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옥토퍼스·中 CATL, 유럽 전역 ‘스왑토퍼스’ 배터리 스왑 허브 30개 구축 발표
볼보·벤츠 등 유럽 상용차 거두들 “차량 핵심 기술 독점하려는 中의 침범, 결사 저지할 것”
유럽 대형차 운전자 4.5시간 운전 후 45분 의무 휴식… 30분 만에 완충 MCS 충전기로도 충분
볼보·벤츠 등 유럽 상용차 거두들 “차량 핵심 기술 독점하려는 中의 침범, 결사 저지할 것”
유럽 대형차 운전자 4.5시간 운전 후 45분 의무 휴식… 30분 만에 완충 MCS 충전기로도 충분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볼보, 스카니아 등 유럽 시장을 장악 중인 상용차 공룡들이 이를 자사 핵심 지적재산권(IP)을 침탈하려는 중국의 기습 공습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전면 거부권 방어벽을 치고 나서면서, 하반기 북미·유럽 통상 지형을 둘러싼 또 하나의 거대한 배터리 안보 전쟁이 발발했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영국 최대 가정용 에너지 공급업체인 옥토퍼스(Octopus)와 중국 CATL의 합작 법인은 최근 초고속 자동화 전기 트럭 배터리 교환 시스템인 ‘스왑토퍼스(Swaptopus)’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의 첫 허브 건립을 시작으로 오는 2035년까지 유럽 영토 전역에 총 30개의 대형 교환 허브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중국 표준에 안방 못 내준다”... 볼보·스카니아·벤츠 ‘결사 항전’ 선언
배터리 교환 방식은 방대한 차체를 가진 전기 트럭이 무거운 배터리를 충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스테이션에 진입해 로봇 하드웨어를 통해 완충된 배터리로 수 분 만에 기습 교체하는 기술이다.
CATL 대변인은 “배터리 교환은 이미 중국 본토에서 12개 제조사, 16종 이상의 트럭 모델에 조달되며 완벽히 주류화된 핵심 자산”이라며 유럽 시장 독점에 자신감을 표했다. 기체 배터리를 소유하지 않고 임대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차량 운영자의 초기 자본 지출(CapEx)을 낮출 수 있다는 실리적 이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유럽 상용차 업계의 시선은 매섭다. 유럽 자동차제조사협회(ACEA)의 토마스 파비안(Thomas Fabian) 최고상용차책임자는 “상업용 화물 수송의 핵심은 기술의 작동 여부가 아니라, 개방되고 경쟁적인 유럽 시장에서 대규모 상호운용성(표준화)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라고 뼈아프게 지적했다.
선지에 S&P 글로벌 모빌리티 중형·중량 상용차 연구 분석가 역시 “유럽의 전통 원정장비제조업체(OEM)들이 자신들의 독자적인 차량 설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냉각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 통제권을 잃고 CATL 주도의 독점 표준에 종속되는 것을 극도로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세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속가능도로화물센터 소장은 업계의 분위기를 더욱 직설적으로 고발했다.
세본 소장은 “볼보, 르노, 스카니아, 메르세데스-벤츠, MAN, DAF 등 유럽 트럭 제왕들은 이 사안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기차 형태의 핵심 지적재산권과 독특한 브랜드 기능을 중국에 통째로 포기하고 항복하느냐, 아니면 시장에서 중국계 표준을 몰아내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우느냐(Fight to the death)의 갈림길에 섰다”고 진단했다.
“우리에겐 ‘메가와트 충전기(MCS)’가 있다”... 유럽의 강력한 인프라 방어벽
유럽 트럭 제조사들이 이토록 완강하게 빗장을 걸어 잠글 수 있는 배후에는 유럽연합(EU)의 대체 fuel 인프라 규정(AFIR)에 따라 대륙 전역에 빠르게 확산 중인 차세대 ‘메가와트 충전 표준(MCS·Megawatt Charging System)’이 자리 잡고 있다.
대형 상용차 전용으로 개발된 최첨단 고속 충전 인프라인 MCS는 거대한 트럭 배터리를 단 30~40분 만에 20%에서 80%까지 가쁘게 완충할 수 있는 하드웨어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영국과 유럽의 교통 안보 규정상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서 4.5시간 운전할 때마다 최소 45분간 의무적으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결국, 운전자가 법적 의무 휴식을 취하는 시간 동안 MCS 충전기에 차를 물려두면 충전 장벽이 완벽히 해결되기 때문에, 굳이 천문학적인 자본을 들여 로봇 교환 장비와 수많은 여분 배터리 저장 시설을 짓는 중국식 교환 허브를 들여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미 벨기에 앤트워프-브뤼헤 항구에 첫 MCS 기지가 성공적으로 전개된 이후, 스카니아와 파트너사들은 오는 2027년까지 대륙 전역에 1,700개의 MCS 초고속 충전소를 대대적으로 설치하겠다는 메인 타임라인을 가동하며 중국계 자본의 진입 노선을 촘촘히 차단하고 있다.
깊어지는 영·EU의 안보 경계령… “중국산, 장기적 대안일 뿐 주류 안 돼”
옥토퍼스와 CATL 연합군이 마주한 지정학적 제재도 가혹하다. 옥토퍼스는 가성비가 우수한 중국산 재생에너지 기술을 유럽으로 수송하기 위해 중국의 PCG 파워, 밍양 스마트 에너지 등과 연쇄 동맹을 맺어왔다.
그러나 중국 풍력 거두인 밍양의 스코틀랜드 공장 건설 계획이 지난 3월 영국 정부의 강력한 안보 승인 거부권 행사로 최종 무산되는 등, 영·유럽 세관 및 안보 당국의 중국산 차단막은 날로 단단해지고 있다.
CATL 역시 헝가리에 거대한 메가 플래그십 제조 기지를 짓고 독일 공장을 가동하며 스페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투자를 다각화하는 등 유럽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관료주의적 복잡성과 까다로운 통상 규제 탓에 스왑토퍼스 사업의 마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환 대기 줄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한 정교한 AI 예약 소프트웨어 탑재 등 추가 인프라 지출 부담도 장부상 무거운 짐이다.
유럽 전기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유럽 트럭 거두들의 철통같은 시장 지배력과 표준화 통합 장벽을 고려할 때, CATL의 배터리 교환 청사진은 유럽 물류 생태계를 흔들 즉각적인 혁신가라기보다 주류에서 밀려난 외딴 변방의 장기적 대안에 그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산 하드웨어의 안방 독점 족쇄만큼은 결사 저지하려는 유럽 상용차 업계의 단단한 통상 사수 투쟁과 미·중·유럽의 삼각 무역 전쟁 포화는 하반기 글로벌 친환경 공급망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