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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테슬라 이사 “스페이스X, 세 승부수 중 둘은 성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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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테슬라 이사 “스페이스X, 세 승부수 중 둘은 성공해야”

로켓·스타링크·AI 세 사업 묶은 2조달러 가치 논란…테슬라 합병 가능성도 변수
스티브 웨슬리 전 테슬라 이사.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웨슬리 전 테슬라 이사. 사진=AP연합뉴스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증시에 데뷔한 뒤 기업가치 2조달러(약 3040조원)를 웃도는 초대형 기업으로 단숨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 가치를 유지하려면 핵심 사업 3개 가운데 최소 2개는 성공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 테슬라 이사이자 벤처투자자인 스티브 웨슬리는 스페이스X를 ‘한 회사 안에 담긴 세 개의 문샷’이라고 평가했다.

로켓, 우주탐사,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인공지능(AI) 사업이 모두 다른 성격을 가진 대형 승부수라는 뜻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웨슬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의 2조달러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이들 3대 사업 가운데 적어도 2개는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증시 역사상 최대 IPO를 기록했다. 회사는 공모가 135달러(약 20만5000원)에 주식을 팔아 750억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했고 첫 거래일 주가는 19% 급등했다. 종가는 약 161달러(약 24만5000원)로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달러(약 3192조원)에 달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기업가치가 2조2000억달러(약 3344조원)에 가까워졌다.

◇ 로켓회사 넘어 AI 복합기업으로


웨슬리가 스페이스X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 이유는 회사가 더 이상 단순한 로켓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합병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안에는 AI 데이터센터, 그록 AI 모델, 소셜미디어 X, AI 이미지 생성기까지 들어갔다.
현재 스페이스X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로켓과 우주탐사 사업, 둘째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셋째는 xAI를 중심으로 한 AI 사업이다.

이 가운데 현재 이익을 내는 사업은 스타링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44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냈다.

반면 AI 부문은 매출 32억달러(약 4조9000억원)에 그치면서 64억달러(약 9조7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로는 2002년 설립 이후 누적 손실이 413억달러(약 62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투자설명서는 밝혔다.

◇ “세 문샷 중 둘은 성공해야”


웨슬리는 스페이스X 안의 세 사업이 “완전히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가치 산정이 쉽지 않다면서도 2조달러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두 개의 대형 승부수가 성과를 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스페이스X는 한 회사 안에 세 개의 문샷이 있는 구조”라며 “2조달러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이 문샷들 가운데 최소 두 개는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샷은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성공할 경우 파급력이 큰 대형 기술 도전을 뜻한다. 스페이스X의 경우 스타십 로켓,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대규모 위성 인터넷망 등이 모두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도 일부 사업 계획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재 실적보다 미래 기술 실현 가능성에 큰 값을 매기고 있다는 뜻이다.

◇ 모닝스타 “적정가치 7800억달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도 있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는 스페이스X의 적정가치를 약 7800억달러(약 1186조원)로 평가했다. 이는 IPO 이후 시장이 매긴 2조달러대 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모닝스타의 평가는 시장이 스페이스X의 미래 성장에 상당한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타링크의 수익성은 확인됐지만, 로켓 재사용과 화성 개척, 우주 데이터센터, AI 사업 확장 등은 아직 장기간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더스트리트는 스페이스X 주가가 상장 이후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머스크의 장기 비전에 힘입어 강한 투자심리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 머스크 의결권 85%, 지배구조도 논란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변수는 지배구조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슈퍼의결권이 붙은 클래스B 주식을 보유해 약 85%의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는 일반 주주들이 회사에 자금을 대더라도 경영 의사결정에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스트리트는 “쉽게 말해 머스크가 물러나려면 스스로에게 반대표를 던져야 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 투자자들은 막대한 재무적 위험을 감수하지만 회사 운영 방향이나 경영진 견제에는 제한적인 권한만 갖게 된다. 특히 스페이스X가 로켓과 위성, AI, 소셜미디어까지 포괄하는 복합기업이 된 만큼 지배구조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 테슬라 합병 가능성도 거론


웨슬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는 두 회사의 합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CNBC는 앞서 5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이미 다양한 자원을 공유하고 있으며 머스크가 두 회사를 결합하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웨슬리는 합병이 실제 추진될 경우 지배구조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어느 회사가 모회사가 될지, 주식 교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 기존 주주 권리가 어떻게 조정될지 등이 모두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는 “까다로운 거래가 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문제가 많고 불만도 나올 수 있지만, 결국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 초대형 IPO 성과도 장기적으로는 엇갈려


역사적으로 초대형 IPO가 항상 좋은 수익률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대 제이 리터 재무학 교수가 9200건 이상 IPO를 분석한 장기 연구에 따르면 IPO 전 매출이 10억달러(약 1조5200억원)를 넘는 기업들의 3년 평균 시장초과수익률은 -2.1%였다.

또 매출 대비 주가 비율이 40배를 넘는 기술기업 14곳 가운데 12곳은 상장 후 첫 3년 동안 시장 수익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의 경우도 상장 흥행과 별개로 장기 실적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머스크는 IPO 전 JP모건체이스 라이브스트림에서 스페이스X가 2015년 무렵부터 현금흐름 기준 흑자를 내고 있으며 10만개 이상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대규모 성장 국면을 위해 자본을 조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에는 분명 강력한 성장 서사가 있다. 그러나 웨슬리의 경고처럼 지금의 2조달러대 가치는 세 개의 대형 승부수가 상당 부분 성공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스타링크의 수익성에 더해 로켓·우주 인프라와 AI 사업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상장 첫날의 환호가 장기 주가를 보장하지는 못할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