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평화 합의로 국제 유가 급락했으나, 시장은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 노선 변함없다" 전망
중동 리스크 해소로 원래의 정상화 궤도로 복귀… 물가 자극의 핵심 뇌관은 유가 아닌 '엔저'
오는 16일 정책금리 1% 인상 유력… 여름철 가격 전가 및 임금 상승 동향 따라 10월 추가 인상론 대두
중동 리스크 해소로 원래의 정상화 궤도로 복귀… 물가 자극의 핵심 뇌관은 유가 아닌 '엔저'
오는 16일 정책금리 1% 인상 유력… 여름철 가격 전가 및 임금 상승 동향 따라 10월 추가 인상론 대두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 소식에 일본은행(BOJ)이 물가 상승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주시해 온 원유 선물이 급락했지만, 금융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기존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걷히면 오히려 그 이전의 통화정책 정상화 궤도로 돌아가기 수월해지며, 기록적인 엔저(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여름 기업들의 가격 전가(인상) 동향에 따라 당장 10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힘을 얻고 있다.
중동 악재 소멸, 본래의 '금리 인상 노선'으로 회귀
일본은행은 지난 4월 발표한 경제·물가 전망 리포트에서 중동 정세의 향방을 자국 경제와 물가를 좌우할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평화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되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이 재개되면, 원유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핵심 물자의 공급망이 전투 개시 이전 상태로 정상화되어 일본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평화 합의 보도 직후 뉴욕 상업거래소의 원유 선물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으며, 석유 관련 제품의 비용 상승 압박도 점차 옅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간표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메다 세이사쿠 솜포(SOMPO) 인스티튜트 플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순히 이란 정세가 긴박해지기 이전의 금리 인상 노선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며, "대체로 반년에 한 번씩 금리를 올려 정상화를 이어가고, 여전히 턱없이 낮은 실질 금리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린다는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를 찌르는 진짜 창은 원유보다 '엔저'
이번 평화 합의는 중동 정세 악화로 촉발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성사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11일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행 역시 16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상을 결정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둘러싸고도 연내 금리 인상 관측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와시타 마리 노무라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일본의 상황이 타국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엔저가 고착화되어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16일 정책금리를 1%로 끌어올리더라도 이는 중립 금리 추정치의 하단 부근에 불과하며, "여름철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 동향에 따라 10월에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내부적으로 중동 사태 발발 이전부터 엔저가 물가에 미칠 파장을 강하게 경계해 왔다. 4월 리포트에서도 유가상승과 엔저를 비교했을 때, 일본 국내 물가를 실질적으로 밀어 올리는 파급력은 엔저 쪽이 훨씬 크다고 명시한 바 있다.
임금 상방 리스크 경계… '10월 인상론' 불씨
오는 16일 결정회의를 앞두고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향후 임금 상승폭이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경계감도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이 여름을 앞두고 예고한 각종 가격 인상의 이면에는 올봄 춘투(봄철 임금협상)에서 약속한 임금 인상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도 짙게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모리 쇼타로 SBI 신세이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법인기업 통계를 살펴보면 현재 노동 분배율이나 설비투자의 현금흐름 비율이 과거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이 임금을 추가로 올릴 여력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임금의 상방 리스크가 열려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의 핵심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도에 걸쳐 일본의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2% 목표치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은행은 이 시점에 맞춰 정책 금리 역시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10월 이후 물가 지표뿐만 아니라 춘투 이후 경영진들이 내놓는 임금 관련 메시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