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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싸고 중국 침체" 외쳤지만… 한국 증시는 외인 '매도 폭탄'에 개미가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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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싸고 중국 침체" 외쳤지만… 한국 증시는 외인 '매도 폭탄'에 개미가 맞불

매튜스 아시아 CIO "코스피 구조적 리레이팅 기대" 낙관론 제기
실제 5월 데이터는 45조 원 역대급 외인 순매도… 패시브 ETF·개인 자금이 지수 방어
한국 증시가 미국이나 대만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증시가 미국이나 대만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배런스(Baron’s)는 지난달 31(현지시각) 자산운용 규모 70억 달러(106040억 원)에 이르는 매튜스 아시아의 숀 테일러 최고투자책임자(CIO)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테일러 CIO는 최근 상승세를 나타낸 한국 증시가 미국이나 대만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과거 투자 매력이 높았던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인터넷 거대 기업에 대해서는 내수 침체와 이익 전망치 하향을 근거로 투자 가치가 크게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거시적 낙관론과 달리, 실제 국내 증시의 수급 데이터는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글로벌 자금의 한국행 유입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순매도 폭탄을 쏟아냈다. 현재 한국 증시는 외국인 주도의 자금 유입이 아니라, 거센 매물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국내 개인 투자자와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지수를 지탱하는 변곡점을 맞이했다.

매튜스 아시아 CIO "한국, 대만·중국 대체할 구조적 리레이팅 구간"

숀 테일러 CI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한 코스피 종합지수의 상승세가 단기 순환매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전환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수익비율(PER)6~7배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할인된 상태다. 만약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일시적 사이클을 넘어 장기적 흐름으로 안착하고 전방 산업의 이익 성장이 동반될 경우,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12~15배까지 재평가(리레이팅)되며 상당한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 흐름이 향후 18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BAT' 기업들에 대해서는 내수 침체로 인한 이익 한계를 지적하며 투자 매력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이외에 조선, 원자력, 방위산업 등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재 섹터 역시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수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내며 유력한 대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해설이다.

역대급 외인 매도 폭탄과 개미·패시브 ETF'지수 방어' 현주소


해외 거물 펀드매니저의 장기적 낙관론과 달리, 실제 국내 자본시장의 현주소는 차가운 수급 미스매치를 보여준다. 시장 수급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5거래일 연속 '팔자' 행보를 기록하는 등 5월 한 달간 약 44~45조 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숀 테일러 CIO가 저평가 매력을 극찬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중심으로 자금을 대거 회수하는 리밸런싱을 단행한 것이다. 외인이 던진 대규모 매물은 외국인 자본의 유입이 아니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순매수세가 모두 받아내며 코스피 하단을 지지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과거 대만 증시의 강세장 모델처럼 ETF 중심의 패시브·적립식 개인 자금이 새로운 시장 유동성 공급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개인의 ETF 순매수액은 이미 46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리스크 균형과 투자자 3대 핵심 체크포인트


투자자들은 글로벌 기관의 장기적 낙관 서사와 단기적인 외인 매도 폭탄 사이의 수급 불일치를 경계해야 한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와 환율 변동성 속에서 외인의 역대급 순매도가 언제 진정될지가 관건이다. 또한 반도체 제조사들의 설비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제기되는 HBM 공급 과잉 가능성과 메모리 사이클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논쟁도 주가 상단을 제약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 균형을 잡기 위해 당장 확인해야 할 핵심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진정 여부와 국내 개인 패시브 ETF의 자금 유입 강도를 점검해야 한다. 이는 외인의 대형주 리밸런싱 강도를 파악하고, 개인 자금이 외인의 매도 폭탄을 언제까지 방어해낼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둘째, 중국 과창판 지수의 실적 개선 지속성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경기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이 지표들은 차이나 리스크 속에서도 중국 기술주들이 실제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지, 혹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지 계량적으로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셋째, ·중 정상회담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 변화와 함께 글로벌 자본시장으로의 차이나 머니 유출 규모를 주시해야 한다. 규제 완화 여부와 중국계 자금의 이탈 행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아시아 포트폴리오 내에서 한국과 대만의 비중을 조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된다.

해외 전문가는 대만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며 한국의 반도체와 방산·조선 등 실적 중심 산업재를 유력한 대안으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외인의 역대급 매도세와 이를 방어하는 국내 개인·ETF 자금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만큼, 장기적 낙관론에만 기대기보다 단기 수급 왜곡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