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 19명 중 9명 "올해 인상"… 닷플롯, 인하서 인상으로 방향 틀어
과거 인상기 S&P500 평균 62.9% 상승… AI 성장주·코스피 방어력은 '조건부'
과거 인상기 S&P500 평균 62.9% 상승… AI 성장주·코스피 방어력은 '조건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려도 강세장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케빈 워시 신임 Fed 의장이 인상 가능성을 카드로 흔들고 있지만, 과거 인상 국면에서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마켓워치도 지난 21일(현지시각) 같은 진단을 내놨다. 다만 그 상승에는 분명한 조건이 붙는다.
워시 의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표결은 만장일치였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13일 상원 인준 표결에서 찬성 54, 반대 45로 통과해 제롬 파월 전 의장의 뒤를 이었다. 역대 Fed 의장 인준 가운데 가장 표차가 좁았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한 건 동결 자체가 아니라 다음 행보였다. CNN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시장에 금리 방향을 미리 알리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월 체제와의 결별 선언이다.
닷플롯, 인하에서 인상으로 방향 틀어
6월 경제전망요약(SEP)의 점도표가 시장을 흔들었다. 19명의 FOMC 위원 중 9명이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석 달 전만 해도 평균적으로 0.25%포인트 인하를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전환이다. NPR은 위원들이 올해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워시 의장 본인은 점도표에 자신의 전망치를 적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인상 압력의 진원지는 에너지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JP모건의 필 캄포레알 수석투자전략가는 "봄철 유가 급등이 부른 일회성 공급 충격은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며 "위원들과 시장이 인상 여부를 놓고 갈렸지만, Fed는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역사가 말하는 것… 단, 상승엔 조건이 있다
핵심은 금리 인상이 곧 약세장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우존스가 1989년 이후 Fed 인상 국면을 집계한 결과, 다우지수는 평균 55% 가까이 올랐다. S&P500은 62.9%, 나스닥종합지수는 102.7% 뛰었다. 다만 이 수치는 사이클 전체 기간의 누적 상승률이며, 표본이 다섯 차례 안팎에 불과해 일반화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상승분의 상당수가 경기가 꺾이기 전인 '인상 초기 구간'에 집중되어 있어, 긴축 후반부까지 이 수익률이 보장된다고 오인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국면을 갈라 봐야 한다. 인상 초반엔 경기 확장이 긴축 효과를 압도해 주가가 오른다. 반면 긴축이 누적되는 후반엔 금융 여건 악화가 더 큰 변수로 떠오른다. 명목금리 상승 자체보다 실질금리와 시중 유동성 조건이 주가의 진짜 분기점이라는 뜻이다. 결국 주가의 방향은 금리 수준이 아니라 그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이익 성장에 의해 결정된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강했다. 과거 인상기 S&P500 업종 수익률에서 기술 업종이 가장 좋았다. 과거 인상기가 '경기 확장에 따른 수요 견인형'이었다면 이번엔 '유가 급등에 따른 공급 충격형'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는 빚이 적고 현금이 많아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이 오히려 늘어나는 독점적 구조를 가졌다. 골드만삭스 분석에서도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인상 국면에서 24%포인트 더 높은 성과를 냈다.
물론 모든 인상기가 같지는 않았다. 노스웨스턴뮤추얼에 따르면 1999년 6월 첫 인상 뒤 아홉 달 만에 약세장이 시작됐고 1년 뒤 침체가 왔다. 반면 나머지 네 차례 긴축 국면에서는 최소 3년간 약세장도 침체도 없었다.
한국 증시엔 어떤 의미인가
워시 체제의 가이던스 축소는 한국 투자자에게 양날의 칼이다. Fed가 방향을 미리 일러주지 않으면 변동성은 커진다.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은 달러 변동성을 키우고, 이는 외국인 수급을 통해 코스피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경로로 작용한다. 인상 기대가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질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구조에서 환율은 코스피 방향성을 사실상 좌우하는 변수로 작동한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은 가운데 단기 출렁임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상기 기술주 강세라는 역사적 패턴은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에 우호적일 수 있다.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살아 있는 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금리와 무관하게 버틴다. 워시 의장 스스로 AI를 "구조적으로 물가를 낮추는 힘"이라 평가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 사이클 역시 빅테크의 현금흐름이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만 지속된다. 클라우드 업체의 잉여현금흐름(FCF), 광고와 기업 IT 지출이 꺾이면 투자 강도도 흔들린다. 미국 기준금리는 6월 17일 종가 기준 연 3.50~3.75%, 10년물 국채 금리는 4.48%를 기록했다. 최근 가파른 랠리를 이어온 S&P500은 7420선으로, 코스피는 9000선을 돌파하며 각각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투자자가 챙겨야 할 지표는 우선순위가 있다. 1순위는 국제 유가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여부다. 인상을 촉발하는 방아쇠이기 때문이다. 미·이란 휴전이 유지돼 해협이 완전히 열리면 인플레이션은 가라앉고 인상 명분도 사라진다. 2순위는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흐름이다. 인상이 일회성에 그칠지, 추세로 굳을지를 가른다. 3순위는 빅테크 설비투자 증가율과 HBM 가동률이다. AI 성장주의 금리 내성, 곧 주가 방어력을 결정한다.
시장을 움직이는 건 금리의 방향이 아니라 그 뒤에 선 경제의 체력이다. 워시 의장이 인상 카드를 손에 쥐었어도, 역사는 강한 경제 위에서 자란 강세장이 금리만으로 무너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그 금리를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느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