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빼고 '곡괭이와 삽' 장세… 광모듈·버퍼칩·냉각 등 5대 신흥 강자 포진
기술 자립과 데이터센터 전력 대란 틈새… 정부 주도 인프라 수혜주 추적
기술 자립과 데이터센터 전력 대란 틈새… 정부 주도 인프라 수혜주 추적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Barron's)는 지난 23일(현지시각) 글로벌 자금이 한국과 대만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으로 쏠린 사이 중국 본토 시장에서 독자적인 인프라 공급망을 구축한 과소평가된 기술 기업들이 다른 방식의 AI 수혜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가 11%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미국 중심의 AI 동맹에서 배제된 중국이 역설적으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하드웨어 자립 체제를 다지면서 국내 서학개미와 중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가 열리는 모습이다.
GPU 약점 가리는 전력·네트워크·제조의 힘… AI 수혜 3층 구조
거대언어모델(LLM) 중심의 1층 '모델·플랫폼(알리바바·텐센트)' 영역은 미국과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격차와 내수 위축으로 성장이 정체됐다. 반면 중국이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쥔 2층 '인프라(광통신·서버 버퍼칩·데이터센터 냉각)'와 3층 '에너지·전력(배터리·전력망)' 영역은 강력한 전방 수요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
중국 정부가 하반기부터 물 관리·데이터센터·통신망 등 '6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는 점도 가치사슬 하단 기업들의 추진력이 됐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부문 투자 규모만 2조 위안(약 452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올스프링의 앨리슨 시마다 에머징마켓 팀장은 현재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의 독주로 MSCI 중국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20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12배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지 본토 거래소에 상장된 공급망 주도 기업들을 선별할 적기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가치사슬 파고든 본토 핵심 기업 5선
중지인롄(Zhongji Innolight)은 AI 데이터센터 내부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부품인 광트랜시버 및 광모듈 전문 기업이다. 코히런트(Coherent), 루멘텀(Lumentum) 등 글로벌 거두들과 경쟁 관계에 있으나, 고속 광모듈 기술과 강력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내수 점유율을 확대하며 진입장벽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몽타주 테크놀로지(Montage Technology)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메모리 인터페이스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AI 서버용 고성능 디램(DRAM) 인터페이스와 서버 메모리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핵심 공급사 포지션을 점했다. 베일러 기퍼드 에머징마켓 주식형 펀드의 벤 더런트 매니저는 이 기업이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 브로드컴 수준의 초대형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메이디 그룹(Midea)은 국내에는 백색가전 브랜드로 잘 알려졌으나 실제 매출의 25%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로봇 공학, 공장 자동화 등 고부가 가치 산업 전반에서 발생한다. AI 가동의 난제인 데이터센터 발열 제어 테마의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2026년 2분기 선행 PER 12배 수준에 거래돼 기술적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이며, 현금흐름 안정성과 배당을 겸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BYD는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해 지난해 5월 고점 대비 주가가 36%가량 조정을 받았으나, 헝가리 등 해외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유럽의 관세 장벽을 완화하고 있다. 시장은 전기차 제조 부문만 주목하지만,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과부하를 해결할 산업용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부문을 장기 성장 옵션으로 지목한다. 현재 매출 비중은 5% 수준이지만 일부 기관은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라 향후 전체 사업의 3분의 1 규모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CATL은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으로, 비야디와 함께 중국 AI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재생에너지 다각화와 대규모 전력망 전용 ESS 공급 체계를 갖춰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현금흐름 안정성이 돋보인다. 라자드 에머징마켓 주식펀드의 로히트 초프라 매니저는 에너지 안보와 고성능 배터리의 결합이 중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방어하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제재와 수요 착시… 진입 전 따져야 할 3대 리스크
투자 관점에서의 균형 잡힌 시각도 필수적이다. 첫째는 '미국 국방부 및 상무부의 추가 제재 리스크'다. 중국 AI 인프라 공급망에 속한 기술 기업들은 언제든 미국의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등재돼 글로벌 부품 수급이 차단될 위험을 안고 있다.
둘째는 '회계 투명성 및 지배구조 할인'이다. 중국 본토 A주와 홍콩 H주 증시는 불투명한 기업 공시 체계와 대주주인 국유기업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만성적인 디스카운트(가치 깎임) 압박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정부 주도 수요의 착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현재 중국 첨단 기업들의 실적 성장은 중앙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국책 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시파러 기금의 니콜라스 보스트 중국연구실장은 현지 정책 기조가 유화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짚었으나,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민간 부문의 자생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장기 밸류에이션 반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3대 지표
국내 투자자가 중국 AI·산업주에 투자할 때는 일반적인 지표 대신 다음 세 가지 실전 지표를 반드시 추적해야 한다.
첫째, 특별국채 및 지방정부 특수채 발행 규모다. 하반기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자금줄이 되는 채권 발행 속도와 집행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800G 고성능 광모듈 및 ESS 배터리 수출 단가·물량이다. 미국 외 유럽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공급 계약 성과가 찍히는지 추적해야 한다.
셋째, 북향자금(Northbound) 흐름이다. 이는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A주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의 흐름을 뜻한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중국 기술주를 다시 담기 시작하는지 수급 전환점을 점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