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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규제에 게티·셔터스톡 38억달러 규모 합병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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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규제에 게티·셔터스톡 38억달러 규모 합병 무산 위기

편집 사진 사업 매각 조건에 게티 이사회 합병 종료 결의
셔터스톡 시간외 거래서 30% 안팎 급락…AI 이미지 경쟁 속 대형 결합 좌초
영국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에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의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AI 시대 이미지 콘텐츠 시장 재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에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의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AI 시대 이미지 콘텐츠 시장 재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사진=챗GPT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의 대형 합병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영국 경쟁당국이 합병 승인 조건으로 셔터스톡의 편집 사진 사업 매각을 요구하자 게티이미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이미지 확산으로 기존 스톡사진 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추진됐던 대형 결합이 규제 장벽에 막힌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게티이미지 이사회가 30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조건부 승인 결정에 따라 셔터스톡과의 합병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의했다고 1일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는 공시를 통해 오는 6일 이후 중대한 사정 변경이 없으면 합병 계약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셔터스톡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0% 급락했다.

◇ 영국 당국, 편집 사진 사업 매각 요구


이번 거래의 걸림돌은 CMA의 승인 조건이다.

CMA는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이 결합할 경우 언론사와 미디어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편집 사진 서비스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합병을 승인하려면 셔터스톡의 편집 사진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편집 사진 사업은 뉴스, 스포츠, 연예, 정치, 경제 현장 사진 등을 언론사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분야다. 게티이미지는 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강력한 지위를 유지해 왔고 셔터스톡도 주요 경쟁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영국 당국은 두 회사가 합쳐지면 언론과 콘텐츠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공급자가 줄어들고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게티이미지는 이런 조건을 수용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사회는 셔터스톡의 편집 사진 사업을 떼어내면 합병의 전략적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 대형 이미지 플랫폼 탄생 좌초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은 지난 1월 37억달러(약 5조7300억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모두 온라인 사진, 동영상, 일러스트, 음악, 그래픽 등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하는 대표 업체다. 광고회사, 언론사, 기업, 디자이너, 영상 제작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최대급 이미지 콘텐츠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었다. 게티이미지는 보도사진과 스포츠·연예 사진, 고급 콘텐츠에 강하고 셔터스톡은 폭넓은 스톡 이미지와 영상, 창작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규제당국은 특히 편집 사진 시장에서 경쟁 감소를 우려했다. 미국 법무부는 앞서 이 거래에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영국 당국의 조건이 최종적으로 거래를 흔든 결정적 변수가 됐다.

◇ 합병 기대 사라진 셔터스톡


합병 취소 방침은 셔터스톡 투자심리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셔터스톡 투자자들에게 이번 합병은 주가 재평가의 핵심 재료였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 확산으로 전통 스톡사진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 상황에서 게티이미지와의 결합은 비용 절감과 시장 지위 강화를 기대하게 하는 카드였다.

그러나 합병이 무산되면 셔터스톡은 독자 생존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 AI 학습용 데이터 라이선스, 생성형 AI 도구 결합, 영상·음악 콘텐츠 확대 등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지만 경쟁 환경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도 새로운 자금 조달과 전략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금융 자문사를 고용해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 AI가 흔든 이미지 콘텐츠 시장


이번 합병 추진의 배경에는 AI가 있다.

생성형 AI는 몇 초 만에 사진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광고, 마케팅, 블로그,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들은 과거처럼 스톡사진을 구매하기보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 같은 기존 이미지 콘텐츠 업체에 큰 압박이다. 두 회사는 방대한 라이선스 이미지와 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AI 도구가 저렴하고 빠른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사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

합병도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컸다.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합치고 비용을 줄이며 AI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라이선스와 저작권 보호 체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규제당국은 AI 경쟁 압박과 별개로 기존 편집 사진 시장의 경쟁 감소를 문제 삼았다. AI가 기존 콘텐츠 업체를 위협하더라도 대형 사업자 간 결합이 자동으로 허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 영국 규제의 존재감 부각


이번 사례는 영국 경쟁당국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켰다.

CMA는 최근 글로벌 기술·콘텐츠 기업의 대형 거래에서 강한 규제 태도를 보여 왔다. 기업들이 미국 규제를 통과하더라도 영국에서 조건부 승인이나 시정 조치를 요구받으면 거래가 흔들릴 수 있다.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거래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영국의 편집 사진 사업 매각 요구가 결국 합병 중단 방침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영국 시장 규모 자체보다 영국 규제 판단이 거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디지털 콘텐츠와 AI, 플랫폼 산업처럼 시장 지배력 논란이 큰 분야에서는 영국 당국의 심사가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 게티·셔터스톡 모두 새 전략 필요


합병이 최종 무산되면 두 회사 모두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게티이미지는 고급 보도사진과 스포츠·연예 콘텐츠, 브랜드 라이선스, 기업 고객 기반을 앞세워 독자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AI 기업과의 저작권 소송, 데이터 라이선스, AI 이미지 식별 기술 같은 새 영역도 계속 키워야 한다.

셔터스톡은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합병 기대가 사라지면 독립 회사로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스톡 이미지 시장의 가격 경쟁, AI 이미지 도구 확산, 콘텐츠 창작자 보상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두 회사가 다시 협상에 나서거나 다른 형태의 제휴를 찾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영국 규제당국이 요구한 사업 매각 조건을 게티이미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기존 합병 구조는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

◇ AI 시대에도 반독점 벽은 높다


게티이미지와 셔터스톡의 합병 무산 위기는 AI 시대 콘텐츠 산업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전통 이미지 업체들은 AI로 인해 성장 압박을 받고 있다. 이들은 규모를 키워 비용을 줄이고, 더 큰 데이터와 콘텐츠 라이브러리로 AI 기업에 맞서려 한다. 그러나 규제당국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이 줄어드는 문제를 그대로 들여다본다.

AI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대형 업체끼리의 결합이 쉽게 허용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뉴스와 편집 사진처럼 공공성과 언론 생태계에 연결된 분야에서는 공급자 선택권과 가격 경쟁이 더 중요한 쟁점이 된다.

이번 거래는 AI 이미지 경쟁에 맞서려는 전통 콘텐츠 업체들의 대표적 대응이었다. 하지만 영국 규제당국의 조건을 넘지 못하면서 이미지 콘텐츠 시장 재편은 다시 불확실한 국면으로 들어서게 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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