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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데이터센터 전력 폭주 여파… 中 ‘그린 인프라’ 대미 수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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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데이터센터 전력 폭주 여파… 中 ‘그린 인프라’ 대미 수출 폭발

5월 태양광 셀 346%·리튬 배터리 20% 급증…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후 무역 긴장 완화
호르무즈 봉쇄가 일깨운 글로벌 에너지 안보… 美 전력망 업그레이드 수요 청구서 독식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수출 80억 달러 달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자동차도 96% 급증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
미·중 테크 냉전의 가혹한 전방위 규제와 관세 폭탄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미국의 폭발적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중동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기가 중국 친환경 인프라 산업에 거대한 역설적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양국이 전기차 주행거리세 도입이나 방산기업 무더기 조달 제한(보잉·록히드마틴 제재) 등으로 거칠게 대립하는 와중에도, 정작 미국의 첨단 두뇌를 구동할 태양광과 배터리 등 ‘그린에너지’ 공급망은 중국산 물량에 완전히 종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최신 무역 통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에너지 관련 제품이 가장 압도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조립되지 않은 태양광 셀(세포)의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6% 급증한 3,996만 달러(약 614억 원)를 기록했으며, 전체 출하량 기준으로는 357% 폭증했다.

중국의 대미 5대 수출 효자 상품 중 하나인 리튬 이온 배터리 역시 견고한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지난달 리튬 배터리의 대미 수출 가치는 전년 대비 20.8% 증가한 7억 8,000만 달러(약 1조 1,210억 원)로 집계됐으며, 전체 선적량 역시 비슷한 속도로 전방 확장됐다. 전력망 백업용으로 대거 쓰이는 납축전지 수출액 또한 151% 증가한 672만 달러를 기록, 선적량 면에서는 253%라는 폭발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효과… 호르무즈 해협 마비가 부른 전력망 업그레이드


이 같은 역대급 대미 수출 랠리는 지난 5월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베이징 정상회담 직후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약 9년 만에 이루어진 현직 미국 대통령의 방중으로 양국 간의 극단적 대치 전선이 잠시 완화되고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토대가 마련된 시점이다.

아울러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이스라엘 연합군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 석유 유통량의 5분의 1을 처리하던 호르무즈 해협이 수개월간 극심한 마비 상태를 겪으면서, 서방 국가들 사이에 번진 ‘구조적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공포심이 중국산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재생에너지 장비를 쓸어 담는 기폭제가 됐다.

신이 션 에너지 및 청정대기연구센터(CREA) 선임고문은 "5월의 가파른 수출 실적은 중·미 무역 완화의 단기적 반등 효과와 미국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공급 부족 수요가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한 미국 바이어들이 재고를 선제 확보하기 위해 선적을 대거 앞당긴 측면도 있지만, 더 본질적인 원인은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 폭증, 노후 전력망(그리드) 교체, ESS 용량 확장에 따른 가혹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가 필수불가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기화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 세금 환급 축소도 뚫은 원가 장벽

중국계 친환경 자본의 폭주는 미국 영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관 데이터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중국의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8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에 달했다. 풍력 터빈의 경우 글로벌 설치 규제 여파로 출하량이 8%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기술력이 반영되며 수출 가치 기준으로는 오히려 51.7% 급증했다.

미래 친환경 운송 생태계 역시 중국이 완전히 주도권을 쥐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승용차의 5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96% 늘어난 27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체 출하량은 104% 늘어나 정확히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이번 수출 호조는 베이징 당국이 최근 자국 신에너지 제조사들에 퍼붓던 세금 환급(보조금) 혜택률을 낮추는 내부 체질 개선 개혁을 단행한 와중에 달성되어 전 세계 테크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깎였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 붐에 따른 근본적인 초과 수요와 중국 특유의 초고효율 공급망이 인상된 원가 부담을 완전히 상쇄해 버린 셈이다.

“저비용·기술력만으론 부족”… 지정학적 파편화 적응이 장기 성패 가를 것


CREA 션 선임고문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글로벌 전기화와 탈탄소화 전환의 가장 독보적인 최대 수혜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은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그리고 정제 갈륨 및 희토류 통제를 아우르는 중요 광물 분야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촘촘하게 수직 계열화된 청정 에너지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와 제조 효율성 면에서 난공불락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션 고문은 청정에너지 기술이 전 세계 안보 및 산업 정책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만큼, 향후 수출 전선이 한층 더 분열되고 변동성이 극심한 지정학적 지각변동 속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 토토(TOTO)가 변기 소성 기술을 응용해 1나노 반도체용 정전기 척 시장을 장악하고, 홍콩 금융 당국이 내륙 산후(개인 투자자)의 자본 쿼터를 대폭 늘려 즈푸 AI 같은 기술주 랠리를 지원하는 등 동북아 밸류체인이 급격히 다극화되고 있다"며 "중국의 산업적 우위는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이를 장기 수성하려면 단순히 싼 가격과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며, 글로벌 각국이 걸어 잠그는 무역 보호주의 장벽과 분열된 파편화 질서에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하고 우회로를 뚫어내느냐에 모든 사법적 성패가 달려있다"고 제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