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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ETF' 지금 팔아야 하나… 버티면 삼성·현대차 장부에서 답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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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ETF' 지금 팔아야 하나… 버티면 삼성·현대차 장부에서 답 나온다

미국 바차트 "선물 매도로 착시 유동성 위기, 실제론 29만 7000온스 공급 부족 심화"
지상 재고 3달 치 밑돌아 가동 중단 우려… 반도체 기판·수소 생태계 공급망 직격탄
백금 가격이 연일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진다. 단기적인 종이 자산 가격 폭락과 달리 실제 실물 수급 장부에서는 전혀 다른 신호가 감지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백금 가격이 연일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진다. 단기적인 종이 자산 가격 폭락과 달리 실제 실물 수급 장부에서는 전혀 다른 신호가 감지된다. 이미지=제미나이3

백금 가격이 연일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가 동결로 마무리된 이후 선물 시장의 투매가 이어지자,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하는지 아니면 저점 매수 기회인지 판단하기 힘든 탓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종이 자산 가격 폭락과 달리 실제 실물 수급 장부에서는 전혀 다른 신호가 감지된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공급 부족 규모는 이미 연간 수요의 4%에 육박하는 297000온스에 달한다.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심각한 수준의 공급 부족이다. 당장 물건이 없어 공장을 멈춰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선물 시장의 착시 현상에 속아 핵심 자산을 던지는 실책을 범해서는 안 된다.

20년 만에 100만 온스 증발… 남아공 전력난에 공급 붕괴


금융전문매체 바차트(Barchart)는 최근 선물 시장의 단기 자금 이탈로 백금 가격이 하락했으나 실물 수급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축소 공포가 실물 자산의 구조적 가치를 가려버린 전형적인 왜곡 구간이라는 진단이다. 세계백금투자협회(WPIC)도 올해 백금 최종 부족량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이러한 수급난을 뒷받침했다.
백금의 장기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축은 공급 구조의 완전한 붕괴에 있다. 원자재 조사기관 존슨 매티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백금 1차 생산량은 2005년 연간 650만 온스를 웃돌았다. 반면 올해 글로벌 광산 공급량 전망치는 550만 온스 선에 머문다. 20년 사이에 연간 생산량 100만 온스 이상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다.

최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구조적 채굴 한계에 직면했다. 노후 광맥 고갈로 채굴 깊이가 깊어지면서 인건비와 장비 운용비가 급증했다. 남아공 국영 전력회사 에스콤의 고질적인 전력난도 치명타다. 현지 광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대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심층 광산 개발의 경제성을 맞추기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내연기관 가고 AI 인프라·수소 경제가 신수요 견인


반면 수요는 인공지능(AI)과 수소라는 강력한 미래 동력을 얻었다. 디젤차 배기가스 촉매제에만 의존하던 과거의 사양길 금속이 아니다.

차세대 AI 서버용 마더보드 제조에 필요한 특수 유리 섬유는 백금 부싱을 필수적으로 거쳐 생산된다. 이는 유리 섬유를 뽑아내는 초고온 정밀체를 말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 폭발로 올해 유리 산업의 백금 수요는 지난해보다 83%나 반등했다.

클라우드 저장장치용 고용량 하드디스크 표면 코팅이나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 결정을 녹이는 과정에서도 백금 재질의 작은 컵 모양 용기가 대체 불가능한 자재로 쓰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활한 하이브리드 차량 촉매제 수요와 양성자교환막(PEM) 전해조, 중장비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 경제 생태계 확장이 백금 수요 가속화를 견인한다.

오는 2030년에는 수소 산업이 전체 백금 시장 수요의 12%를 차지할 전망이다.

지상 재고 3달 치 미만… 현대차·삼성·SK 공급망 직격탄


가장 큰 문제는 전 세계 백금 지상 재고가 올해 말 170만 온스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 세계 시장이 단 3달 동안 소비하면 바닥나는 물량이다. 실물 시장이 사실상 하루 벌어 하루 쓰는 극단적 수급 압박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남아공 광산의 파업이나 정전 같은 돌발 악재가 터지면 즉각 공급 중단 대란으로 이어진다.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첨단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은 백금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

백금은 부품 내 원가 비중이 2% 안팎으로 낮지만 대체 불가능한 핵심 촉매 물질이다. 과거 원자재 쇼크 당시 공급망 지연으로 제품 생산이 30% 이상 차질을 빚은 전례가 있다. 선제적 재고 확보 실패는 곧 가동 중단으로 연결된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설비투자가 급감해 AI 인프라발 유리섬유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거나, 각국 인프라 정책 지연으로 수소 경제 전환이 늦어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팔라듐 가격 하락에 따른 촉매제 역대체 기술 변화 역시 중장기 수급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물형 버리고 실물형 ETF 주목… 3단계 실행 전략


현재 백금 가격 하락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청산 매물이 만든 비대칭적 진입 기회다. 투자자들은 선물 가격 착시에 속아 보유 자산을 던지기보다, 명확한 시점별 시나리오와 자산 구조에 맞춘 실행 전략을 세워야 한다.

첫째, 단기(1~3개월) 관점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현금 확보 목적의 헤지펀드 투매가 이어지며 추가 하락이나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단기 변동성에 흔들려 손절하기보다는 철저한 분할 매수 기회로 삼는 태도가 유효하다.

둘째, 중장기(6~12개월 이상) 흐름에서는 3달 치 미만으로 떨어진 지상 재고 고갈 효과가 시장에 직접 반영된다. 실물 공급 압박이 본격화하는 시점부터 가격 상방 모멘텀이 강하게 분출될 동력이 축적되는 구조다.

셋째, 투자 수단을 고를 때 롤오버(만기 교체) 비용과 콘탱고(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 영향으로 가격 괴리가 발생하는 선물 기반 파생상품은 피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백금 선물을 기반으로 만든 ETF(파생상품)에 투자하면, 실물 백금 가격이 올라도 나에겐 손해가 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실물 재고 부족 현상을 포트폴리오에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서는 실물 보유형 ETF(PPLT)나 수수료가 낮은 유럽형 상장지수원자재(ETC)를 중심으로 장기 보유하는 편이 자산 방어와 수익률 극대화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