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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달러 혈액 정화의 역설… 플라스틱 제거하다 장비서 역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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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달러 혈액 정화의 역설… 플라스틱 제거하다 장비서 역유입

미 시큘레이트헬스 임상, 환자 체내 플라스틱 입자 약 60% 감소… 소규모 단기 관찰 수준
초기 농도 낮은 환자는 주사관 마찰로 역오염… 의학계 "질병 유발 인자 여부 미확립"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수명 연장 기술로 주목받는 고가의 혈액 정화 시술이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초기 관찰 결과가 나왔지만,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수명 연장 기술로 주목받는 고가의 혈액 정화 시술이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초기 관찰 결과가 나왔지만,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수명 연장 기술로 주목받는 고가의 혈액 정화 시술이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초기 관찰 결과가 나왔지만,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악시오스는 지난 7(현지시각) 혈장 교환술이 인체 내 잔류 플라스틱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현지 바이오 기업의 임상 시험 결과를 보도했다. 이는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어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들어있는 액체 성분(혈장)만 분리해 버리고, 그만큼 깨끗한 대체 혈장이나 알부민을 채워 다시 넣어주는 치료법이다.

이번 연구는 인간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저감 효과를 다룬 초기 연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시술용 의료 장비 자체에서 플라스틱이 역유입될 수 있는 기술적 한계와 임상적 유효성 부족 탓에 자본시장의 평가는 냉담하다.

혈액 70% 걸러내 플라스틱 감소 유도… 임상적 유효성은 미입증

미국 최대 혈장 교환 전문 기업인 시큘레이트헬스 연구진은 최근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료평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중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가장 높았던 중증 오염 환자군의 경우, 시술 전 혈액 100마이크로리터당 평균 52.2개였던 플라스틱 입자가 1회 시술 후 21.1개로 약 60% 감소했다. 중등도 오염 환자군에서도 유사한 감소 경향이 확인됐다.

이 시술의 핵심은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아 일선 병원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 등에 쓰이던 기존 의료 절차의 재활용이다. 양팔에 정맥주사를 연결해 전체 혈액 세포를 제외한 액체 성분인 혈장의 70%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알부민과 생리식염수를 채워 넣는 방식이다. 전형적인 병원 시술이 최근 바이오해커 브라이언 존슨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수명 연장 마케팅과 결합하며 상업적 유행을 타고 있다.

의료용 플라스틱 용출의 한계… 청정 환자는 오히려 오염 수치 상승


문제는 의료 상업주의가 가려온 치명적인 역설이 임상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체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본래 매우 낮았던 환자군에서는 시술 후 오히려 혈중 플라스틱 입자가 소폭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시큘레이트헬스 연구팀은 시술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튜브와 정맥주사 장비 자체의 마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환자의 혈액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학계와 의료계에서도 의료용 플라스틱 기기에서의 원인 물질 용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비용 장벽도 시장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현재 미국 전역 35개 클리닉에서 요구하는 1회 시술 비용은 최소 5000달러(760만 원)에서 최대 15000달러(2280만 원) 선이다.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시큘레이트헬스는 플로리다주 아벤투라 등 자산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지점 확장을 강행하며 상업적 매출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의학계 "독립적 질병 인자 유무 불확실"… 투자자가 짚어야 할 3대 지표


글로벌 의학계와 바이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올해 초 인간의 뇌와 동맥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기존 연구들이 데이터 부실로 학계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혈중 미세플라스틱이 독립적인 질병 유발 인자인지 여부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혈중 농도를 강제로 낮추는 행위와 실제 질병 위험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자들이 신흥 의료 시장의 착시 현상에 속지 않으려면 자본시장 관점에서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엄격히 추적해야 한다.

첫째, 무플라스틱 바이오 소재 의료기기 상용화 여부다. 장비 자체의 역오염 리스크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신의료 기술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둘째, 대조군을 포함한 대규모 장기 임상 데이터의 확보 여부다. 소규모 단기 관찰을 넘어 실질적인 건강 증진 효능을 증명해야 헬스케어 시장 진입의 규제 관문을 넘을 수 있다.

셋째, 시술 단가 약 30% 수준 인하를 이끌 공정 혁신 여부다. 일부 부유층을 겨냥한 럭셔리 의료에서 보편적인 보험 의료 체제로 전환될 수 있어야 영속적인 산업 펀더멘털을 형성한다.

혁신 의료 기술이 한때의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바이오 산업으로 안착하려면, 마케팅 중심의 회춘 서사를 걷어내고 철저한 임상적 유효성 검증이라는 실질적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