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AI·어질리티·테슬라, 핵심 특허 포트폴리오로 기술 초격차 확보
중국의 물량 공세 속 미국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결합 ‘전략적 우위’ 노려
중국의 물량 공세 속 미국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결합 ‘전략적 우위’ 노려
이미지 확대보기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대립이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지식재산권(IP) 확보전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DIGITIMES)가 7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 휴머노이드 시장은 피규어AI(Figure AI),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테슬라(Tesla) 등 소수 기업이 기술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 제조를 넘어 AI 지능과 물리적 동작을 통합하는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피규어AI, ‘모듈화’로 생산 효율 극대화
디지타임스 리서치 분석가 진 파이(Jin Pai)는 피규어AI를 가장 공격적으로 특허를 확보하는 기업으로 지목했다. 피규어AI의 전략은 개별 관절의 성능보다 전체 신체 구조의 모듈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 기업이 출원한 특허의 40%가 관절 관련 기술일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공유 액추에이터와 단순화된 배선 설계를 통해 조립 공정의 복잡성을 낮추고 대량 생산으로 가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지난해 대만에서 출원한 머리(head) 디자인 특허는 향후 아시아 공급망을 활용한 양산 체계 구축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어질리티 로보틱스, 현장 맞춤형 구조로 승부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아마존 물류 센터라는 확실한 수요처를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사 특허의 절반이 하체 구조와 안전 기제에 집중되어 있다. 기어, 인코더, 힘 감지 센서 등 물류 이송에 최적화된 하체 메커니즘 특허가 다수다.
테슬라, ‘전기차 DNA’로 양산 문턱 낮춘다
특허 보유량 측면에서 테슬라는 앞선 두 기업보다 적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가장 위협적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 라인에서 축적한 대량 생산 노하우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Optimus)’에 이식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전기차 생산 라인 두 곳을 로봇 제조용으로 전환했다. 자사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시각 처리 알고리즘을 로봇 소프트웨어와 공유하고, 로봇 전용 충전 시스템까지 설계하며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특허 전쟁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단순히 하드웨어 기술 보호를 넘어 AI와 물리적 세계를 연결하는 ‘지능형 모트(Moat,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로봇 단가를 낮추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의 설계 표준과 AI 결정 구조에 대한 특허권을 선점한 미국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기술 표준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로봇산업은 누가 더 많은 로봇을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이고 지능적인 동작을 저렴하게 구현하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 효율을 로봇에 투영하고, 피규어AI가 모듈화로 조립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모두 ‘비용 절감’과 ‘상용화’라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특허 장벽은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미래 시장의 상업적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