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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5 칩, 옵티머스·로보택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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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5 칩, 옵티머스·로보택시 승부수

주가 사흘 새 13% 반등…전기차 기업서 물리적 AI 기업 전환 기대 커져
테슬라가 AI5 칩과 옵티머스,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전기차 업체를 넘어 물리적 인공지능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AI5 칩과 옵티머스,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전기차 업체를 넘어 물리적 인공지능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챗GPT

테슬라 주가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이 전기차 판매보다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로봇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AI5 칩,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자체 반도체 생산 구상인 테라팹, 완전자율주행(FSD) v14 라이트 출시가 맞물리면서 테슬라가 단순 전기차 업체를 넘어 ‘물리적 AI’ 기업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매체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최근 3거래일 동안 13% 가까이 올랐다. 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새 ‘머스크 주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테슬라 역시 AI 반도체와 로봇 전략을 앞세워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 AI5, 전기차 넘어 로봇용 두뇌로

핵심은 테슬라의 차세대 AI 반도체 AI5다.

24/7 월스트리트는 “AI5가 3나노 공정 기반 차세대 칩으로 거론되며 AI 추론 시대에 맞춘 효율성을 앞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원시 연산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차량과 로봇처럼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는 기기에 필요한 추론 효율을 겨냥했다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AI5가 기존 AI4보다 특정 작업에서 최대 40배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수치는 전체 연산 성능이 일괄적으로 40배 개선된다는 뜻이라기보다 테슬라가 최적화한 일부 추론 작업에서의 향상을 강조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AI5가 중요한 이유는 쓰임새가 자동차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FSD와 로보택시뿐 아니라 옵티머스 로봇, 데이터센터, AI 훈련·추론 인프라까지 같은 반도체 생태계로 묶으려 하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가 차량 내부 기능을 제어하는 부품이었다면 AI5는 테슬라가 만들려는 물리적 AI 세계의 공통 두뇌에 가깝다. 차량과 로봇, 서버가 같은 방향의 칩 설계와 소프트웨어 구조를 공유하면 개발 속도와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옵티머스 대량생산의 병목은 반도체


AI5 기대는 옵티머스 로봇과도 직결된다.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옵티머스를 대량 생산하려면 엄청난 수의 AI 칩이 필요하다. 로봇 한 대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균형을 잡고, 물체를 조작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려면 고효율 추론 반도체가 필수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 생산에서 배터리와 모터, 소프트웨어를 수직계열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로봇에서도 같은 전략을 쓰려면 핵심 칩을 외부 공급망에만 의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AI5는 단순한 성능 개선 제품이 아니라 옵티머스 확산의 전제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칩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로봇 생산 속도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24/7 월스트리트는 테슬라가 AI5와 후속 AI6를 통해 외부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고 분석했다. AI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생산라인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테라팹 구상도 같은 맥락


테라팹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머스크식 해법이다.

테라팹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로보택시, 옵티머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한 초대형 생산 구상이다. 기존 파운드리 업체에 설계와 생산을 맡기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자체를 더 직접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 머스크가 테라팹 프로젝트 계획을 제시했으며 테슬라·스페이스X·xAI의 칩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형 AI 반도체 생산 구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차량과 옵티머스를 위한 시설,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용 시설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됐다.

테라팹은 현실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제조는 설계 역량만으로 되는 사업이 아니다. 수율, 장비, 소재, 인력, 공정 안정성, 막대한 자본이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머스크가 테슬라를 전기차 제조사에서 칩과 로봇, AI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바꾸려 한다는 방향성이다.

◇ FSD v14 라이트도 투자심리 자극


최근 테슬라 주가 반등에는 FSD v14 라이트 출시도 영향을 미쳤다.

FSD v14 라이트는 구형 하드웨어3 차량을 위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하드웨어3는 AI4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크게 낮아 최신 FSD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치다.

이번 업데이트는 테슬라가 구형 차량 보유자의 불만을 어느 정도 달래고 기존 차량군에서도 자율주행 기능 개선을 이어가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마켓워치는 FSD v14 라이트 출시 뒤 테슬라 주가가 하루 8.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AI5가 곧바로 현재 소비자 차량의 FSD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AI5는 아직 본격 양산과 대량 적용까지 시간이 필요한 칩이다. 현재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단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장기 반도체 로드맵이 동시에 만들어낸 기대다.

◇ 엔비디아와의 관계도 달라지나


AI5가 실제 성능을 입증하면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AI 산업의 핵심 연산 인프라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크게 의존한다. 테슬라도 AI 훈련과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엔비디아 칩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테슬라가 자체 추론 칩을 차량과 로봇, 서버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면 특정 영역에서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24/7 월스트리트는 AI5가 테슬라를 엔비디아 지배력에 도전할 수 있는 자체 반도체 플레이어로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비디아도 엣지 AI와 로봇, 자율주행용 칩 시장을 놓치지 않고 있어 경쟁은 단순하지 않다.

테슬라의 강점은 범용 AI 칩이 아니라 자사 제품에 맞춘 맞춤형 칩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량, 로봇, 데이터센터를 한 회사 안에서 설계하고 운영하면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더 넓은 고객층과 검증된 생태계를 갖고 있다.

◇ 테슬라 재평가의 핵심은 ‘물리적 AI’


최근 테슬라를 둘러싼 논의의 핵심은 전기차 판매량보다 AI 사업의 확장성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미국·유럽 수요 둔화,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확대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예전처럼 전기차 성장률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

대신 시장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로보택시, 옵티머스, AI 반도체,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을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AI를 구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AI5는 이 전환의 상징이다. 차량과 로봇이 실제 도로와 공장, 가정에서 움직이려면 클라우드 AI만으로는 부족하다. 기기 내부에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판단하는 엣지 AI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AI5를 통해 이 영역을 직접 장악하려 한다.

◇ 기대는 크지만 검증은 남았다


테슬라의 AI 반도체 전략은 강력한 성장 서사를 제공하지만 아직 검증해야 할 부분도 많다.

AI5의 실제 성능, 양산 시점, 생산 파트너, 비용 구조, 차량과 로봇 적용 일정은 모두 변수다. 머스크가 제시해온 일정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늦어진 적이 있다. 테라팹 역시 대규모 자본과 제조 역량이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다.

그럼에도 시장이 반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테슬라가 기존 전기차 성장 둔화의 한계를 AI와 로봇, 반도체로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의 최근 반등은 단순한 전기차 판매 회복 기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AI5와 FSD v14 라이트, 옵티머스, 테라팹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테슬라가 다시 AI 성장주로 읽히기 시작한 결과다.

테슬라가 스페이스X보다 더 매력적인 머스크 생태계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AI5 칩은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사라는 기존 정의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신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