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팜유 수출 관리 국영 기구 설립 임박… 세수 누수 차단 및 루피아화 가치 방어
가격 조작 ‘언더인보이스’ 정조준… 복지 재원 확보 위한 자원 민족주의 행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증폭 불가피… 정부 직접 개입에 따른 시장 변동성 주목
가격 조작 ‘언더인보이스’ 정조준… 복지 재원 확보 위한 자원 민족주의 행보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증폭 불가피… 정부 직접 개입에 따른 시장 변동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루피아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재정 수입 확충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원자재 수출 대금을 투명하게 관리해 외화 유입을 극대화하려는 ‘초강수’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탄과 팜유 수출을 전담 관리할 새로운 국영 기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기구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직속의 국부펀드인 ‘다나안타라(Danantara)’의 감독을 받게 되며, 이르면 이날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세금 누수 막아라”… 수출 가격 조작 ‘언더인보이스’ 정조준
이번 조치의 핵심 배경은 고질적인 ‘언더인보이스(Under-invoicing)’ 관행 근절이다. 언더인보이스는 수출업체가 실제 거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신고해 차액을 해외 조세 회피처로 빼돌리는 수법이다.
글로벌 금융 감시 단체인 ‘글로벌 파이낸셜 인테그리티(Global Financial Integrity)’의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관행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6년 한 해 동안 잃은 세수만 65억 달러(약 9조 8150억 원)에 달한다.
푸르바야 유데와 재무장관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수출 가격 조작을 바로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공언하며, 부패 의혹이 있는 현지 세관원을 외국인 계약자로 대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국영 기구 설립이 사실상 수출 대금을 국가가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외화 유입을 극대화하여 최근 달러 대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루피아화 가치를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증시 벤치마크 지수는 이번 정책 발표 가능성이 시장에 퍼지면서 지난 19일 3.5%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시장 영향 불가피”…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 증폭
정부의 이번 결정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전 국민 무상 급식’ 등 대규모 복지 정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와 투자자들의 정부 거버넌스(지배구조) 우려가 겹치면서 루피아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추락한 만큼, 자원 주권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러한 개입이 가져올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한다. 과거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제조 시설을 육성하고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명분으로 천연자원 수출을 제한하거나 강제로 정부가 정한 가격에 판매하도록 하는 등 시장에 직접 개입해왔다.
이러한 행보가 반복될 경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산 자원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의 석탄과 팜유 수출국이다. 정부의 관리 체계가 강화되어 수출 통관이 늦어지거나 관료주의적 절차가 추가될 경우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국영 기구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과 권한 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천연자원 이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기조를 강력하게 밀어붙여 왔다.
이미 팜유 기업과 광산 업체로부터 방대한 토지를 환수하고, 산림 허가 위반을 이유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경한 자원 민족주의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향후 이 새로운 수출 관리 기구가 실제 가동될 경우, 자원 수출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이것이 인도네시아를 넘어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