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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짜리 영국 항모의 굴욕…‘러시아 무력시위’ 가다 노르웨이 피오르에 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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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짜리 영국 항모의 굴욕…‘러시아 무력시위’ 가다 노르웨이 피오르에 또 멈췄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 정비 불능 상태로 긴급 입박…군 내부선 “사기 완전히 꺾였다” 탄식
툭하면 부서지는 고질적 ‘프로펠러 축’ 결함 의혹…글로벌 대국 외치던 영국의 ‘초라한 민낯’
나토 합동 훈련 도중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어 노르웨이 서남부 스타방에르 항구에 긴급 정박 중인 영국 해군의 차세대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 척당 건조비가 6조 원이 넘는 영국의 플래그십(깃함) 항모지만, 고질적인 프로펠러 추진축 결함이 재발하면서 또다시 정비 불능 상태에 빠졌다. 사진=영국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나토 합동 훈련 도중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어 노르웨이 서남부 스타방에르 항구에 긴급 정박 중인 영국 해군의 차세대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 척당 건조비가 6조 원이 넘는 영국의 플래그십(깃함) 항모지만, 고질적인 프로펠러 추진축 결함이 재발하면서 또다시 정비 불능 상태에 빠졌다. 사진=영국 국방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북극해 인근에서 러시아를 겨냥한 대규모 무력시위를 전개하던 영국 해군의 최신예 핵심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호가 또다시 정체불명의 기계 고장으로 작전 중 멈춰 서는 수모를 당했다.

총 62억 파운드(약 12조 원, 척당 건조비 약 30억~34억 파운드)를 투입해 건조한 영국의 쌍두마차 항모 기단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고질적인 결함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영국의 군사적 실전 능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 국방부(MoD)는 노르웨이 남서부 스타방에르(Stavanger) 항에 정박 중이던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견되어 긴급 정비에 들어갔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경미한 기술적 문제(minor technical issue)”라며 며칠 내로 다시 출항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영국 해군 고위 관계자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함은 군 내부 사기를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뜨린 치명적인 사건”이라며 현장의 참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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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5000톤급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당초 나토 및 10개국 연합 원정군(JEF)과 함께 북대서양과 북극해 해역을 통제하고, 해저 광케이블 등 핵심 인프라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무력시위’의 선봉장으로 급파된 상태였다.

현지 언론과 군사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가동 중단의 원인은 항모의 핵심 추진 기관인 ‘프로펠러 샤프트(추진축)’ 계통의 결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축 결함은 영국 항모 기단의 고질적인 ‘유전병’이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지난 2022년 8월에도 미국 전개를 위해 출항하자마자 추진축 정렬 불량으로 축이 부러져 몇 달간 정비창 신세를 졌고, 취역 첫해인 2019년에는 두 차례나 선내 침수 사고를 겪었다.

자매함인 ‘HMS 퀸 엘리자베스’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지난 2024년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나토 합동훈련에 참가하기 직전, 우현 프로펠러 축 커플링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어 출항 당일 훈련을 전격 취소하는 대망신을 당한 바 있다. 두 대의 항모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이미 10억 파운드(약 2조 원)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이 영국산 항모들을 향해 “낡고 고장 난 장난감 배”라고 노골적으로 조롱한 것이 단순한 독설이 아닌 ‘말뿐인 글로벌 대국’ 영국의 현실을 찌른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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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항모의 ‘피오르 고립’ 사건은 영국의 국방 예산 감축과 군사력 약화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냉전 종식 당시 영국은 GDP의 3.2%를 국방비로 지출하며 51척의 구축함과 호위함을 보유한 대양해군이었으나, 현재는 국방비 지출이 GDP의 2.4%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해군 자산이 극도로 고갈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 수뇌부도 폭발했다. 리처드 나이턴 영국 공군참모총장(겸 차기 국방참모총장 내정자)은 지난 5일 “러시아가 선을 넘으며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 평생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정부는 말로만 안보를 외치지 말고 국방비를 더 많이, 더 빨리 증액해야 한다”고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영국 군부 내부에서는 전임 보수당과 현 노동당 정부 모두 영국의 군사적 실체와 대외적 수사 사이의 ‘현실 왜곡’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국방부와 재무부가 방위 투자 계획(DIP)에 투입할 추가 예산 규모를 두고 수개월째 밥그릇 싸움을 벌이느라 정작 군은 ‘가동률 제로’의 고철 항모를 들고 전장에 나서야 하는 처지기 때문이다. 대관문 앞에서 멈춰 선 영국의 자랑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겉모습만 화려할 뿐 내부 체력은 소진되어 버린 오늘날 영국 안보의 씁쓸한 현주소를 시각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