈탄트’ 신음… 구조적 위기 직면한 독일 제조업
공급망 붕괴 가속화하는 ‘탈(脫)독일’ 현상… 유럽 경제 전반으로 리스크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현지 매체 ‘빌트(BILD)’의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엘리오그는 마이닝겐 지방법원에 파산 절차를 신청했으며, 독일 경제를 지탱해온 ‘미텔슈탄트(중소기업)’들이 에너지 비용 폭등과 수요 절벽이라는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
파산으로 번진 ‘제조업 공포’… 에너지 비용과 내수 침체의 이중고
독일 제조업의 근간인 미텔슈탄트의 몰락은 더 이상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위기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달 4일(현지시각) ifo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독일 자동차 산업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 비즈니스 기대 지수는 3월 -15.3포인트에서 4월 -30.7포인트로 급격히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만성적인 고에너지 비용 구조와 내수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꼽는다.
특히 중동 사태가 유발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독일 핵심 산업인 자동차 및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헬륨 등 중간재 공급망까지 타격을 주며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ifo경제연구소의 아니타 볼플 산업 전문가는 지난달 조사에서 “중동 사태가 이미 약해진 자동차산업에 추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기업 불확실성이 커지며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주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강국’ 독일에 들이닥친 공급망 붕괴… 연쇄 도산 가속화
엘리오그의 파산은 단지 한 기업의 몰락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독일 자동차산업 전반의 공급망 붕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협회에 따르면 전체 공급업체 중 10%만이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6개월 내 개선을 기대하는 기업은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독일 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인력 감축과 생산 시설 해외 이전이라는 극약 처방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2년 사이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만 약 5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2030년까지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투자 전략 전문 기업 세라프(Serap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독일 자동차 공급망의 구조적 위기는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라며 “투자자들은 회생 가능성이 있는 부실 자산을 노리고 있으나, 이는 올해 내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경제의 앞날, ‘구조적 몰락’인가 ‘새로운 전환기’인가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 부실을 넘어 독일 경제 모델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너지 비용 압박과 지나친 규제 부담이 독일 내 생산 경쟁력을 갉아먹으면서, 전통적인 미텔슈탄트 기업들이 독일을 떠나거나 사업을 매각하는 ‘탈(脫)독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지금 독일은 20년 만의 최악의 파산 파도 속에 있다”며 “엘리오그와 같은 기업들의 파산은 독일 경제의 기초 체력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나타내는 분명한 지표”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는 고비용 구조를 타파할 강력한 구조 개혁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독일 정부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 등 과도한 규제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 이상, 독일 제조업의 심장부에서 시작된 위기 신호는 전 유럽의 공급망을 타고 더욱 거센 파고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