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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I발 해저 케이블 영토 확장 선언… 스미토모·NEC 그룹 카르텔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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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I발 해저 케이블 영토 확장 선언… 스미토모·NEC 그룹 카르텔 총동원

NTT 데이터·스미토모·JA미쓰이리스 ‘1,500억 엔’ 규모 전용 벤처 수립… ‘I-AM’ 케이블 가동
美·中 지정학적 갈등 속 ‘日 통과’ 배제 방지 및 亞·太 데이터 안보 허브 사수 사력
글로벌 공급망 쇼크 속 NEC ‘1,000억 엔’ 투자… 전용 케이블 부설선 확보로 점유율 40% 조준
잠수부가 해저 케이블 착륙 작업 중 가이드 로프를 도관에 삽입하고 있다. 사진=NTT 월드 엔지니어링 이미지 확대보기
잠수부가 해저 케이블 착륙 작업 중 가이드 로프를 도관에 삽입하고 있다. 사진=NTT 월드 엔지니어링
전 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대호황이 디지털 인프라의 전례 없는 폭발적 확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 테크 기업들과 대형 종합상사, 금융 리스사들이 아시아 해저 광케이블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거대한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과거 수십 개의 통신사가 지지부진하게 공동 자금을 조달하던 전통적 컨소시엄 방식의 한계를 깨고, 의사결정 속도를 극대화한 소규모 ‘테크 카르텔’을 통해 미·중 패권 경쟁의 교착 상태 속에서 아시아·태평양 데이터 밸류체인의 핵심 펜스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1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일본 통신 공룡 NTT 데이터 그룹 산하의 NTT Ltd. Japan은 종합상사 스미토모상사, 그리고 대형 리스사인 JA 미쓰이 리스와 손잡고 총 1,500억 엔(약 1조 4,200억 원) 규모의 ‘아시아 내선 해상(I-AM)’ 케이블 프로젝트 전용 벤처 기업을 전격 설립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일본과 한국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직결하며 대만과 필리핀으로도 지선을 뻗는 핵심 디지털 노선이다.

“미국 동맹 그 이상” 지정학적 덫 피하고 ‘일본 패싱’ 막는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99% 이상을 운송하는 해저 케이블 산업은 최근 가혹한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미·중 기술 전쟁과 지정학적 분쟁 여파로 규제 장벽이 높아지면서 해저 케이블 건설 비용은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치솟았고, 프로젝트 일정 역시 3년에서 길게는 5년 이상 지연되는 병목 현상을 노출해 왔다.

이러한 격동의 배경 속에서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계 하이퍼스케일러 테크 대기업들이 인프라 통제권을 쥐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신규 해저 케이블의 30%를 직접 소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기업들은 이를 독점적 기회로 포착했다.

도쿄대학교 방문 연구원 아테나 통은 "일본은 시스템 공급, 케이블 제조·운영, 자본 투자, 착륙 지점 사수,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해저 케이블 생태계 전반에서 보기 드문 풀스택 전면 영역 역할을 도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의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 "도쿄의 계산이 단순히 워싱턴 주도의 무역 보장 동맹에 맹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취약한 분쟁 경로를 선제적으로 피하고, 차세대 케이블 네트워크에서 일본이 배제되는 ‘일본 통과’ 현상을 방지함으로써 북미와 아시아를 잇는 독보적인 데이터 허브 지위를 유지하려는 철저한 국익 계산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주위에 스마트 시티 구축… 상사의 영토 확장과 리스사의 자본 결합

일본 기업들에게 해저 케이블은 단순한 통신선이 아닌, 가치 사슬의 최상단으로 이동하기 위한 마진 동력이다. 무역회사 마루베니 산하의 아테리아 네트웍스가 구글의 태평양 횡단 ‘토파즈’ 케이블 확보를 도운 데 이어 ‘아시아 유나이티드 게이트웨이 이스트’ 프로젝트에 자본 투자를 감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일본 영토 내에 데이터 센터를 폭발적으로 증설함에 따라 국내외 연결성을 동시에 통제하는 안보 해자가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스미토모상사는 한발 더 나아가 해저 케이블 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아시아 전역의 데이터 센터, 대규모 산업 단지, 스마트 시티 개발을 유치하는 '이중 엔진 성장'을 기획하고 있다.

요헤이 쿠리스 스미토모 부총괄 매니저는 "우리는 케이블 자체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프라 생태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데이터 센터 운영사들이 요구하는 핵심 4대 요소인 전력, 수도, 토지, 초고속 연결성을 산업 단지를 통해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만의 독점적 강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북미 데이터센터 자본 투자 경험을 보유한 JA 미쓰이 리스가 든든한 금융 안보 펜스를 지원한다. 마키노 타카히코 JA 미쓰이 리스 총괄 매니저는 "아시아 전역의 데이터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지만, 핵심 콘텐츠는 여전히 미국에서 조달된다"며 "일·미 횡단 노선만으로는 부족하며, 아시아 내부를 촘촘히 잇는 I-AM 케이블 투자는 필연적인 확장"이라고 지적했다.

“수요가 공급 초과” NEC, 1,000억 엔 폭탄 투자로 ‘전용 부설선’ 확보 승부수


해저 케이블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제조하고 바다 밑에 깔 수 있는 글로벌 독점 기술력을 확보한 일본 NEC는 시장의 심각한 공급 부족 흐름을 타기 위해 향후 5년간 공장 업그레이드와 연구개발(R&D)에 무려 1,000억 엔 이상의 메가톤급 자본 투자를 확정 공시했다.

현재 전 세계 570여 개 해저 케이블을 수리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전용 선박은 전 세계를 통틀어 단 63척에 불과해 극심한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NEC는 역사상 최초로 해저 케이블 부설선을 ‘직접 소유’하는 결단을 내렸다.

제3자 선박 운영사에 대한 의존도를 끊어내고 프로젝트 일정을 완벽히 통제하겠다는 계산이다. NEC는 100% 일본 본토 공장에서 생산된 순수 국산 시스템 기술을 무기 삼아, 현재 20%를 조금 상회하는 글로벌 해저 케이블 시장 점유율을 40% 수준까지 정확히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탈환 목표를 선언했다.

야마자키 유타 NEC 잠수함망 사업부 영업 이사는 "오늘날 해저 케이블 시장은 전례 없이 수요가 공급을 완전히 압도하는 정체 상태가 특징"이라며 가속 페달을 밟겠다고 공언했다.

NTT, 용량 4배 ‘4코어 광섬유’ 2029년 상업화… 유가 폭탄 속 선제 투자는 필수


물리적 제조 한계를 깨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정밀 기술 경쟁도 뜨겁다. 해저 케이블은 수심 최대 8,000m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압을 견디며 최소 20년 이상 무결점으로 가동되어야 한다.

이에 대응해 NTT 네트워크 혁신 센터는 케이블의 외부 굵기나 구조를 전혀 변경하지 않고도 데이터 전송 용량을 물리적으로 정확히 4배로 늘릴 수 있는 차세대 ‘4코어 광섬유’ 기술 개발에 성공, 오는 2029년 상용화를 공식 발표했다.

이이다 히로유키 NTT 수석 연구원은 "해저 케이블 비즈니스에서 가장 천문학적인 비용이 파묻히는 부분이 바로 선박을 통한 케이블 설치 자체이기 때문에, 외경 변화 없이 용량을 4배 늘리는 이 기술의 비용 절감 잠재력은 자본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소프트뱅크 역시 AI 워크로드가 기존의 선형적인 인터넷 트래픽과 달리 훈련 클러스터, 추론 시스템, 지리적으로 분산된 데이터 센터 간의 복잡한 다각 체인 통신을 유발한다고 진단하고, 메타가 지원하는 일본-동남아 연계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 ‘캔들(Candle)’에 대한 지배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시이 코지 소프트뱅크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전략 책임자는 미·중 통상 마찰과 지정학적 공급망 교착 속에서 "확실한 수요가 눈앞에 터졌을 때는 이미 늦는다. 해저 케이블은 하룻밤 사이에 건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흐름을 예측하고 미리 안보 펜스를 치지 않는다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전 세계 데이터 패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선제적 인프라 투자의 당위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