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펑, 유럽 최대 EV 주행거리 검증서 11.4% 초과… 기아 EV2도 5.4% 웃돌아
유럽 中 전기차 판매 두 배 급증·현지 생산까지… 韓 완성차 수출 전선 '빨간불'
유럽 中 전기차 판매 두 배 급증·현지 생산까지… 韓 완성차 수출 전선 '빨간불'
이미지 확대보기노르웨이 자동차 연맹(NAF)과 전문지 '모터(Motor.no)'는 8일(현지시각) 'EL 프릭스(EL Prix) 2026' 여름철 실주행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절대 주행거리 1위는 BMW iX3가 차지했으나, 대회 공식 우승은 공인 주행거리 초과율이 가장 높은 모델에 돌아간다는 규정에 따라 중국 샤오펑(Xpeng·小鵬)의 대형 다목적차량(MPV) X9이 가져갔다.
국제표준 주행모드(WLTP) 기준 580㎞를 66㎞ 웃도는 646㎞를 달려 초과율 11.4%를 기록한 결과다.
"계기판 0㎞인데 차는 달렸다"… 샤오펑 X9의 전력 관리가 거둔 성과
EL 프릭스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오슬로를 출발해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절대 주행거리가 아닌 WLTP 대비 초과율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핵심 규칙으로, 차급과 배터리 용량이 다른 모델들을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올해 6월 테스트에는 24개 모델이 참가했으며, 테슬라와 폭스바겐 그룹은 불참했다. 도요타는 전 노르웨이 법인장이 "주행거리 테스트에 지나친 비중을 둔다"며 대회를 기피한 이후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했다.
절대 주행거리 1위 BMW iX3 50 xDrive는 WLTP 기준 770㎞ 대비 781㎞를 달려 초과율 1.5%를 기록했다. 테스트 막바지 폭우가 쏟아지면서 기록 경신이 막혔다.
공동 운전자 올레 헨릭 요한센(Ole Henrik Johansen)은 "언덕을 오르며 에어컨이 꺼졌지만 내리막에서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회복해 이후 20㎞를 더 달렸다"고 전했다.
샤오펑 X9 운전자 티나 모르달(Tina Mordal)은 "계기판 잔여 주행거리가 이미 0㎞를 가리키고 있었는데도 차량이 계속 전진했다"고 밝혔다.
엑셀 반응 속도가 다소 느려졌을 뿐 요구 속도는 끝까지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NAF 홍보 고문 닐스 소달(Nils Sødal)은 "효율 기준으로 X9이 이번 테스트 전체에서 단연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샤오펑은 2023년 여름 테스트에서도 G9 모델이 공인 주행거리를 13% 초과한 전례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과가 우연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 전력 최적화 전략의 반복 검증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24종 성적표… 기아는 선방, MG는 최하위
이번 테스트에서 공인 수치를 넘어선 모델은 샤오펑 X9 외에도 다수였다. 기아 EV2가 WLTP 308㎞ 대비 325㎞를 달려 5.4%를 초과했고, 메르세데스-벤츠 GLB 350 4매틱도 563㎞ 대비 593㎞로 5.3%를 웃돌았다.
현대 인스터는 360㎞ 대비 373㎞(+3.5%), 기아 PV5는 412㎞ 대비 420㎞(+1.8%)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 아이오닉9은 WLTP 600㎞ 대비 566㎞에 그쳐 5.7% 낮았고, 기아 EV4도 594㎞ 대비 575㎞(-3.3%)로 공인 수치를 밑돌았다. 도요타 bZ4X는 506㎞로 WLTP 수치와 완전히 일치했다.
최하위는 중국 MG IM6였다. WLTP 기준 505㎞ 대비 446㎞에 그쳐 11.7% 낮은 효율을 보였다. MG IM6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모델은 대체로 공인 수치에 근접한 결과를 기록했다는 것이 주최 측 평가다.
샤오펑 X9과 MG IM6가 각각 정반대 극단을 차지하면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간 기술 격차도 이번 테스트에서 함께 드러났다.
유럽 中 전기차 판매 두 배 급증… 현지 생산까지 더해 韓 완성차 압박 가중
이번 테스트 결과는 중국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 기술 신뢰성까지 더해가는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유럽에서 판매된 중국 브랜드 순수전기차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만 8281대로 집계됐다며, 유럽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 브랜드 비중이 처음으로 15%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샤오펑은 오스트리아 마그나(Magna) 공장에서 유럽 현지 생산 체계를 이미 갖춘 상태로, 유럽연합(EU) 관세를 내지 않고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구조를 확보했다.
유럽에서 EV3·코나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차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관세 부담 없이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산 경쟁 모델이 가장 까다로운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EL 프릭스 결과가 전기차 구매 기준 자체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LTP나 미국 환경보호국(EPA) 수치만 보고 전기차를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평가가 유럽 소비자 사이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독립 검증 기관의 실주행 데이터가 브랜드 신뢰도의 새 척도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EL 프릭스는 해마다 1월과 6월 두 차례 열린다. 동절기 저온 조건에서도 같은 결과가 이어질지가 업계 다음 관전 포인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