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4% 감소·중화권 17% 급감…엘리엇 힐 턴어라운드 속도는 여전히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나이키 주가가 마진 개선 기대에 힘입어 반등했다.
중국 매출 부진과 2027회계연도 상반기 매출 감소 전망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재고 정리와 정가 판매 확대가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떠받쳤다.
로이터통신은 나이키 주가가 1일(이하 현지시각) 장중 3% 넘게 오르며 42.44달러(약 6만6000원)에 거래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장전 거래에서 나타난 약세를 뒤집은 흐름이다. 투자자들은 매출 회복 속도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총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는 회사 전망에 주목했다.
◇ 매출은 줄었지만 마진 전망은 개선
나이키의 4분기 매출은 109억70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 다만 시장 예상은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지역별 회복세가 고르지 않다는 점이다. 중화권 매출은 17% 급감했다. 나이키는 2027회계연도 상반기에도 전체 매출이 한 자릿수 초중반대 비율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오른 것은 마진 때문이다. 나이키의 분기 총마진은 9억8600만달러(약 1조5300억원)의 일회성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낮은 40.2%였다. 그러나 나이키는 1분기 총마진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매출 감소보다 수익성 바닥 통과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한 셈이다.
◇ 엘리엇 힐의 느린 턴어라운드
나이키는 엘리엇 힐 CEO 체제에서 사업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힐 CEO는 약 2년 전 성장 둔화에 빠진 나이키를 되살리기 위해 복귀했다.
그의 전략은 판매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스포츠 브랜드 본연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맞춰져 있다. 재고를 줄이고, 할인 판매 의존도를 낮추며,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다시 강화하는 방식이다.
나이키는 앞서 소비자 직접판매 전략에 과도하게 무게를 두면서 일부 도매 유통망과의 관계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힐 CEO는 이를 되돌려 핵심 소매 파트너와의 연결을 회복하고 있다.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애널리스트는 나이키의 턴어라운드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포츠웨어와 해외 시장 등 사업의 큰 부분에서 판매 흐름이 여전히 약하고 2028회계연도 전에는 본격적인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 중국 시장 약세 지속
중국은 나이키 회복의 가장 큰 변수다.
중화권은 북미와 유럽·중동·아프리카에 이어 나이키의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연간 매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몇 분기 동안 중국 현지 브랜드의 공세와 소비 둔화, 재고 부담이 겹치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키는 안타스포츠, 리닝 같은 중국 브랜드는 물론 호카 등 신흥 글로벌 브랜드와도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이키의 브랜드 파워가 중국 프리미엄 스포츠 시장을 지탱했지만, 최근에는 현지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
회사 측은 중국에서 소매 파트너와 함께 초과 재고를 정리하는 과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분기 매출 감소폭이 앞서 예상한 20% 안팎보다는 작았다는 점은 일부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들은 중국과 스포츠웨어 매출 감소 우려가 있지만, 마진이 개선되는 흐름이 이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신제품과 월드컵 마케팅이 변수
나이키는 제품 혁신 속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는 현 회계연도 하반기에 12종이 넘는 새 신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러닝, 축구, 농구, 트레이닝 등 핵심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되살리려는 전략이다.
월드컵 관련 마케팅도 강화한다. 축구 수요는 4월 둔화 이후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나이키는 이를 브랜드 모멘텀 회복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신제품 출시가 곧바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힐 CEO도 신제품과 마케팅 효과가 장기 성장으로 연결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스포츠웨어와 조던 스트리트웨어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고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핵심 사업은 안정되고 있다고 봤다.
◇ 주가는 올해 35% 하락
나이키 주가는 이날 반등에도 올해 들어 약 35% 하락한 상태다.
이는 시장이 나이키의 회복 전략을 아직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시장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웨어와 조던 일부 라인의 약세는 브랜드 피로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주가 반등은 투자자들이 나이키의 회복을 전면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매출 회복이 더디더라도 재고 관리와 정가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주가 하방 압력은 줄어들 수 있다.
나이키의 턴어라운드는 아직 초기 단계다. 중국 시장 정상화, 신제품 성공, 도매 유통망 회복, 스포츠 카테고리 재강화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현재 시장이 확인한 것은 매출 반등이 아니라 마진 회복의 작은 신호다.
나이키가 다시 성장주로 평가받으려면 수익성 개선을 넘어 판매 회복까지 보여줘야 한다. 이번 반등은 회복의 완성이 아니라 길고 고르지 못한 턴어라운드 과정에서 나온 첫 안도 신호에 가깝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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