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만유로 전기 슈퍼카 ‘루체’ 논란 확산…아녤리 가문 경영 방향 비판 재점화
이미지 확대보기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가 공개되자 이탈리아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Luce)’가 이탈리아 자동차 팬들과 정치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루체는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기존 내연기관 페라리와 크게 다른 비율·구조를 채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페라리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은 “엔초 페라리가 무덤에서 돌아누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 “이탈리아 산업 상징 팔아치웠다” 비판 확산
루체 가격은 55만유로(약 9억6100만원)다.
이 전기차는 애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와 산업디자이너 마크 뉴슨의 협업으로 개발됐다.
엘칸 회장은 루체 공개 행사에서 “페라리는 다음 시대를 선도하기로 의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녤리 가문은 수십 년 동안 피아트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산업계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엘칸 회장 체제 이후 이베코와 마그네티마렐리 같은 핵심 자산 매각이 이어졌고 피아트 역시 프랑스 PSA와 합병해 스텔란티스로 재편됐다.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페라리 임원 출신의 카를로 칼렌다는 루체를 두고 “미학적·기술적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엘칸 회장이 “페라리와 스텔란티스, 이탈리아 공장들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 “테슬라 세대 겨냥”…일부선 혁신 평가도
반면 일부에서는 페라리의 전동화 전략이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이탈리아 브랜드 전문가는 FT와 인터뷰에서 “현재 14세 소비자들은 테슬라와 함께 성장했고 시끄러운 내연기관 엔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라리가 위험한 도전에 나섰지만 미래 고객을 바라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창업자 아들인 피에로 페라리 역시 “직접 몰아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 람보르기니는 최근 하이브리드 슈퍼카 ‘레부엘토(Revuelto)’ 사진과 함께 “우리는 여전히 꿈을 지킨다”는 문구를 올렸다.
자동차 팬들은 이를 두고 람보르기니가 페라리 전기차 전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