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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HBM 지형 흔들리나… 中 ‘304코어 괴물 칩’ 독자 규격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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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HBM 지형 흔들리나… 中 ‘304코어 괴물 칩’ 독자 규격 충격

미국 제치고 슈퍼컴 1위 주장… 베일 벗은 ‘라인샤인’의 명과 암
화웨이·내수 동맹 결성 의혹… 삼성·SK 구형 공급망 이탈 비상
중국이 미국 기술 규제를 뚫고 독자 고대역폭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레거시(구형) 제품 수출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미국 기술 규제를 뚫고 독자 고대역폭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레거시(구형) 제품 수출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미국 기술 규제를 뚫고 독자 고대역폭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레거시(구형) 제품 수출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베일 벗은 중국 괴물 칩, 혁신인가 수율 우회인가


독일 정보기술 전문 매체 컴퓨터베이스는 중국이 신형 슈퍼컴퓨터 '라인샤인'을 개발해 세계 1위에 올랐다고 지난 23(현지시각) 보도했다. 연산 속도가 2엑사플롭스를 웃돌아 미국의 '엘 캐피탄'을 제쳤다는 설명이다.

연산 속도는 1초에 약 200경 번의 수학 계산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를 뜻한다. 이는 가정용 컴퓨터 100만 대를 동시에 묶어 구동하는 것과 맞먹는 파괴력을 갖는다.
다만 이번 발표는 중국 측의 자체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았다. 전 세계 슈퍼컴퓨터 공식 순위인 'TOP500'이나 전력 효율 순위인 '그린500'에 정식 등재되어 공인받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기술적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아키텍처(구조). 라인샤인은 프로세서당 304개 코어를 탑재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 중앙처리장치(CPU)와 고대역폭메모리를 직접 결합한 병렬 처리 구조다.

칩 내부에는 시스템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 8개를 넣었다. 초당 4테라바이트(TB) 대역폭 성능으로 볼 때 개별 스택당 초당 500GB 속도를 내는 4세대 제품인 HBM2e 규격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HBM2e 규격이 스택당 8GB16GB를 쓰는 것과 달리 라인샤인은 스택당 4GB에 불과하다. 중국이 미세 공정 한계와 장비 규제를 피하려고 '저집적 다층 설계'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첨단 전공정 대신 패키징과 병렬 구조로 성능을 보완하는 후공정 중심 접근이다. 기술적 제약 안에서 실 구동률을 높여 수율을 확보하려는 중국 측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급망 리스크' 마주한 K-반도체


시장은 이번 발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 구조에 미칠 충격에 주목한다. 그동안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국내 반도체 대기업으로부터 HBM2e 등 구형 규격 제품을 대량 구매했다. 현재 국내 메모리 제조사의 전체 매출 중 중국 시장 비중은 대략 20~30% 선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독자적인 메모리 설계와 후공정 능력을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신호라며,레거시 시장이 축소되는 중기적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라인샤인 시스템 구축에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를 중심으로 중국 내수용 반도체 동맹이 단단해진다면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 이번 장치는 단일 프로젝트성 기술 시연 성격이 짙어 대량생산 능력과 산업 전반의 경쟁력 검증은 별개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반격 카드 쥔 한국… 주도권 결정할 진짜 지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당장 실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확률은 낮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구현한 HBM2e 기술은 이미 시장 중심에서 밀려난 구형 규격이라고 말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고대역폭메모리 매출 대부분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향 첨단 제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 격차를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공급망을 선점하는 전략에 무게를 둔다. 중국이 규격 외 제품으로 내수 시장 일부를 방어하더라도, 미국 인공지능 서버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떠받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국의 자급화 시도는 한국 기업들에 구형 공정 중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차세대 첨단 공정 전환을 서두르게 만드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미국 상무부의 추가 장비 제재 수위와 국내 기업들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시장에 납품할 5세대(HBM3e) 6세대(HBM4) 메모리의 대량 양산 속도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핵심 분수령이다.

경쟁의 본질은 메모리를 단순히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다. 누가 가장 높은 집적도와 수율로 대량 공급하느냐로 수렴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