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주가 4% 상승, 기업가치 2조6000억원
우버 의존·적자 부담에도 마이크로모빌리티 수요 확인
우버 의존·적자 부담에도 마이크로모빌리티 수요 확인
이미지 확대보기우버가 투자한 전동자전거·전동킥보드 공유업체 라임이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 상승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공유 모빌리티 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은 가운데 라임은 살아남은 대표 사업자로 공개시장에 입성했다.
다만 높은 운영비와 규제 부담, 우버와의 제휴 의존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적자는 상장 이후에도 핵심 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라임 주가가 1일(이하 현지시각) 나스닥 데뷔 첫날 4% 상승하며 회사 가치를 약 17억달러(약 2조6000억원)로 평가받았다고 2일 보도했다.
라임은 주당 25달러(약 3만9000원)에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확정했다. 장 초반 주가는 27달러(약 4만2000원)까지 올랐고, 종가는 약 26달러(약 4만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와 기존 주주들은 이번 공모에서 약 700만주를 매각해 모두 1억7400만달러(약 2700억원)를 조달했다.
◇ IPO 시장 회복 흐름에 올라타
라임의 상장은 미국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이란전쟁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상장 시점을 늦췄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IPO 시장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이스X가 750억달러(약 116조2000억원) 규모의 기록적인 상장에 성공하면서 신규 상장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살아났다.
라임의 첫날 상승폭은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IPOX 리서치의 루카스 뮐바우어 연구원은 “공모가가 희망 범위 중간에서 정해지고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 것은 충분한 투자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지만 시장 반응은 열광적이라기보다 신중한 편이었다”고 분석했다.
◇ 230여개 도시서 전동 이동수단 운영
라임은 지난 2017년 창업한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기업이다. 전 세계 230개 이상 도시에서 전동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단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앱을 통해 가까운 기기를 찾아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공유 전동자전거와 전동킥보드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대중교통과 도보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아 출퇴근이나 단거리 이동 수요를 흡수해 왔다.
웨인 팅 라임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기존 시장 안에서 더 많은 차량을 배치하는 것이 가장 큰 성장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한 도시 안에서 차량 밀도가 높아질수록 서비스 신뢰도가 올라가고 이용자 채택과 사용 빈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라임은 신규 도시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라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맞춰 멕시코시티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 우버 제휴가 성장 축
라임의 성장에는 우버와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버는 라임의 최대 투자자로 지분 20%를 조금 넘게 보유하고 있다. 우버 앱은 라임의 전동킥보드를 이동 선택지로 제공한다. 팅 CEO도 라임 합류 전 우버에서 근무했다.
이 제휴는 라임에 강점이자 위험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버 앱을 통한 접근성은 이용자 확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우버와의 협력에 의존한다는 점은 독립적인 성장 능력에 대한 의문을 남기기 때문이다.
뮐바우어 연구원은 “라임이 상장 이후 흐름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차량을 더 투입하고 자본지출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계절과 경기 사이클을 넘어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팬데믹 이후 업계 재편의 생존자
라임의 상장까지는 긴 우회로가 있었다.
이 회사는 2021년부터 상장 의사를 밝혔지만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은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흔들렸다. 라임의 기업가치는 2019년 24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서 2020년 약 5억1000만달러(약 7900억원)로 급락한 것으로 당시 보도됐다.
경쟁사들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버드는 파산보호를 티어와 도트 같은 사업자들은 비용 절감과 규모 확보를 위해 합병을 택했다. 전동킥보드와 전동자전거 공유사업은 도시 규제, 수리·충전·재배치 비용, 계절성이라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라임이 나스닥에 입성했다는 점은 업계 재편 이후 살아남은 사업자에게는 여전히 투자 기회가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공개시장 투자자 앞에서 수익 모델을 검증받아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기도 하다.
◇ 매출 늘었지만 순손실 지속
라임은 아직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 회사가 투자설명서에서 밝힌 2025년 기준 매출은 8억8670만달러(약 1조3700억원)였다. 같은 해 순손실은 5930만달러(약 918억원)를 기록했다.
매출 규모가 커졌지만 차량 관리와 배터리 충전, 도심 재배치, 보험, 규제 대응 비용이 수익성을 누르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는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운영 현장에서는 물리적 자산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
라임이 상장 이후 높은 평가를 유지하려면 기존 도시에서 차량 밀도를 높이는 전략이 실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줘야 한다. 단순 이용 증가보다 중요한 것은 차량 한 대당 수익성과 유지 비용의 균형이다.
◇ AI 시대의 ‘실물 이동수단’ 논리
라임은 AI 투자 붐이 지배하는 증시에서 다소 다른 이야기를 내세우고 있다.
팅 CEO는 “라임에는 AI에 견디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임이 물리적 제품을 가진 회사라고 전제하면서 사람들이 이동수단을 필요로 하는 한 라임은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하며 지속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투자자들은 AI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산업을 얼마나 바꿀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라임은 데이터센터나 생성형 AI 기업은 아니지만 도시 이동이라는 현실 수요를 가진 실물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논리는 라임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준다. AI 붐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사업이라는 점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면 실물 자산을 운영하는 사업인 만큼 비용 구조가 가볍지 않고, 수익성 개선 속도가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 상장 성공보다 이후가 더 중요
라임의 나스닥 데뷔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업계에 상징적이다.
공유 전동킥보드와 전동자전거 사업은 한때 도시 교통의 미래로 주목받았지만 팬데믹과 규제, 비용 부담을 거치며 많은 사업자가 사라졌다. 라임은 그 과정에서 살아남아 공개시장에 입성한 몇 안 되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첫날 주가 상승만으로 사업 모델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다. 우버와의 협력, 기존 도시에서의 밀도 전략, 신규 시장 확대, 순손실 축소가 모두 함께 맞물려야 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