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기반 리밸런싱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특정 종목 쏠림 리스크 완화
빅테크 자체 칩 전환 속 삼성·SK '운명의 시계'… HBM4 주도권이 향방 가른다
빅테크 자체 칩 전환 속 삼성·SK '운명의 시계'… HBM4 주도권이 향방 가른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월가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하드웨어 수요 폭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포트폴리오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전문매체 모틀리풀(Motley Fool)이 19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 반도체 투자 상품인 'iShares Semiconductor ETF(이하 SOXX)'가 규칙 기반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통해 엔비디아 일변도에서 벗어나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을 40.0% 수준으로 조절했다. 지난 2023년 초 AI 붐이 본격화한 이후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낸 이 상품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을 가장 직관적으로 반영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쏠림 제한하는 캡 가중 방식… 의도적 분산 아닌 규칙의 결과
SOXX는 수백 개 종목을 담는 일반 펀드와 달리 미국 내 칩 설계·제조·유통 기업 중 30개 핵심 종목만 압축해 투자한다. 특히 이 상품은 특정 종목의 비중 비대화를 막기 위해 상위 종목의 합산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시가총액 캡 가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엔비디아 독주 지속이냐 공급망 다변화냐… 투자자의 선택 프레임
시장은 엔비디아가 올해 말 출시할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의 압도적 성능에 주목하고 있으나, 경쟁사들의 추격 강도 역시 거세다. AMD는 전 세대 대비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MI450' AI 가속기로 맞춤형 시장을 공략 중이며, 브로드컴은 오픈AI,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와 손잡고 자체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와 네트워킹 장비 공급을 주도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엔비디아의 독주 지속에 중점을 둔 '단일 승자 베팅'과,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공급망 분산 베팅' 중 어느 시나리오가 우세할지 선택해야 하는 국면이다. 브로드컴 중심의 ASIC 확산 속도와 엔비디아 가속기의 출하량 추이가 이 선택의 정당성을 증명할 핵심 변수다.
빅테크 설비투자 7100억 달러 시대와 공급 과잉의 이면 리스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4대 빅테크가 2026년 한 해에만 AI 인프라 구축에 총 7100억 달러(약 1072조 원)를 지출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장기 전망은 견고하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이들 상위 기업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2027년 이후 본격화할 수 있는 HBM 공급 과잉 가능성과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의 유료화 모델 정착 지연에 따른 '선투자 과잉' 논쟁은 지수 전반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반도체 양사의 실전 과제… 마이크론의 '미국 프리미엄'을 넘어라
SOXX 내 마이크론 비중이 10.0%까지 치솟은 현상은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따른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한국 기업에는 정교한 대응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의 HBM3E 독점적 지위를 넘어 맞춤형(Custom) HBM 세대로 진입하는 HBM4 시장에서 대만 TSMC 및 메인 고객사들과의 패키징 협력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턴어라운드(실적 호전)의 열쇠가 될 HBM의 조속한 퀄(품질) 테스트 통과와 더불어, 빅테크의 자체 ASIC 물량을 흡수할 수 있는 파운드리 및 첨단 패키징 동시 플레이(Turn-key) 포지셔닝을 구체화해야 한다.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속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고객사 다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한편 한국 반도체 양사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간다면, 매력적인 거시경제 대안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금리나 환율 변동성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미국 기업 중심의 SOXX ETF에 비해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패권과 결합한 실적 증가세가 증명될 경우, 미국 시장 내 분산 투자보다 한국 대표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직접 지분 확대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
투자자가 당장 점검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빅테크 4사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집행 속도를 봐야 한다. 인프라 투자 규모가 축소되면 반도체 수요가 즉각 급감하기 때문이다.
둘째,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 변화와 단가 추이를 추적해야 한다. 마이크론의 독식이 지속되면 한국 기업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셋째, 브로드컴과 AMD 기반 맞춤형 가속기의 빅테크 채택률을 점검해야 한다. 엔비디아 외 칩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공급망 다변화 혜택이 분산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