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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으면 유럽 공장 다 문 닫는다”... EU, ‘中 쇼크 2.0’ 맞서 전면적 무역 전쟁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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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으면 유럽 공장 다 문 닫는다”... EU, ‘中 쇼크 2.0’ 맞서 전면적 무역 전쟁 출격

집행위원회, 29일 ‘베이징 경제 침공’ 비상 대책회의… 탈산업화 공포 속 초강경 합의 전망
반덤핑 조사 6개월로 전격 단축… 3개국 이상 공급망 다각화 및 부문별 보조금 규제 전면 가동
중국 JD.com의 독 소매업체 인수 제동… 풍력·태양광 핵심 부품 ‘중국산 인버터’ 사용 전면 금지 추진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유럽 대륙이 중국의 가혹한 밀어내기식 ‘산업 과잉 생산’ 공세로 인해 제조업 기반 전체가 통째로 붕괴할 수 있다는 공포, 이른바 ‘중국 충격 2.0(China Shock 2.0)’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징벌적 관세 장벽과 외국 보조금 규제 등 전례 없는 초강경 무역 무기를 올해 안에 전면 가동하기로 배수진을 쳤다.

2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외교 통상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9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27명의 위원 대다수가 참석하는 긴급 수뇌부 회의를 소집하고 대(對)중국 경제 보복 조치 및 단일 시장 방어 체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중요한 토론에 돌입한다.

“2030년 세계 생산 45% 독점 야망”... 반덤핑 보복 조사 기간 ‘절반’ 단축


유럽 지도부의 등 뒤를 칼로 찌르고 있는 핵심 공포는 중국의 비정상적인 경제 대차대조표 불균형이다.

EU 집행부 분석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불법적인 국가 보조금과 막대한 자본 유동성을 결합해 현재 30% 수준인 전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을 오는 2030년 45%까지 폭발적으로 확대하려는 가혹한 야망을 실행 중이다. 반면 중국 내수 소비 비중은 고작 13% 수준에 꽁꽁 묶여 있다.

결국 중국 안방에서 소화되지 못한 막대한 과잉 물량이 유럽 단일 시장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와 가치사슬을 파괴하고 탈산업화를 촉발한다는 것이 브뤼셀의 진단이다.

사빈 웨이언드 EU 무역 담당 이사는 퇴임을 앞두고 “이는 전 세계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징벌적 불균형”이라며 “브뤼셀이 보유한 기존 무역 무기를 가장 파괴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당장 가동해야 한다”고 전면전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29일 회의에서 마로스 세프코비치 무역위원장은 핵심 산업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 원자재를 종속당하지 않도록 ‘최소 2개국 이상에서 3개 이상의 공급업체’를 강제 확보하도록 규정하는 새로운 강력한 ‘다각화 수단’을 발부할 예정이다.

동시에 스테판 세주른 업계 대표는 ‘외국 보조금 규제(FSR)’를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 화학·기계 등 산업 부문 전체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아키텍처를 제시한다.

특히 수입 급증 시 즉각 관세나 쿼터를 때릴 수 있는 ‘안전조치(세이프가드)’를 전면 상시화해, 기존에 수년씩 걸리던 반덤핑 및 반보조금 보복 조사 소요 기간을 단 6개월 수준으로 절반이나 전격 단축시키는 패스트트랙 조항이 탑재될 전망이다.

중국 JD.com 인수 시도에 ‘보조금 태클’… 인버터 전면 금지령까지


EU의 이 같은 실리주의적 안보 성벽은 벌써 실물 시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공룡 기업인 JD.com(징동닷컴)이 25억 달러(한화 약 3조 7,000억 원) 이상의 거액을 들여 독일의 대형 소매업체 ‘세코노미(Ceconomy)’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FSR(외국보조금규제) 위반 혐의로 전격 전수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JD.com이 베이징 정부로부터 부당한 국가 보조금을 조달받아 남의 안방 유통망을 왜곡 침공했다는 판단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EU는 유럽 내 전력망 인프라에서 중국 자본을 완벽히 도려내는 ‘폐쇄 루프’ 작전에 돌입했다.

풍력, 태양광, 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전력망으로 흘러 들어갈 때 전력 흐름을 최종 제어하는 핵심 장치인 ‘인버터(Inverter)’ 프로젝트에 중국산 장비를 사용할 경우 EU의 공공 자금 지원을 전면 박탈 및 금지하는 법안을 전격 추진한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 인버터 가치사슬 시장의 무려 80%를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해 새롭게 조율 중인 ‘산업 가속 조치법’에 따르면, 중국 테크 기업들이 유럽 연합 내에 공장을 설립하고 안방 시장에 진입하려면 자사의 핵심 하이테크 기술을 유럽 기업에 강제로 이전하거나 의무적으로 현지 합작 법인(JV)을 설립해야만 하는 가혹한 치킨게임식 조건이 붙게 된다.

“지금 치고 보복당할 것인가, 멸망할 것인가”... 분열하는 유럽


그러나 중국의 보조금 자강론과 샤오미·테슬라 등 완성차 진영의 가격 파괴 경쟁 속에서 유럽 내부의 대차대조표는 심각하게 균열되고 있다.

이미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등 5개국은 훨씬 더 강력한 비상 관세와 반우회 권한을 요구하는 공동 행동 문서를 배포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중국으로의 자동차 및 소부장 수출 비중이 높은 최대 경제국 독일은 베이징의 보복 무역 보복이 두려워 해당 공동 문서에 끝내 서명하지 않고 발을 뺐다.

카테리나 라이히 독일 경제부 장관은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부정 경쟁 대응도 좋지만 독일의 수출 대차대조표를 방해하는 조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브뤼셀의 독자 행동을 견제했다.

스페인 역시 베이징의 경제적 핏빛 분노를 우려해 막판에 서명철회를 고심하는 등 분열상이 극에 달했다.

통상 전문가는 금융 시장에서 샌디스크가 메모리 권력을 쥐고 중국이 전기차 표준 독점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기술 패권 속도가 빨라지는 시점에 유럽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제고시 스텍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 브뤼셀 지부장은 “EU는 지금 즉시 선제 행동에 나서 베이징의 가혹한 보복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압도적인 경제적 억압에 짓눌려 대규모 산업 쇠퇴와 일자리 파산을 맞이한 뒤 비참하게 등 떠밀려 행동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무행동으로 일관하며 결단을 미루는 것은 결국 유럽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에게 정권을 쥐어주는 꼴이 될 것이며, 중국에게 경제 안보 무기를 미세 조정해 유럽을 완벽히 길들일 시간만 벌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