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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독점 부순다”… 日 정부·소프트뱅크 연합, 1조 엔 투입 ‘AI 주권 요새’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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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독점 부순다”… 日 정부·소프트뱅크 연합, 1조 엔 투입 ‘AI 주권 요새’ 구축

메가 컨세션 ‘노에트라’ 출범, 혼다·소니·NEC 등 44개 제조·금융 공룡 대거 집결
5년간 62억 달러 자본 수송… 초도 예산 3,873억 엔 투입 2027년 기초 모델 기습 출시
美 클로드 공급 차단 등 자원 무기화 맞서 기술 자강론… 안방 제조업 ‘암묵지 데이터’ 총동원
소프트뱅크, 혼다 모터, NEC, 소니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소프트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혼다 모터, NEC, 소니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소프트뱅크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전의 최전선에서 천문학적인 자본 전쟁을 벌이며 독점 장벽을 높여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소프트뱅크를 필두로 한 자국 핵심 제조·금융 연합군에 최대 1조 엔(약 9조 5,700억 원)의 국책 유동성을 수혈하는 거대한 기술 자강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방과 대륙의 안보 규제 펜스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오픈소스 인공지능 주권’을 확립하고, 일본의 최대 자산인 제조업 현장의 암묵지 데이터를 결합한 ‘물리적 AI(Physical AI)’ 영토를 선점하겠다는 대담한 포석이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자국 통신·테크 거두인 소프트뱅크(SoftBank)를 비롯해 혼다(Honda) 모터, 소니(Sony) 그룹, NEC 및 산하 국립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등이 전격 결성한 메가 컨소시엄 ‘노에트라(Noetra)’를 인공지능 국책 개발 사업의 최종 사령탑으로 선정했다.

5년간 1조 엔 국고 수송… 알리바바 ‘Qwen’ 수준 조기 도달 타깃


이번 프로젝트의 메인 타임라인은 오는 2026 회계연도부터 향후 5년간 가동된다. 일본 정부는 사업 첫해에만 3,873억 엔의 대규모 자본 지출을 확정했으며, 향후 기술 튜닝 및 중간 성과 평가에 따라 지원 외형을 최대 1조 엔까지 가쁘게 확대할 방침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이달 중순부터 자동차, 가전 등 하류 제조업 28개사와 금융, 물류, 정보통신 등 비제조업 16개사를 포함해 총 44개사로 촘촘히 팽창한다.

노에트라의 당면 목표는 오는 2027년까지 일본어 기반의 자체 인공지능 기초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용 서비스를 기습 출시하는 것이다. 성능 면에서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거대언어모델(LLM)인 ‘퀜(Qwen)’ 시리즈와 대등한 수준을 조기 마킹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오는 2031년까지는 오디오, 비디오, 시각적 공간 정보와 물리적 역학 특성을 동시에 계산·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 멀티모달 기술을 오픈소스 형태로 대륙 전역의 산업 인프라에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미국 기술 의존은 독약”... 안토픽 공급 차단 쇼크가 부른 ‘기술 주권론’


일본 정부가 이토록 긴박하게 거대 자본을 수송해 방어벽을 친 배경에는 우방국마저 차갑게 돌변하는 글로벌 기술 보호무역주의의 포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미국 정부는 안보 안정을 이유로 자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을 향해 외국인에 대한 최신 ‘클로드(Claude) 5’ 모델의 접근을 기습 차단하라는 특별 행정 명령을 내렸다.
안보 핵심 기술을 동맹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언제든 공급망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뼈아픈 경종을 울린 셈이다.

이미 인공지능 4세대 모델을 뿜어내고 있는 미국 오픈AI나 앤트로픽과의 전면적인 소프트웨어 소모전은 자본력 격차상 승산이 낮다고 판단한 일본은 자신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기계, 공장, 로봇 등 하드웨어 인프라를 인공지능의 두뇌와 결합하는 ‘물리적 AI’로 우회 전술을 폈다.

중국이 국가 주도로 자금을 살포하며 2024년 기준 전 세계 로봇공학 전공생의 40%를 싹쓸이하고 관련 특허를 독점 장악해 가자, 일본 역시 안방 공장들의 장부 외 자산인 실물 장비 운용 및 정밀 검사 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에 총동원해 로봇의 자율 제어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이와 연구소의 미호 타나베 선임연구원은 “이번 싸움의 성패는 오랜 세월 일본 제조 현장에 장인 정신으로 누적되어 온 고유의 ‘암묵지(Implicit Knowledge)’를 어떻게 완벽히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해 인공지능에 이식하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2040년까지 10.5조 엔 대수술… 1,000만 대 ‘자율 로봇’으로 고령화 장벽 분쇄


거시 경제적 안보 방어벽 구축을 위해 일본 정부는 오는 2040 회계연도까지 민관 합동으로 물리적 AI 및 로봇공학 영토에 총 10.5조 엔(약 100조 원)의 천문학적인 누적 투자를 단행하는 대수술 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AI 로봇 국가 전략’을 대대적으로 개정하고, 오는 2040년까지 일본 영토 전역의 제조, 물류, 서비스 하류 현장에 총 1,000만 대의 자율형 AI 탑재 로봇을 군대처럼 배치하겠다는 메가 청사진을 전개했다. 가혹해지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극심한 노동력 부족 족쇄를 풀고 국가 생산성의 성장을 강제로 견인하겠다는 실리주의 고육지책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장관)은 도쿄 기자회견에서 “물리적 AI와 로봇공학은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벽을 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며 “일본 제조 현장의 독점적 데이터 기반을 촘촘히 구축해 기술 주권을 완벽히 사수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이 시스템을 해외 시장으로 역수송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을 장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정학적 통상 전쟁의 포화 속에서 서방의 기술 종속 장벽을 허물고 안방의 제조 암묵지를 무기 삼아 차세대 자율 로봇 패권을 탈환하려는 일본 정부의 거대한 도박과 이로 인한 아시아 기술 벨트의 자본 재편 시나리오는 하반기 글로벌 첨단 산업 지형을 흔들 가장 묵직한 거시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