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회계연도 한국 KOSPI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 약 71조 엔으로 일본 TOPIX(약 70조 엔) 첫 추월 전망
글로벌 AI 붐 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거두의 순이익이 전체 70% 견인… 반면 일본 자동차 7개사는 악재 속 부진
과거 한국 메모리에 밀려 무너진 일본 반도체 잔혹사 재조명… 일본 증시 내부 "당시 반도체 포기한 대가 치르는 중" 탄식
글로벌 AI 붐 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거두의 순이익이 전체 70% 견인… 반면 일본 자동차 7개사는 악재 속 부진
과거 한국 메모리에 밀려 무너진 일본 반도체 잔혹사 재조명… 일본 증시 내부 "당시 반도체 포기한 대가 치르는 중" 탄식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등에 업은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일본을 매섭게 추월하고 있다. 올해 한국 주요 상장사들의 순이익 합계가 일본을 18년 만에 앞지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과거 메모리 패권을 한국에 내어준 일본 산업계 내부에선 위기감과 함께 짙은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AI 메모리 '광풍'에 한·일 기업 이익 뒤집혔다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 구성 기업의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 총합은 엔화 환산 시 약 7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동증주가지수(TOPIX) 구성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인 약 70조 엔을 웃도는 수치다. 한·일 주요 기업의 이익 역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급격한 엔고로 일본 기업들이 무더기 적자를 냈던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역전극의 주역은 단연 한국의 반도체 두 거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집계 대상 한국 기업 전체 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두 회사는 AI 붐에 힘입어 이번 기 순이익이 각각 약 29조 엔, 약 21조 엔으로 급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그동안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온 자동차 업계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주요 자동차 7개사의 이익 전망치는 총 4조 8,000억 엔 수준에 그쳤다. 미국의 관세 리스크, 전기차(EV) 시장의 캐즘(수요 둔화), 여기에 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중심의 일본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그때 한국에 맞서 이와이 에이스를 지켰더라면"… 일본의 뼈아픈 후회
일본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공급 부족 상태를 주도하고 있어, 이러한 이익 격차가 당분간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 증시 내부에서는 과거 한국 반도체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당했던 잔혹사를 떠올리며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류다. 과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다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이듬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인수된 일본의 마지막 메모리 보루 '엘피다 메모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이토 가즈요시 이와이코스모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현재 일본의 AI 관련 기업 중 한국만큼의 수혜를 보는 곳이 키옥시아홀딩스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 정부가 대중의 비판을 받더라도 엘피다 메모리를 어떻게든 연명시켜 살려두었더라면, 현재 글로벌 AI 붐의 막대한 수혜와 주도권은 한국이 아닌 일본 기업들의 차지였을 것"이라며 뼈아픈 진단을 내렸다. 과거의 오판이 오늘날 한·일 간 '반도체 격차'와 '기업 이익 역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격차도 사정권… 골드만삭스 "한국 반도체 저평가"
현재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일본(약 8조6000억 달러)이 한국(약 5조 달러)을 앞서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와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한국 증시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배로, 일본(약 17배)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총 격차마저도 한국 정부의 강도 높은 상법 개정(이사의 주주 신임의무 명문화 등) 및 주주환원 정책 등 법적 구속력을 동원한 개혁에 힘입어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이 반도체 메모리 사이클의 지속 기간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어 한국 주식은 여전히 매우 저렴하다"고 분석하며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9000포인트에서 1만2000포인트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일본이 주도권을 쥔 자동차 산업의 황혼과 한국이 장악한 반도체 산업의 도약이 맞물리면서, 동아시아 경제 패권을 둘러싼 일본의 위기 의식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