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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수익성 비상에 ‘주 40시간’ 도입 검토… 노사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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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수익성 비상에 ‘주 40시간’ 도입 검토… 노사 갈등 격화

생산성 향상 노리는 벤츠, ‘무임금 근로시간 연장’ 시나리오 검토
독일 제조업의 딜레마, 고비용 구조 탈피와 노동권 사이의 갈등 심화
향후 노사 협상 핵심 쟁점으로 부상… 유럽 완성차 업계 파장 주목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 비용 부담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자동차산업의 본고장 독일에서도 고용 조건 변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메르세데스-벤츠 전문 매체인 ‘Mercedes-Fans.de’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진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당 근무 시간을 현행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근로시간 확대를 넘어, 사실상의 임금 삭감 효과를 노린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강도 비용 절감 나선 벤츠, 근로시간 연장 카드 꺼내나
이번 논란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직면한 현실적인 경영 지표에서 기인한다. 올 들어 자동차 시장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전기차 전환 비용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독일 생산 기지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현지 경제지인 비르츠샤프트보헤(WirtschaftsWoche) 등 주요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경영진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되 급여는 기존 35시간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으면서 실제 노동 투입 시간만 늘어나는 ‘실질적인 임금 삭감’ 효과를 낳는다. 다만, 현재 이 방안은 경영진 내부에서 검토되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 노사 합의를 거친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생산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효율화는 가장 민감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분석했다.
‘비용 효율화’ vs ‘노동권’… 유럽 자동차산업의 딜레마

이번 이슈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완성차 업계 전반은 과거 높은 고용 비용과 경직된 노동 시장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독일 경제연구소(DIW) 관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 제조업의 인건비가 다른 국가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근로시간 논란 또한 그 연장선에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독일의 강력한 노동조합과 근로자 협의체(Betriebsrat)가 이러한 변화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을 골자로 한 협상이 기업 경쟁력과 노동권 보호라는 명분 사이에서 진통을 겪었던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검토안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노사 간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고통 분담과 고용 유연성 사이의 줄타기

시장의 시선은 이제 메르세데스-벤츠가 어떤 방식으로 노동 구조 개편을 설득할지에 쏠려 있다. 현재까지 회사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인건비 최적화 시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단순히 노동 시간만 늘리는 고전적인 방식에 그치지 않고, 생산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전체 공정 효율화와 병행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안은 독일 자동차산업이 전기차 전환기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 어떤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근로자는 노동 조건 유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의 선택이 향후 유럽 제조업 전체의 근로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