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국산 전기차 연 4만 9000대 저관세 허용… 미 의회 차단 법안 맞불
CUSMA 재검토 한 달 앞두고 北美 자동차 공급망 재편 기로
GM·포드·스텔란티스 "미국 없인 캐나다 자동차산업 없다" 협정 폐기 촉구
CUSMA 재검토 한 달 앞두고 北美 자동차 공급망 재편 기로
GM·포드·스텔란티스 "미국 없인 캐나다 자동차산업 없다" 협정 폐기 촉구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자동차산업을 지탱하는 사실상 유일한 시장은 미국이며, 캐나다가 중국과 맺은 전기차 수입 협정이 바로 그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경고가 의회에서 공식 제기됐다.
캐나다 방송매체 글로벌뉴스(Global News)는 지난 9일(현지시각), 캐나다 하원 국제무역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캐나다자동차제조업협회(CVMA) 브라이언 킹스턴 회장이 연방정부를 향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 협정 폐기와 대중(對中) 소프트웨어 규제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 없이 캐나다 자동차산업 없다"
CVMA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사업을 대표하는 단체다. 킹스턴 회장은 이날 위원회에서 "캐나다 생산량의 90% 이상이 미국 시장으로 향한다.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은 현지 공장이 이미 담당하고 있고, 캐나다 내수 시장은 대규모 제조를 정당화할 규모가 되지 않는다"며 "미국 시장 접근권과 북미 통합이 자동차 산업의 토대"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없이 캐나다 자동차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킹스턴 회장이 정조준한 것은 마크 카니 총리가 지난 1월 중국과 체결한 전기차 수입 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연간 4만 9000대가 기존 100% 추가관세 대신 6.1%의 최혜국 관세로 캐나다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
협정 규모는 지난해 캐나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30%에 해당한다. 카니 정부는 이를 캐나다산 카놀라·랍스터·게·완두콩에 부과하던 중국 관세 철폐와 맞바꿨다.
킹스턴 회장은 "이 협정에는 투자 기업을 보호할 안전장치도, 사이버 보안 위험에서 국민을 지킬 규정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CUSMA(미국·캐나다·멕시코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시한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미국과 보조를 맞춰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중국 연결형 차량 소프트웨어를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의회도 캐나다 경유 차단 법안 추진
캐나다 의회 증언이 나오기 앞서, 미 의회에서도 같은 방향의 입법이 추진됐다. 미시간주 출신 민주당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과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은 지난달 '중국자동차로부터미국보호법(Protecting America from Chinese Cars Act)'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경유하는 경우를 포함해 중국 연결형 차량의 미국 내 수입·판매·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슬롯킨 의원은 "중국 차는 바퀴 달린 감시 장비"라며 "운전자의 위치 정보와 영상을 수집하고 군사 시설을 포함한 민감 기반시설을 지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캐나다에서 중국산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가 해당 차량으로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법안 발의 직전인 지난주 캐나다에 중국산 전기차 첫 물량 2900대가 입항했다고 전했다.
협정 실태: 저가차 없고, 연방 보조금 역류 우려
이미 시행 중인 협정의 실태는 출범 당시 정부 발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3월 시행된 쿼터제 첫 해에는 3만 5000달러(약 5343만원) 이하 저가 차량 의무 비율 규정이 없다.
협정 아래 캐나다에 첫 도입된 중국산 전기차는 로터스 엘레트르(Lotus Eletre)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최저 가격이 11만 9900캐나다달러(약 1억 3131만원)에 달한다. 저가 의무 비율 조항은 2년 차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더 나아가 캐나다 전기차 의무판매(ZEV) 제도와 맞물려 연방 보조금이 중국 완성차 업체에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ZEV 목표를 초과 달성한 기업이 미달 기업에 크레딧을 판매하는 구조에서, 중국 업체가 공급하는 4만 9000대의 전기차는 캐나다 완성차 업체가 구매해야 할 크레딧을 중국 측에 양도하게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킹스턴 회장은 "연방정부가 캐나다 기업을 희생시켜 중국 본사 기업에 수익 통로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7월로 예정된 CUSMA 재검토는 캐나다 자동차 업계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무역 당국이 제3국 제품의 북미 공급망 우회 진입을 문제 삼아온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허용한 캐나다의 결정이 협상 테이블에서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캐나다 3각 무역 갈등이 북미 자동차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카니 정부가 어느 방향의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