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111만 원에 13시간' 분노한 中 노동자… 내 전기차·전장 부품주 괜찮나

글로벌이코노믹

'111만 원에 13시간' 분노한 中 노동자… 내 전기차·전장 부품주 괜찮나

엔저·통상 압박에 내몰린 외산 부품사 철수 과정서 노동 분쟁 확산
글로벌 완성차 OEM 조달 전략 변경 시 전장·중간재 대체재 부각
중국 제조업 중심지에서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동자 파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제조업 중심지에서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동자 파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제조업 중심지에서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동자 파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날 26(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 보도와 엑스(X)·도우인 등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된 영상 자료에 따르면, 중국 현지 제조업 기반의 전반적인 비용 절감 움직임이 대규모 노동 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공급망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국 중심 공급망의 안정성 위기를 드러내는 신호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조달 전략 변경 여부에 따라 국내 전장 부품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외산 부품사 철수와 중국계 EV 공장의 임금 갈등 동시 다발 발생


중국 현지 파업은 외자 기업의 자산 매각 과정과 중국 토종 전기차(EV) 업체의 비용 감축 과정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지난달 22일 랴오닝성 다롄시에서는 일본 로옴(ROHM) 반도체의 현지 생산 법인을 인수한 중국 펑청그룹을 상대로 노동자 600여 명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지 SNS 영상에 포착된 이들은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기존 근속연수와 위로금 지급 기준이 명확히 승계되지 않은 점에 항의하며 도로 점거 행진을 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저장성 칭톈현에 위치한 전기차 부품사 아이마테크놀로지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면 작업 중단에 돌입했다. 노동인권단체 및 현지 폭로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지난 4월 기준 하루 13시간에 이르는 고강도 노동을 소화했음에도 수령액이 5000위안, 우리 돈 약 111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부당한 명목으로 급여를 삭감했다는 주장이 이어지며 생산 라인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엔저 격차와 지정학적 위험이 부른 구조조정… 한국 부품사 대체 가능성 타진


중국 내 노동 분쟁 급증은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파생된 결과다.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기록적인 엔저 현상으로 현지 생산 이점을 잃자, 중국 자산을 매각하고 본국으로 시설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산 EV 관세 폭탄 등 통상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계 완성차와 부품사들이 생존을 위해 노동 비용을 무리하게 깎아내린 점이 파업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다만 이 같은 갈등이 국내 관련 기업의 수혜로 직결되려면 글로벌 완성차(OEM) 업체들의 실질적인 주문 전환이 동반되어야 하며, 섹터별 공급망 구조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이차전지 핵심 광물인 전구체, 흑연, 리튬 등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여전히 60%에서 최고 90% 이상에 달하는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의 경우, 중국 내 물류 및 생산 병목현상 발생 시 반사이익을 얻기보다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리스크에 먼저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조달처 전환이 비교적 빠른 섀시·모듈 등 전장 부품과 반도체 패키징 등 공정 중간재 분야는 한국 기업이 우선적인 대체재로 선택될 확률이 높다. 특히 GM, 테슬라 등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협력사들에 "공급망 내 중국산 부품을 전면 배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만큼, 중국 공장의 차질이 가시화되면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갖춘 한국 전장 부품사들의 반사 수혜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하방 압력에 따른 전방 산업 전체의 최종 수요 위축 가능성은 여전히 치명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공급망 지표


중국발 제조업 리스크가 국내 증시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 전략을 수정하기 전 다음의 세 가지 체크포인트를 우선 검증해야 한다.

첫째, 중국 홍콩 노동인권단체인 '중국노동통보(CLW)'의 공장 파업 발생 건수 추이다. 이 지표의 가파른 우상향은 중국 전역 부품망의 납기 지연 가능성과 정비례하기 때문에 내수 부품 공급망의 균열 강도를 측정하는 선행 지표가 된다.

둘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한국산 전장 부품 및 중간재 모듈 조달 비율 변화다. 배터리보다는 전환 속도가 빠른 섀시와 패키징 공정을 중심으로 한국 주요 제조사로의 오더 컷(주문 전환)이 확인되는 시점이 실적 호전 전환점이 된다.

셋째, 역외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중국 제조업 가동률 및 제품 수출 단가의 변동성이다. 노동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시킬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환율 추이를 필히 대조해야 한다.

중국 제조업의 저비용 구조가 흔들리는 지금이 한국 전장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넓힐 최적의 전환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