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IPO 앞두고 KNDS 40% 전격 확보… 프랑스와 '40 대 40' 공동 지배체제 전환
생산·수출에 정치적 변수 확대로 납기 지연 우려… 한국 유연한 패키지로 틈새 공략
생산·수출에 정치적 변수 확대로 납기 지연 우려… 한국 유연한 패키지로 틈새 공략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정부가 유럽 최대 지상방산기업 KNDS 지분을 대규모로 인수하며 전차 산업 통제권을 강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정부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KNDS 지분 40%를 확보하기 위해 49억 유로(약 8조 5688억 원)를 투입한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유럽 재무장 흐름 속에서 핵심 방산 역량을 양국 정부 관리하에 두려는 조치다.
유럽 전차 공급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2~3년에서 4~5년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K2 전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인 현대로템의 경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프 균형 해체와 3대 정치·산업 리스크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경제학부 연구팀은 "독일 정부의 지분 확대는 차세대 전차(MGCS) 개발 사업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주력 전차인 레오파르트2 생산체계에 대한 통제력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독일 방산 생태계에 세 가지 차원의 변수를 몰고 올 것으로 분석한다. 첫째는 '산업 정책' 측면의 국유화 추진과 차세대 전차 주도권 집착이다.
둘째는 의사결정 단계가 늘어나며 수출 승인이 늦어지는 '수출 통제' 정치 리스크다. 마지막은 내수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발생하는 '생산 병목' 현상이다.
설비투자(CAPEX) 속도가 실제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 레오파르트2의 고질적인 납기 지연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DIP 장벽과 K2 전차의 '턴키 패키지' 강점
독일의 KNDS 지분 확보는 유럽 방산 시장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유럽 안보 방위산업 전략(EDIP)을 통해 역내 방산 제품 구매 비중을 65%까지 높이도록 권고했다. 이는 역외 기업의 단독 수주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지고, 현지 생산 또는 합작 법인(JV) 설립이 사실상 필수 조건이 됨을 의미한다.
국내 방산 업계 처지에서는 단기적으로 명확한 기회다.
독일의 납기 지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초도 물량의 신속한 인도 능력을 갖췄다. 특히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금융 지원, 과감한 기술 이전, 현지 조립 생산을 결합한 한국형 '턴키 패키지'는 역내 조달 비율을 충족해야 하는 유럽 국가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그러나 반대 시나리오를 감안한 중장기 리스크 관리도 필수적이다.
독일이 자국 자본을 무기로 유럽 표준 전차 생태계를 선점할 경우, K2 전차는 '비표준 플랫폼'으로 고립될 위험이 있다.
EDIP 권고안이 강제성을 띤 규제로 강화된다면 현지 합작 법인이 없는 역외 기업은 입찰 단계에서 원천 배제될 수 있다. 유럽 방산 시장의 블록화가 장기적으로 거대한 진입 장벽이 되는 셈이다.
폴란드·루마니아 추가 수주가 향방 가른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한국 방산의 유럽 영토를 굳힐 골든타임이라고 분석한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며, 루마니아 도입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독일의 방산 국유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동유럽 국가들의 무기 조달 불안감은 커진다고 말한다. 단기적인 납기 경쟁 우위를 넘어, 중장기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생산 기지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1~2년이 중요하다. 이 시기 폴란드 2차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한다면 K2 전차는 유럽 내 '사실상 표준 후보'로 부상하며 롱런 가도에 올라탄다.
반면 루마니아 등 차기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동유럽 확장 동력(모멘텀)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 이번 독일의 KNDS 인수는 한국 방산에 구조적 장벽을 경고하는 동시에, 단기 수주 동력과 중장기 시장 진입 전략을 동시에 요구하는 결정적 분기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