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헨리 맥베이 "1870년대 철도 혁명기 수준 자본 쏠림…집중 지속"
국가 안보 직결된 인공지능 주도권, 빅테크 설비투자·HBM 단가가 주가 향방 결정
국가 안보 직결된 인공지능 주도권, 빅테크 설비투자·HBM 단가가 주가 향방 결정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자본 시장의 격차가 150년 전 산업혁명기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 대체투자운용사 케이케이알(KKR)은 지난 6월 1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6년 중간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자본 유치 경쟁과 이익이 특정 정보기술(IT) 부문에만 집중되는 '차별화 수수께끼'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생산성 혁명이 기업 실적을 주도하면서 자본 집중 현상이 심화한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자산 양극화는 미국 거대 기술 기업에 집중된 국내 서학개미의 자산 배분 위험을 높인다. 아울러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외국계 투자은행 맥쿼리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코스피 전체 순이익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 지갑과 한국 증시의 운명이 이들 두 기업의 실적에 직결된 셈이다.
기술주와 비기술주 격차 확대…1870년대 닮은꼴 시장
실제 상반기 시장 조사 결과 미국 반도체 상장지수펀드인 '아이셰어즈 반도체'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23%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상승률은 6% 수준에 머물렀다. 단기 조정이 수시로 발생함에도 시장의 지배력은 여전히 특정 첨단 분야에 쏠려 있다.
헨리 맥베이 KKR 글로벌 거시자산배분전략 부문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이익 집중 현상이 제2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1870년대나 1920년대, 1990년대 정보통신 거품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철도와 철강 산업으로 자본과 이익이 집중되며 산업 간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 시기와 비슷하다는 해설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생산성 향상이 기업의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 우려와 달리 기업들의 기술 수요가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유망 성장 산업으로 자금이 과잉 유입되는 반면, 전통 비기술 산업은 자본 공급이 굶주리는 금융 환경의 양극화가 심화된다.
무기화된 AI 기술…민관 경계 허무는 강대국 안보 경쟁
지정학적 갈등과 경제 안보 블록화는 기술주 독점 체제를 공고히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한다. 중동 지역에서 확산 중인 군사적 긴장과 이란 연안의 물류 병목 현상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주요국은 반도체, 에너지, 핵심 광물 등 국가 생존과 직결된 자원을 자국 영토 내에서 통제하려는 '자립형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맥베이 대표는 과거 평화로웠던 글로벌 분업 체제는 종말을 고했고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 시대로 진입했다고 짚었다. 국가 안보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 역량으로 이동하면서 인공지능 경쟁에서 밀리는 국가가 안보 전반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배적이다. 특히 인공지능 연산 인프라의 핵심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반도체에 집중되면서, 결국 인공지능 패권 경쟁은 반도체 공급망 통제 경쟁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기술 기업의 성장은 단순한 시장 논리를 넘어 국가 정책적 보조금과 안보 예산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구조로 체질이 전환됐다. 공공과 민간 영역 전체를 방어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투자도 동반 폭증하고 있다.
AI 거품 여부 가르는 3가지 핵심 지표
글로벌 자산시장의 K자형 양극화가 굳어짐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거대 기술 기업의 실적 고평가 논란이 수시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공급 과잉 여부를 가늠할 현장 지표를 실시간으로 추적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치주 중심의 전통 자산 지표와 달리, 반도체 투자자가 자산 손실을 방지하고 진입·청산 시점을 잡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실전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고대역폭메모리의 글로벌 인도 단가와 주요 제조사의 공장 가동률이다. 국내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동률 추이를 확인해야 인공지능 반도체의 실질적 수급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단가와 가동률이 동시에 꺾이면 공급 과잉의 초기 신호다.
둘째, 미국 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 추이다. 거대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는 자금 총액의 변화를 확인해야 인프라 수요의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으며, 증가율이 둔화할 경우 기술주 전반의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셋째,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반도체 전용 자금 순유입 규모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 증시의 대장주를 매수하는 흐름을 추적해야 거시적 자금 이탈 신호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포트폴리오의 과도한 편중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거대 기술 기업의 수익성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더라도, 오는 2027년 하반기 이후에는 기저효과와 인프라 구축 사이클 종료 영향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 비교 지표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시장 강세 요인과 잠재적 리스크 서사를 입체적으로 비교 분석하며 비중 조절과 자산 다변화 타이밍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