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술주 폭등 뒤 고평가 부담, 실적 검증대 오른 AI 수익성
인프라 특수 누리는 산업재와 배당수익률 4%대 진입한 에너지주 주목
인프라 특수 누리는 산업재와 배당수익률 4%대 진입한 에너지주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뉴욕증시 기술주가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하반기 투자 지형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
고평가 논란이 일어난 정보기술(IT)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배당 매력이 높은 에너지와 수요 기반이 확실한 산업재 부문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런스는 지난 1일(현지시각) 상반기 미국 증시를 주도한 기술주 쏠림 현상이 하반기에는 완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 부문 가치평가가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실적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주가의 급격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고평가 부담 커진 기술주, 시험대 오른 AI 수익 구조
하지만 업종 내부에서는 이미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으나, 2분기 고점 이후 진행된 최근 조정 구간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7%를 밑돌며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아이셰어즈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상장지수펀드(ETF)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비용 증가 대비 수익화 지연 우려가 겹치며 올해 14% 하락했다. 메타 플랫폼스도 상반기 전체로 보면 6% 밀렸으며 애플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시장 내에서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간 온도차가 뚜렷해진 양상이다.
현재 기술주 중심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기술 선택 섹터 SPDR ETF는 올해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6배에 이른다. 시장 평균인 22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는 감가상각비와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져 단기 마진 압박을 키울 수 있다.
크리스 하이지 메릴본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기업 이익이 계속해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야만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만 TSMC와 네덜란드 ASML 같은 칩 제조사의 실적 추이도 핵심 지표다. 시장조사업체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는 기술 부문이 3분기에 58%, 4분기에 48%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해야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프라 특수 산업재와 가격 매력 커진 에너지주
기술주 대안으로는 산업재와 에너지 업종이 주목받는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산업 선택 섹터 SPDR ETF는 캐터필러와 GE 버노바를 주요 종목으로 담고 있다. 이 기업들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수요 급증과 미국 정부 인프라 투자 수혜를 동시에 받는 수혜 섹터다.
PER은 28배로 기술주보다 높지만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확실한 수주와 투자에 기반해 실적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강점이 있다. 철도, 건설, 항공 등 전통 제조업이 고루 섞여 있어 기술주 주가가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에너지 업종은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 중동 지정학 위기가 완화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4월 1배럴에 120달러(약 18만 6200원) 선에서 최근 70달러(약 10만 8600원) 선까지 떨어졌다. 그 영향으로 에너지 업종 주가는 2분기에 13% 밀렸다.
유가 안정에 따라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둔화할 수 있고 미국 셰일가스 증산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정책 변수 등 리스크는 상존한다. 그럼에도 70달러 선 유가는 메이저 오일 기업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구간이다.
현재 에너지 업종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은 12배 수준까지 내려와 가치평가 이점이 크다. 엑손모빌과 셰브론 같은 대형 석유기업의 배당수익률도 4%대에 이르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대안으로 꼽힌다.
지정학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 유가 반등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 금융, 통화서비스, 헬스케어 업종도 PER 16배에서 20배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어 안정적인 경제 성장 국면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업종으로 거론된다.
하반기 금융시장 향방을 가를 3가지 투자 지표
하반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을 결정할 세 가지 변수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는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 설비투자 효율성이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빅테크 기업의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규모와 영업이익률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인공지능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 검증되지 않는다면 기술주 중심의 지수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둘째는 중동 정세 변화와 원유 공급량 추이다. 유가가 1배럴에 70달러 선 박스권에서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에너지주의 배당 매력이 부각되겠지만, 분쟁 재발로 90달러(약 13만 9700원) 선을 돌파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며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셋째는 전력망 투자 속도와 산업재 실적 레버리지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설비 투자가 차질 없이 집행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전력망 확충 규모가 산업재 부문의 이익 성장을 지속시키는 동력이 되는지 주시해야 한다.
하반기 시장은 인공지능 투자 대비 수익 전환 속도와 유가 안정 여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섹터 간 자금 이동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