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 적자 1년 만에 2배 폭증… 히든챔피언 '미텔슈탄트' 중국 공세에 초비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제조업 강국' 한국도 남 일 아니다… 공급망 다변화 시급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제조업 강국' 한국도 남 일 아니다… 공급망 다변화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Rust Belt)'를 초토화했던 중국발 수입 급증 현상이 이제는 유럽 제조업의 뿌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정책연구소 유럽개혁센터(CER)는 ‘차이나 쇼크 2.0: 독일 안일함이 초래한 대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CER에 따르면 독일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지난 2024년 120억 달러에서 2025년 250억 달러로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왜 지금인가: 1.2조 달러 흑자의 그늘
독일과 유럽 경제가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배경에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CER 보고서는 이번 사태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중국 내부의 극심한 소비 부진에 따른 '밀어내기식 수출'이다. 부동산 침체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자, 중국 기업들은 과잉 생산된 물량을 전 세계로 저가 덤핑하고 있다.
둘째, 위안화 가치가 유로화 대비 최대 30%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위적인 저평가는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제품에 '보이지 않는 보조금' 효과를 부여한다.
셋째, 중국 당국의 치밀한 산업 타격 전략이다. 중국이 2025년 전 세계를 상대로 1조 200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무역 흑자를 낸 배경에는 이러한 불공정 모델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미텔슈탄트(중소 강소기업)' 노리는 中… 독일 제조업의 ‘환상통’
업계 관계자는 "독일 산업계가 느끼는 고통은 사지 하나가 잘려나간 절단 환자가 느끼는 '환상통'과 같다"며 "그 잘려나간 팔은 다름 아닌 중국의 압력으로 잃어버린 수출 수요"라고 진단했다.
기술 추격까지 가속화되면서 독일 기업들은 단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 산업에 던지는 '뼈아픈 시사점'과 대응 방안
독일의 위기는 한국 제조업에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독일과 유사한 수출 구조를 가진 한국 역시 중국의 기술 추격과 밀어내기식 수출 전략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의 대응 전략을 강조한다.
첫째, '초격차 기술'을 통한 방어벽 구축이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의 규모의 경제를 이길 수 없다. 대체 불가능한 핵심 원천 기술과 고부가가치 공정 기술로의 전면적인 전환이 시급하다.
둘째, 공급망의 탈(脫)중국화와 다변화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중간재 공급망은 큰 리스크다. 인도,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공급망을 분산하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셋째, 민관 합동의 통상 대응 체계 강화다. 독일이 프랑스와 공조하여 IMF 및 G7 회의를 통해 중국의 불공정 환율 정책을 다루려 하듯, 한국 역시 국제적 연대를 통해 불공정 통상 질서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수 시장의 경쟁력 재점검이다. 수출 중심주의에 치우친 경제 구조를 보완해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
독일의 산업 공동화 위기는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급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제 '세계 공장' 중국을 단순히 기회로만 보던 시각을 거두고,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인 대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