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D램 4.9% 부족, 2028년까지 지속"… 단가 326% 급등 전망
24일 마이크론 실적이 시험대… 마진 81% 깨지면 SK하이닉스·삼성 직격
24일 마이크론 실적이 시험대… 마진 81% 깨지면 SK하이닉스·삼성 직격
이미지 확대보기골드만 "이번엔 다르다"… 2028년까지 품귀
골드만삭스는 2026년 메모리 시장을 15년 만에 가장 심한 공급 부족으로 규정했다. D램은 수요 대비 공급이 4.9% 모자라고, 낸드는 4.2%, AI용 핵심 부품인 HBM은 5.1% 부족하다. 모두 2011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가격은 이미 뛰었다. 트렌드포스 조사에서 2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직전 분기보다 58~63% 올랐다. 낸드는 70~75% 급등해 현 사이클 들어 처음으로 D램 상승폭을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연간 D램 평균가격이 한 해 전보다 326% 오를 것으로 봤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사이클은 다르다'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는 세 가지 구조 변화를 근거로 들었다. 첫째, 수요가 스마트폰·PC가 아닌 AI 인프라에 묶여 가시성이 높다. 둘째, 공장 신설에 4~5년이 걸려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렵다. 셋째, 고객사가 선수금과 물량·위약금 조항이 담긴 장기계약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보조금 정책도 증설 속도를 늦추는 변수로 꼽힌다. 과거 호황을 끝낸 '치킨게임'이 이번엔 재연되기 어렵다는 논리다.
골드만삭스는 한발 더 나아갔다. 2027년 D램 공급 부족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5.9%로 두 배 가까이 키웠다. 품귀가 2028년까지 이어진다는 뜻이다. HBM 시장 규모 전망도 2027년 1160억 달러(약 175조 원)로, 종전 750억 달러(약 113조 원)에서 끌어올렸다.
마이크론 24일 실적… 호황의 '수명' 시험대
가격이 얼마나 강한지는 숫자가 곧 말해준다. 메모리 3사 중 가장 먼저, 오는 24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AI 거래의 향배를 가를 올해 가장 중요한 반도체 실적으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을 335억 달러(약 50조 원), 매출총이익률을 81%로 제시했다. 직전 분기 매출은 239억 달러(약 36조 원)로, 한 해 전보다 196%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회사 안내치는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돈다.
문제는 시장 눈높이가 더 높다는 점이다. 증권가 매출 추정치는 337억 달러(약 51조 원)에서 409억 달러(약 61조 원)까지 벌어져 있다. 격차가 70억 달러(약 10조 원)를 넘는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지금 수요가 선반영된 것은 아닌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그만큼 크다.
지난번 실적 때의 학습효과도 있다. 마이크론은 직전 분기 호실적과 강한 안내치를 내놓고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밀렸다. 설비투자가 늘면서 시장이 '공급 확대 → 사이클 정상화'를 우려한 탓이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설비투자를 250억 달러(약 37조 원) 이상으로 올렸다. 다만 신규 공장은 2028 회계연도 전까지 의미 있는 물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회사는 밝혔다.
한국에 던지는 질문… 기회인가 청구서인가
두 좌표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 시나리오대로면 양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간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의 2026년 영업이익을 271조 원으로 내다봤다. 한 해 전의 약 6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전망치는 374조 원이다. 두 전망 모두 시장 컨센서스보다 공격적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이미 영업이익률 72%를 기록해 엔비디아(65%)를 앞섰다.
수익성의 핵심은 HBM 비중이다. HBM 비중 확대는 단순한 물량 증가가 아니라 전체 평균판매단가(ASP)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변수다. 고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같은 생산량에서도 이익이 불어난다.
다만 마이크론 실적은 양날의 칼이다. 마이크론이 안내치를 지키면 HBM이 구조적 사업이라는 논리가 굳어진다. 반대로 마진이 흔들리거나 가격 정점 신호가 나오면, 완벽함을 선반영한 한국 양사 주가도 함께 출렁인다. 마이크론이 3사 중 실적 발표가 가장 빨라 '먼저 맞는 매'가 되는 구조다.
경쟁 구도도 맞물린다. 엔비디아는 지난 5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용 HBM4 공급사로 3사를 모두 인증했다. SK하이닉스가 물량의 60~70%, 삼성전자가 25~30%, 마이크론이 나머지를 맡는 것으로 공급망 분석가들은 추산한다. 마이크론의 HBM4 양산 속도가 빨라지면 한국 양사 몫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
투자자가 24일 마이크론 실적에서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매출총이익률 81% 사수 여부다. 마진이 먼저 꺾이면 단가 고점 신호로 읽힌다.
둘째, HBM 장기계약 가시성이다. 물량·가격이 묶일수록 호황 수명이 길어진다.
셋째, 설비투자 증액 폭이다. 공급이 빨리 늘면 사이클 정상화가 앞당겨진다.
호황의 깊이는 골드만삭스가, 호황의 수명은 마이크론이 가린다. 시장 눈높이가 높은 만큼, 이번엔 '좋은 실적'이 아니라 '완벽한 실적'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24일 밤 마이크론의 마진 한 줄이 한국 메모리 양사의 여름 주가에 먼저 신호를 보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