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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한국 AI의 착시… 코스피 수익률, '모델·GPU 공백'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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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한국 AI의 착시… 코스피 수익률, '모델·GPU 공백'이 가른다

스탠퍼드·OECD·스팀슨센터 종합… 구글·UN 줄 서는데 토종 모델·GPU는 해외 의존
5년 150조 원 쏟아도 인재는 13위·58만 명 부족… AI 랠리, 인프라·제조 체인이 먹는다
한국 인공지능(AI)을 세계는 '강국'이라 부른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들이 토종 모델·연산 주권·핵심 인재라는 '두뇌' 공백을 함께 지적한다. 이 간극이 코스피 AI 관련주의 수익률을 가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인공지능(AI)을 세계는 '강국'이라 부른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들이 토종 모델·연산 주권·핵심 인재라는 '두뇌' 공백을 함께 지적한다. 이 간극이 코스피 AI 관련주의 수익률을 가른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 인공지능(AI)을 세계는 '강국'이라 부른다. 그러나 같은 보고서들이 토종 모델·연산 주권·핵심 인재라는 '두뇌' 공백을 함께 지적한다. 이 간극이 코스피 AI 관련주의 수익률을 가른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는 지난 414'AI 인덱스 2026'을 공개했다. 한국은 지난해 주목할 만한 AI 모델 5개로 미국·중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는 14.31건으로 2년 연속 1위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제정한 AI 법률은 17건으로 주요 20개국(G20) 2위다. 보고서는 인공지능기본법을 산업 육성 기반의 모범으로 꼽았다.

구글·UN이 서울로 줄 선 까닭


글로벌 자본과 기구가 서울로 향하는 흐름이 가장 또렷한 신호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427일 서울에 'AI 캠퍼스' 설립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영국 밖 첫 글로벌 캠퍼스다.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칩에서 로봇까지 갖춘 산업 기반으로 평가했다고 딥마인드는 설명했다. 캠퍼스는 2026년 안에 문을 열어 12개 국가 난제를 푸는 'K-문샷'의 무대가 된다.
국제기구의 합류는 더 빨랐다. 정부는 지난 521'글로벌 AI 허브' 비전을 선포했다. 국제노동기구(ILO)·유니세프·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산하 9개 기구가 동참했다.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 등 다자개발은행(MDB) 5곳도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제네바에서 6개 기구로 출발한 협력이 두 달 만에 14곳으로 늘었다. 산업 기반과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갖춘 중견국을 향한 신뢰라고 외교가에서는 해석한다.

화려한 순위표 뒤 '두뇌 공백'


해외 기관들은 한목소리로 구조적 약점을 짚는다. 영국 토터스미디어 지수에서 한국은 종합 6위지만 인재 부문은 13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재 이탈을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두뇌 유출'로 규정했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데 전문가 부족이 만성화했다는 진단이다.

산업 현장의 셈법은 더 차갑다. 미국 스팀슨센터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과 범용 GPU 공급망이 부족해 산업 AI의 핵심을 해외에 기댄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K-클라우드' 사업 등으로 토종 NPU(신경망처리장치) 생태계를 키우고 있지만, 엔비디아 주도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당장 대체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역·안보 환경이 흔들리면 이 의존이 곧 위험으로 바뀐다는 경고다.

같은 맥락에서 특단의 인재 공급·유입 대책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향후 5년간 범IT 기술 인력이 최대 58만 명까지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고성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서울(40.4%)과 비수도권(17.9%)AI 활용률 격차도 또 다른 숙제다. 이 공백은 투자자에게 추상적 위험이 아니다. AI 가치사슬에서 마진이 가장 두꺼운 곳은 모델·클라우드 계층으로, 제조 대비 수익성이 월등히 높다. 토종 모델이 약하면 데이터센터·메모리 수요가 늘어도 고부가 마진 상당분은 해외 모델 기업이 가져간다.

다만 위험 서사만 보면 균형을 잃는다. 정부는 5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가동해 2026년에만 30조 원을 우선 투입한다. 토종 모델 공백도 메워지고 있다. 외부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지수에서 업스테이지 '솔라 프로 2'는 초기 공개 당시 58점을 받아 미국 GPT-4.1을 웃돌았다.

다만 평가 방법론이 갱신되며 현재 점수는 조정됐고, 상용화와 생태계 확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이 된 프로젝트 펀드 연합체는 지난 53일 업스테이지에 총 56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정책 자금이 민간 자본과 결합해 인프라를 넘어 모델 자체로 향한 첫 신호다.

단기 변동성, 중장기 '적용형 리더'


스팀슨센터는 한국이 AI의 모든 계층을 지배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미국이 모델, 일본이 로봇·부품에 강하듯 한국은 제조 현장에 AI를 이식하는 '적용·배치형 리더'로 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한국을 반기 만에 7계단 뛴 18, 가장 가파른 상승국으로 분류했다. 이 구도가 맞다면 실제 수익은 모델 기업보다 HBM·첨단 패키징·전력 인프라 등 '제조 체인'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투자자가 AI 랠리의 옥석을 가리려면 세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 토종 모델의 글로벌 벤치마크 성적과 상용화 속도다. MMLU·코딩 등 외부 지표가 곧 데이터센터 투자의 국내 환류율을 좌우한다.

둘째, 정부 GPU 도입 일정과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비중이다. 엔비디아 의존이 줄수록 무역·안보 충격을 견디는 체력이 강해진다.

셋째, AI 인재의 순유입 전환 여부다. 해외 유입이 두뇌 유출을 앞질러야 13위 인재 순위가 실제로 오른다.

앞으로 2~3년이 빈칸을 메울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이 창을 놓치면 한국이 건물만 빌려주는 '임대형 AI 국가'로 굳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