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47 무인 윙맨 사업서 안두릴·GA 복수 선정… 록히드 독점·지재권 잔혹사 끊는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 발주… 개방형 아키텍처 전환, K-방산 구조 개혁 '골든타임 3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 발주… 개방형 아키텍처 전환, K-방산 구조 개혁 '골든타임 3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공군이 차세대 공중전의 핵심인 6세대 전투기 유무인 복합체계(MUM-T) 구축을 위해 파격적인 분할 계약을 결단했다. 독점 공급에 따른 비용 상승과 지식재산권 종속이라는 과거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이는 단순한 무기 획득 방식의 변화를 넘어, 글로벌 방산 산업의 헤게모니가 하드웨어 제조에서 '아키텍처와 데이터 지배권'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개방형 아키텍처는 단순한 기술적 방법론이 아니다. 방산 생태계 내부에서 누가 '언제든 교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하고, 누가 '대체 불가능한 독점적 계층'을 차지하느냐를 가르는 권력 구조의 재편이다.
미국 공군성(Department of the Air Force)이 발표한 최신 국방 획득 데이터에 따르면, 공군은 협동전투기(CCA) 프로그램에 따라 안두릴의 'FQ-44A 퓨리'와 제너럴 아토믹스의 'FQ-42A 다크 머린'에 대한 하드웨어 생산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20일(현지시각) 공식 확인했다. 이번 복수 수주 결정은 지난해 3월 보잉이 6세대 유인 전투기 'F-47' 개발 업체로 선정된 이후 미국 국방 획득 역사상 가장 중대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꼽힌다. 반자율형 무인 전투기인 이들 무인 윙맨은 앞으로 F-47뿐 아니라 F-35, F-22 등 유인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며 센서를 공유하고 대공망을 교란하는 유무인 복합체계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2조 달러 족쇄' F-35 잔혹사 반성… 독점 깬 미국 공군
과거 미국 정부는 전체 시스템 성능 책임(TSPR) 방식을 적용해 록히드마틴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다. 그 결과 정비 데이터 접근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운영 전반을 전적으로 기업에 의존하는 반영구적 독점 체제가 형성됐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2024년 4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88년까지 F-35 기체 2470여 대의 전체 수명주기 비용은 2조 1000억 달러(약 3219조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유지 보수 비용만 1조 5800억 달러(약 2422조 원)로, 이는 2018년 예측치보다 44%나 급등한 규모다.
지식재산권을 확보하지 못한 미국 정부는 2022년 부품 관리용 기술 자료를 받는 조건으로 록히드마틴에 5억 달러(약 7665억 원)의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등 막대한 예산 낭비를 겪었다. 프랭크 켄달 전 미국 공군장관이 이를 두고 "독점 구조를 만드는 심각한 실수이자 획득 malpractice(과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던 이유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리… 개방형 플랫폼 도입과 양면성
미국 공군은 F-47과 협동전투기 사업에서 하드웨어와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획득 과정을 완전히 분리하며 구조적 변화를 단행했다.
보잉이 유인기 기체를 제작하고 안두릴과 제너럴 아토믹스가 무인기 기체를 나누어 맡는 구조다. 반면 핵심 두뇌에 해당하는 자율비행 및 임무 소프트웨어는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레이시온, 안두릴, 제너럴 아토믹, 쉴드AI 등 6개 기업이 참여하는 별도의 경쟁 입찰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모듈형 개방 시스템 접근법(MOSA)을 의무화해 정부가 첫날부터 모든 데이터 권리를 직접 소유한다.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기업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언제든 교체 탑재할 수 있는 개방형 아키텍처 환경을 완성한 셈이다.
이로써 단일 기업의 기술 독점을 차단하고 경쟁을 통한 성능 개량과 운영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이러한 개방형 구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분할 발주는 장기 운영 비용을 낮추는 이점이 있지만, 여러 업체의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묶는 과정에서 통합(Integration) 리스크를 높이고 소프트웨어 간 표준 충돌에 따른 초기 관리 복잡성을 증대시키는 양면성을 지닌다.
KF-21, 위기 아닌 '전환 기회'… '3년의 골든타임' 내 구조화 서둘러야
미국 공군의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은 KF-21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MUM-T) 구축을 추진 중인 대한민국 방위산업에 단선적인 '위기'라기보다 체질 개선의 결정적 '전환 기회'다. KF-21은 6세대 체계가 아닌 플랫폼 기반 확보 단계에 있으므로, 시스템 아키텍처가 완전히 고착되지 않아 오히려 수정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다. 향후 2~3년 내에 한국형 아키텍처 표준을 확립하지 못하면 기존 국산 플랫폼의 폐쇄적 구조가 고착화되어 글로벌 세대 전환 흐름에서 완전히 도태될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MUM-T가 생존하려면 생태계를 3계층으로 빠르게 구조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체를 제작하는 플랫폼(한국항공우주산업 등), 통신과 전술 제어를 맡는 미션 시스템(LIG D&A, 한화시스템 등), 그리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민간 AI 기업이 협력하는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층위다.
방산 생태계 관계자는 "데이터 링크와 전술 네트워크, 임무 운영체제(Mission OS)의 표준을 선제적으로 잡지 못하면 MOSA 도입도 무용지물"이라며 "지금 구조를 고착시키면 종속되지만, 지금 아키텍처를 개방형으로 바꾸면 글로벌 도약의 발판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래 공중전의 승패는 무기체계의 단독 성능이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유기적으로 묶어내는 개방형 플랫폼의 통제권 확보에 달려 있다. 미국의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군과 기업도 플랫폼 통제권을 확보하는 한국형 획득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방산 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이 하드웨어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조업에서 플랫폼 운영체제(OS)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 중심의 고마진 기술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첫째, MOSA 준수 및 글로벌 공급망 진입 여부다. 국내 방산 기업이 미국 주도의 개방형 아키텍처 표준을 맞추지 못하면 차세대 무인기 글로벌 공급망 진입이 원천 차단된다.
둘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가치 이동이다. 무인기 기체 제조 마진은 다극화로 축소되는 추세이므로, 자율비행 알고리즘과 전술 데이터 링크 등 핵심 미션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장기 성장성이 높다.
셋째, 데이터 권리(Data Ownership) 확보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과거 F-35 사례에서 보듯 유지보수(MRO) 및 개량 시장의 핵심은 데이터 독점권에 있으므로, 관련 데이터 소유권을 국방부와 공동 확보하거나 주도하는 기업이 롱런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