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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佛 CMA CGM, 페덱스 물류사업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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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CMA CGM, 페덱스 물류사업 인수한다

프랑스 해운그룹, 미국 공급망 공략 강화
페덱스는 화물사업 분사 이어 핵심 배송망 집중
CMA CGM이 페덱스의 제3자물류 사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해상 운송과 항공·육상 물류를 결합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CMA CGM이 페덱스의 제3자물류 사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해상 운송과 항공·육상 물류를 결합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챗GPT

프랑스 해운그룹 CMA CGM이 미국 배송업체 페덱스의 물류사업을 14억달러(약 2조17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추진한다.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인 CMA CGM은 해운을 넘어 물류, 항공화물, 항만, 미국 공급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면 페덱스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항공·육상 배송망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MA CGM이 페덱스의 제3자물류 사업을 현금 14억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에서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제3자물류 사업 인수

이번 거래 대상은 페덱스 서플라이체인이다. 이 사업은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 고객을 상대로 주문 처리, 재고 관리, 물류 운영, 반품 처리 등을 제공하는 제3자물류 부문이다.

제3자물류는 제조사나 유통사가 직접 물류를 운영하지 않고 외부 전문 업체에 창고, 배송, 재고 관리, 반품 처리 등을 맡기는 사업이다. 전자상거래와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지면서 물류기업들의 핵심 성장 분야로 꼽힌다.

페덱스 서플라이체인의 뿌리는 지난 2015년 페덱스가 14억달러에 인수한 젠코 디스트리뷰션 시스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덱스는 당시 전자상거래 반품과 주문 처리 시장 확대를 겨냥해 이 회사를 사들였다.

약 10년 뒤 페덱스는 같은 규모의 가격으로 해당 사업을 매각하는 셈이다. 이는 페덱스가 더 이상 모든 물류 영역을 직접 보유하기보다 핵심 배송 네트워크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페덱스, 핵심 배송망 집중


페덱스에는 이번 매각이 구조조정의 연장선에 있다.

페덱스는 지난달 화물 운송 사업부인 페덱스 프레이트를 독립 상장사로 분사했다. 페덱스 프레이트는 북미 소량화물혼재운송 사업을 담당해온 부문이다. 분사 이후 페덱스는 항공과 지상 배송망, 국제 특송, 핵심 물류 인프라에 경영 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제3자물류 사업 매각도 같은 방향이다. 페덱스는 창고 운영과 반품 처리 같은 계약물류보다 자체 항공기와 지상망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에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배송업계는 최근 비용 압박과 수요 변동, 전자상거래 성장 둔화, 국제 교역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특히 저가 전자상거래 물량과 관세 정책 변화는 특송·물류업체의 물동량 전망을 흔드는 요인이다.

이런 환경에서 페덱스는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영역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 CMA CGM, 해운 넘어 종합 물류로


CMA CGM에는 이번 인수가 미국 공급망 공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CMA CGM은 프랑스 마르세유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컨테이너 선사로 전통적으로 해상 운송이 핵심 사업이지만 최근에는 항만, 내륙 물류, 항공화물, 계약물류, 미디어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로돌프 사데 CMA C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이 업체를 종합 물류그룹으로 키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해운 운임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뒤 그 자금을 물류와 항공화물, 항만 자산 인수에 적극 투입해 왔다.

CMA CGM은 최근 몇 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미국 주요 항만 자산에도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인프라 투자회사 스톤피크와 100억달러(약 15조490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CMA CGM은 이 합작회사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페덱스 서플라이체인 인수는 해상 운송에서 끝나지 않고 창고, 주문 처리, 반품 관리, 내륙 물류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의 일부로 분석된다.

◇ 트럼프 앞에서 약속한 미국 투자


CMA CGM은 미국 시장 확대를 그룹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사데 CEO는 지난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4년 동안 미국에 20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를 통해 미국 해운산업을 되살리고 1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그 약속과도 맞물린다. 미국 내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페덱스와 협력 관계를 넓히면 CMA CGM은 미국 공급망에서 더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FT는 양사가 거래와 함께 화물 운송 분야의 협력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덱스의 항공화물 역량과 CMA CGM의 해상 운송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 회사는 CMA CGM이 페덱스의 우선 해상 운송사가 되고, 항공화물 분야에서도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단순한 사업 매각을 넘어 해상·항공 물류를 연결하는 전략적 제휴 성격도 갖는다.

◇ 해운 불황 속 돌파구


CMA CGM이 물류 확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해운업황 둔화도 있다.

컨테이너 해운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기록적인 운임 상승으로 큰 이익을 냈다. 그러나 이후 선복 과잉과 운임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약해졌다.

CMA CGM도 올해 어려운 환경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물류 경로가 흔들렸고, 초과 공급에 따른 운임 하락도 부담이 됐다.

지난해 CMA CGM의 매출은 544억달러(약 84조3000억원)였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2는 해운 사업에서 나왔다. 물류 부문 매출은 180억달러(약 27조9000억원)로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해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5% 줄어 180억달러(약 27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조정 이익은 41% 감소한 15억달러(약 2조3200억원)에 그쳤다.

해운 운임에만 의존하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CMA CGM이 물류와 항공화물, 항만 자산을 넓히는 것은 이런 변동성을 줄이고 고객 공급망 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 페덱스와 CMA CGM의 이해 일치


이번 거래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페덱스는 비핵심 물류 자산을 매각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핵심 배송망에 집중할 수 있다. 페덱스 프레이트 분사 이후 제3자물류 사업까지 정리하면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 명확해진다.

CMA CGM은 미국 내 계약물류와 반품 처리, 주문 처리 역량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기존 해상 운송망과 항만 자산에 페덱스 서플라이체인의 창고·주문 처리 기능이 더해지면 미국 고객에게 더 넓은 공급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반품과 주문 처리 분야는 물류기업들이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다.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뿐 아니라 쉬운 반품을 요구하고, 유통기업들은 이를 외부 물류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페덱스 서플라이체인의 사업 경험은 CMA CGM이 미국 내륙 물류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계 허물기


이번 거래는 글로벌 물류업계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선사는 더 이상 배만 운영하지 않는다. 머스크, MSC, CMA CGM 같은 대형 해운사들은 항만, 창고, 항공화물, 내륙 운송, 통관, 주문 처리까지 손을 뻗고 있다. 고객에게 출발지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반대로 특송·택배 기업은 모든 물류 기능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핵심 네트워크와 수익성 높은 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 페덱스의 페덱스 프레이트 분사와 페덱스 서플라이체인 매각은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세계 공급망은 지정학적 갈등과 관세, 전쟁, 에너지 가격, 항만 혼잡에 따라 계속 흔들리고 있다. 기업 고객은 단순 운송업체보다 해상·항공·창고·반품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한다.

CMA CGM이 페덱스 물류사업을 품으면 미국 공급망에서 해운사의 역할은 더 커진다. 페덱스는 배송망 중심의 더 날렵한 회사로 바뀌고 CMA CGM은 해운사를 넘어 미국 물류 인프라를 장악하는 종합 공급망 기업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