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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폭염 온다”… 中, 사상 최대 ‘2억 톤·30일분’ 석탄 비축령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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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폭염 온다”… 中, 사상 최대 ‘2억 톤·30일분’ 석탄 비축령 배수진

국가개발개혁위(NDRC) 긴급 발표… 전력 수요 5% 급증, ‘90GW 전력 공백’ 정면 돌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유가·원자재가 14% 급등… 수력 8만GWh 확보하며 에너지 방어선 가동
1~4월 석탄 생산 정체 속 수입 물량 총동원… 비상시 ‘지역 간 전력 분배’ 치킨게임 예고
중국 선양 시에는 석탄 화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화력 발전소는 중국 발전 구성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선양 시에는 석탄 화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화력 발전소는 중국 발전 구성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사진=로이터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석유·천연가스 공급망이 고립된 가운데, 역대급 ‘엘니뇨(El Niño)’ 기후 현상으로 인한 초강력 여름 폭염까지 예고되자 중국 정부가 국가 전력망 셧다운을 막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석탄 비축 작전에 돌입했다.

전력의 60% 이상을 석탄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중국이 무려 3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원자재를 창고에 쟁여두며 이른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공포에 선제적인 배수진을 친 것이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글로벌 원자재 통상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거시경제 통제 타워인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올여름 가혹한 전력 피크 타임을 앞두고 전국 발전소의 석탄 재고 대차대조표를 긴급 공개했다.

NDRC는 기후 이변으로 인해 올해 중국의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이상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공식 진단했다.

허난성 전체가 쓸 ‘90GW 공백’ 발생… ‘2억 톤 석탄 팩토리’ 가동


올여름 예고된 전력 수요 증가분인 5%는 전력량으로 한산하면 무려 90기가와트(GW)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이는 중국 중부의 거대 산업 허브인 허난성 전체가 소비하는 전력 총량과 맞먹는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가스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이 같은 전력 공백을 메울 유일한 카드는 결국 현지 조달이 가능한 ‘석탄’뿐이다.

이에 따라 NDRC는 4월 말 기준 중국 전역의 화력 발전소에 총 2억 톤에 달하는 석탄 비축 물량을 강제 안착시켰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이 물량이 어떤 폭염 국면에서도 최소 30일 이상 전력 공급을 중단 없이 지속할 수 있는 ‘안보 마지노선’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석탄의 부하를 덜어줄 친환경 백업 카드로 수력 발전용 저수지 물 저장 용량을 80,000기가와트시(GWh) 이상으로 전격 확보, 과거 기록적 가뭄으로 수력 발전이 멈췄던 2022년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고용량 방수 제어 시스템을 안정적인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

전력 소비 5.4% 뛸 때 국내 생산은 ‘정체’… 원자재 인플레이션 직격탄

그러나 중국 에너지 가치사슬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가혹한 단가 압박과 불균형이 감지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의 전체 전력 소비량은 전년 대비 5.4% 급증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중국 내수 석탄 광산들의 생산량은 미국의 칩 제재에 맞선 화웨이·AI 가속기 팩토리 가동 등 제조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환경 규제와 광산 안전 단속 여파로 인해 전년 수준에 머물며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부족한 물량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와 호주, 인도네시아산 수입 석탄 물량을 대거 대차대조표에 밀어 넣으면서 비축량 2억 톤을 간신히 맞춘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긴축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NDRC 데이터에 따르면 4월 기준 중국 내 석유 및 석탄 가공 부문의 기업 간 거래(B2B)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나 폭등했다.

중동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화석 연료 수입 원가가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발전사들의 수익성 저하(비용 규율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억눌러온 ‘가정용 및 산업용 전기 요금’의 도미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개월 만에 100GW 전격 증설… ‘지역 간 전력 강제 분배’ 카드 장착


중국 당국은 인프라 물량 공세로 전면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단 4개월 만에 대한민국 전체 발전 설비 용량과 맞먹는 100GW 상당의 신규 발전 설비를 대륙 전역에 추가로 증설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에 폭염이 집중되어 전력 과부하가 걸릴 비상사태에 대비해, NDRC는 중앙정부가 전력 잉여 지역의 에너지를 강제로 빼앗아 와 셧다운 위기 지역에 실시간으로 수혈하는 ‘초고압(UHV) 지역 간 전력 분배 메커니즘’을 상시 가동하기로 했다.

에너지 통상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의 기술 봉쇄령 속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칩(LogicFolding 등) 가치사슬을 돌리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석탄 블랙홀이 되고 있다”면서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은 에너지 위기 시기에는 탄소 배출가스 감축보다 전력망의 신뢰성과 실리주의 안보가 최우선 순위로 격상된다는 뼈아픈 진리를 중국의 2억 톤 석탄 성벽이 증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