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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링크 퓨전 충격…HBM 단일 규격 흔들리고 광인터커넥트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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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링크 퓨전 충격…HBM 단일 규격 흔들리고 광인터커넥트 시대 열린다

엔비디아·마벨 '개방형 통제' 동맹 선언…칩 판매 넘어 아키텍처 표준 지배로 이동
커스텀 ASIC 확산에 삼성·SK 수혜 갈려…광통신 전환은 3단계 속도 조절
대만 컴퓨텍스 2026 무대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초대형 선언이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맷 머피 마벨 테크놀로지 CEO의 기조연설에 깜짝 등장해 마벨을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으로 지목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컴퓨텍스 2026 무대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초대형 선언이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맷 머피 마벨 테크놀로지 CEO의 기조연설에 깜짝 등장해 마벨을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으로 지목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대만 컴퓨텍스 2026 무대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초대형 선언이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맷 머피 마벨 테크놀로지 CEO의 기조연설에 깜짝 등장해 마벨을 차세대 1조 달러(1518조 원) 기업으로 지목했다.

브로드컴과 유사한 ASIC+네트워킹 결합 모델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디지타임스는 2(현지시각) 양사가 고성능 연산과 인터커넥트 기술을 통합한 엔비링크 퓨전’(NVLink Fusion)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동맹은 단일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인프라가 에이전트 기반 분산형 아키텍처로 이동하는 변곡점이며, 국내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광통신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를 바꿀 안보·산업적 분수령이다.

칩 독점서 '인터커넥트 표준 장악'으로 선회한 엔비디아

양사가 발표한 NVLink Fusion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가 자체 맞춤형 주문형반도체(ASIC)를 설계하더라도 엔비디아의 GPU, CPU, 시스템 아키텍처를 이종(Heterogeneous) 데이터센터 내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공동 플랫폼이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의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시사한다. 과거 완제품 GPU 중심의 폐쇄형 생태계를 고수하던 엔비디아가 빅테크의 자체 칩(ASIC) 확산 트렌드를 포섭하기 위해 '개방형이지만 통제된 플랫폼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젠슨 황 CEO"고객사가 자체 ASIC을 설계하더라도 엔비디아 아키텍처와 공존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마벨에 집행한 20억 달러(3조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엔비디아는 이제 단순한 칩 제조사를 넘어, 독점 자산인 NVLink를 매개로 맞춤형 반도체 시장의 연결 표준까지 지배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현재 시장 1위인 브로드컴의 'ASIC+네트워킹' 결합 모델을 정조준하며 마벨을 전면에 내세운 형국이다.

맞춤형 HBM 파편화 공습…삼성·SK에 미칠 양면적 주사위


연산 아키텍처의 분산화는 곧 메모리 접근 방식의 다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HBM의 규격 단일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NVLink Fusion을 통해 커스텀 ASIC이 확산되면 각 CSP 요구에 맞춘 메모리 인터페이스 다양화가 필수적이며, 이는 HBM 규격의 급격한 파편화로 직결된다.

국내 메모리 업계에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도래했다. 리스크 측면에서는 규격 파편화로 인한 커스텀 HBM 대응 부담, 개발비 증가, 초기 수율 확보 실패 가능성이 꼽힌다. 반면 제품 고부가가치화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고객사 다변화는 대형 호재다. 기업별 대응력 차이도 관전 포인트다.

엔비디아 단일 공급망에 대한 종속도가 높은 SK하이닉스는 마벨 주도의 커스텀 ASIC 진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다만 HBM 수율과 양산 안정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주도권은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파운드리와 메모리 공정을 동시 보유해 맞춤형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삼성전자는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을 앞세워 차세대 custom 시장을 선점할 전기를 맞이했다.

구리에서 빛으로…3단계 광학 인터커넥트 로드맵


인터커넥트 소재의 세대교체 속도는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CEO는 구리선 연결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되, 대역폭과 거리의 한계에 부딪히는 영역부터 광학(Optics) 기술로 전환하겠다는 실용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3단계 일정으로 구체화한다. 단기(1~3)에는 다이렉트 구리 케이블(DAC)과 능동 구리 케이블(ACC)을 기반으로 구리선 기술을 극한까지 고도화하며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초기 도입 단계에 머문다. 중기(3~5)에는 데이터센터 랙(Rack) 간 광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광트랜시버 수요가 폭발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패키지 레벨에서 광학 소자가 직접 집적되는 형태(CPO)로 진화한다. 다만 발열, 수율, 표준 부재 등의 문제로 상용화 속도는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동안 구리와 광학 부품 수요가 순차적으로 동반 성장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광통신 소자 생태계는 기술성장 속도에 맞춘 중장기적 부품 국산화 전략이 정밀하게 요구된다.

단기 소모전 탈피…독자가 주시해야 할 3대 기술 지표


빅테크 공급망 전문가들은 이번 엔비디아와 마벨의 결탁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한다. AI 자산의 수익성이 검증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토큰 생산 경쟁이 가속화되는 만큼, 고부가가치 연결 부품을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투자 판단과 산업 동향을 추적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실무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HBM4의 엔비디아·마벨 레퍼런스 아키텍처 채택 여부다. 루빈 아키텍처와 마벨의 커스텀 칩셋 설계 표준에 국내 custom HBM이 우선 진입하는지가 실적 성장의 핵심 잣대다.

둘째, 한국 반도체 자산의 초고속 인터페이스 IP 채택 비율이다. 마벨이 설계하는 커스텀 ASIC 내부에서 한국형 SerDes, 인터포저 기술, 물리계층(PHY) IP가 얼마나 반영되는지 추적해야 한다.

셋째, 800G에서 1.6T(테라비트)로의 광트랜시버 전환 속도다. 데이터센터 병목을 해소할 초고속 광 부품의 세대교체 주기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진입 타이밍을 가늠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