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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격 파괴’ 시작… 딥시크, 미국 빅테크 독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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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격 파괴’ 시작… 딥시크, 미국 빅테크 독점 흔든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용 절감 위해 중국산 오픈소스 도입 실험 단계
개발자 API 트래픽 점유율 50% 돌파… 범용 AI 시장 ‘하방 압력’ 고조
기술적 투명성과 지정학적 신뢰 충돌… 국내 HBM·반도체 공급망 고도화 시급
미국 중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독점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저렴한 비용과 합리적인 성능을 앞세운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급망의 하부 시스템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중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독점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저렴한 비용과 합리적인 성능을 앞세운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급망의 하부 시스템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중심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독점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저렴한 비용과 합리적인 성능을 앞세운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급망의 하부 시스템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영리 목적으로 유료 구독 기반의 폐쇄형 생태계를 고수해 온 미국 오픈AI의 챗GPT나 앤스로픽의 클로드 체제에 비용 압박을 느낀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의 대안 가능성을 타진하는 처지다. 인프라 운영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는 범용 기술의 대량 확산 전략이 중국의 국가 전략 차원의 지원 아래 글로벌 테크 생태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악시오스(Axios)가 지난 21(현지시각) 보도한 글로벌 AI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의 상위 50개 모델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517%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산 AI 모델의 주간 토큰 소비량 점유율은 20266월 현재 50%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초기 80%를 상회했던 미국산 모델의 점유율은 그만큼 위축됐다.

다만 해당 수치는 실제 기업 매출이나 제도권 도입 점유율이 아닌 '개발자 API 트래픽' 기준이다. 현업 개발자들이 시제품 제작 및 하위 시스템 연동 과정에서 가성비가 높은 중국산 오픈소스를 실험 도구로 대거 채택했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고성능 독점 vs 저가 범용화… MS도 비용 최적화 실험


중국산 오픈소스 AI의 핵심 무기는 극단적인 비용 효율성이다. 중국의 대표적 최신 모델인 '딥시크(DeepSeek) V4' 등은 특정 성능 평가(Benchmark) 기준 미국 프런티어 모델 대비 약 한 세대 뒤처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추론(Inference) 환경 및 모델 경량화 조건에 따라 운영 비용은 미국의 폐쇄형 모델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저렴하다. 최고연구소급의 막대한 인프라 유지가 불필요해 가격 장벽을 허문 결과다.

이러한 가격 파괴 현상은 미국 빅테크 진영 내부의 전술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마이크로소프트 365' 시스템 내에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소모하는 에이전트형 서비스인 '코파일럿 코워크'에 중국 딥시크 모델을 결합하는 방안을 내부 테스트 및 옵션 검토 단계에서 실험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확정된 채택 단계는 아니나, 미국 빅테크 역시 고비용 폐쇄형 구조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AI 에이전트 플랫폼 '린디(Lindy)'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이달 초 모든 하부 시스템을 딥시크 V4100% 전환했다.

기술적 투명성과 지정학적 신뢰 리스크의 충돌


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미국 중심의 고성능 독점 체제와 중국 중심의 저가 범용화 경쟁으로 규정한다.

오픈소스 AI는 소스코드와 가중치(Weight)가 공개되어 기술적 검토와 맞춤형 변형이 용이하다는 투명성을 지닌다. 그러나 배포된 데이터의 무결성과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개발사 특성을 고려할 때 잠재적인 백도어 통로나 데이터 유출 같은 지정학적 신뢰 리스크가 공존한다. 기술적 유용성과 안보 위협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다.

향후 미중 갈등 수위가 높아질 경우 공급망 규제나 안보 제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증권가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국내 반도체 및 정보기술 업계에 미칠 파급력도 단순하지 않다.

경량화된 오픈소스 모델의 확산은 전체 AI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여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막대한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 학습(Training) 단계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 중심의 독점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단기적으로 견조하다.

반면 비용에 민감한 추론 비중 확대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고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신 저가형 주문형반도체(ASIC)나 자체 칩으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진영의 차세대 HBM 의존 구조에 중장기적인 성장 탄력 둔화 가능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범용 칩 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긴다.

국내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개발자 트래픽과 실제 기업 매출 점유율의 괴리를 구분해야 한다. 오픈라우터의 점유율 50% 돌파는 중소 개발사들의 실험적 지표이므로, 실제 미국 빅테크의 제도권 B2B 매출로 연결되는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둘째, 인공지능 인프라 수요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포착해야 한다. 중국산 오픈소스 기반 경량 모델이 대세가 될 경우 고가 GPUHBM 수요의 가파른 성장세가 둔화하고 중저가 맞춤형 반도체 시장이 개화할 수 있다.

셋째, 기술적 개방성과 미 행정부의 지정학적 규제 강도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중국산 모델의 잠재적 안보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미 정부가 공급망 사용 금지령 등의 규제를 단행할 수 있어 관련 빅테크의 하부 공급망을 추적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