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서웨이브, AMD 주도 3억 5000만 달러 유치… 독점 구도 균열 가시화
공급망 다변화 급물살…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 향방 가를 분수령
공급망 다변화 급물살…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 향방 가를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제품을 배제하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텐서웨이브가 3억 5000만 달러(약 53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로 이 기업의 가치는 1년 만에 4배로 폭증한 15억 5000만 달러(약 2조 3610억 원)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80% 이상 점유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구매처 다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독점 구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AMD 칩만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ROCm' 소프트웨어 개선이 전환점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텐서웨이브는 대안 칩 제조사인 AMD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만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가 구축한 강력한 개발자 생태계 락인(Lock-in·이탈 방지) 구조에 밀려 AMD 제품의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엔비디아 장비의 공급 정체와 높은 확보 비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텐서웨이브는 AI 추론 연산 워크로드에 집중하는 고객군을 타깃으로 삼아 대기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구조적 강점을 내세웠다.
현재 텐서웨이브는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플로리다에 3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1만 개의 GPU를 가동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 기준으로는 14메가와트(MW) 수준의 소규모 시설이다. 그러나 이 기업은 이미 총 50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부지 임차 계약을 마쳤으며, 향후 이를 2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헤지펀드 마그네타 캐피탈의 로스 레이저 사장은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정성을 갖춘 신속한 공급처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독점 완화 우려와 기대 교차… 한국 HBM 업계 파급 효과 주목
정보기술 시장 분석업체 세미분석(SemiAnalysis)은 AMD의 인스틴트(Instinct) 시리즈를 AI 추론 연산에 가장 적합한 처리 장치 중 하나로 꼽았다. 엔비디아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에 피로감을 느낀 대형 고객사들이 구매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텐서웨이브 같은 대안 서비스가 시장의 검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레브라스, 마제스틱 랩스 AI 등 다른 대안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변화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MD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AMD의 고성능 AI 칩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탑재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HBM 공급망이 ‘엔비디아향 납품 경쟁’ 구조에서 ‘AMD를 포함한 대안 진영으로의 고객 다변화’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처 다변화 여력이 큰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일변도의 시장 구조가 깨지면 공급망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평가한다. 한국 기업들이 AMD 등으로 공급 구조를 다변화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AI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GPU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경우, 대안 칩 확산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로 HBM의 평균판매가격(ASP) 수익성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둔화하거나 GPU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전환될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신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 외의 대안 진영이 성장하는 것은 고착화된 HBM 납품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고객사별 맞춤형 HBM 설계 요구가 늘어나는 만큼 공정 최적화 부담은 다소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4대 지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투자자가 향후 눈여겨봐야 할 핵심 지표는 네 가지다.
첫째, AMD 인스틴트 시리즈의 분기별 출하량 및 점유율 변화다. 대안 진영의 실질적인 시장 침투율을 증명하는 지표로, 엔비디아의 독점력 약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둘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MD향 HBM 차세대 제품 최종 품질 승인 여부다. 공급망 다변화의 실질적 수혜 규모를 결정하며, 통과 시 국내 대형주의 차기 성장 동력으로 직결된다.
셋째,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연간 설비투자(CAPEX) 계획 내 대안 칩 비중이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의지를 보여주며, 향후 HBM 전체 서플라이 체인의 수급 균형을 좌우한다.
넷째, 차세대 HBM 고사양 제품군의 분기별 평균판매가격(ASP) 및 계약 단가 추이다. 공급처 다변화에 따른 국내 제조사들의 실질적인 가격 협상력 변화와 마진율 추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적 지표다.
AI 반도체 시장의 구조 변화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