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신뢰와 실전 검증…24대 규모 인프라가 보라매 교두보
한국, 3조 사업비 중 '70% 금융 지원' 파격 제안으로 수주 굳히기
한국, 3조 사업비 중 '70% 금융 지원' 파격 제안으로 수주 굳히기
이미지 확대보기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필리핀 공군 현대화 사업이 단순한 기체 판매를 넘어, 필리핀의 국가 안보 체계 자체를 '한국형 방산 생태계'로 통합하는 고도의 전략적 로드맵을 밟고 있다. 필리핀이 최근 FA-50PH를 추가 도입하며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온 것은, 결국 차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KF-21 보라매' 도입을 위한 치밀한 사전 포석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2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방산 전문 매체 조나 자카르타(Zona Jakarta)와 인도밀리터리(Indomiliter)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공군(PAF)의 차세대 다목적 전투기(MRF) 현대화 사업을 두고 한국 정부와 KAI가 총 계약액의 70%를 수출입은행(KEXIM) 융자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금융 제안을 던지며 수주 굳히기에 돌입했다.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Defence Security Asia) 등 역내 안보 소식통은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응해 총 20대 규모의 KF-21 보라매 블록 I 도입을 강력히 추진 중이며, 양국 간의 군수·정비·훈련 체계를 하나로 묶는 '전술 생태계 통합'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마라위 실전으로 증명된 신뢰…24대 대형 편대로 '락인 효과' 극대화
이러한 전술적 신뢰는 지난해 6월 3일, 첨단 AESA 레이더와 공중급유 기능을 탑재한 최신형 'FA-50 블록 20(Block 20)' 12대를 추가 도입하는 7억 달러 규모의 2차 계약으로 이어졌다. 필리핀 항공 매체와 군 당국에 따르면 해당 기체들의 인도는 오는 2030년까지 완료되어 필리핀은 총 24대의 대규모 국산 경공격기 함대를 보유하게 된다.
이미 10년 넘게 KAI의 정비 프로토콜, 부품 조달망, 조종사 교육 커리큘럼에 완벽히 동화된 필리핀 공군으로서는 기종 전환 시 발생하는 막대한 인프라 매몰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KF-21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생태계 락인(Lock-in)' 상태에 진입해 있다. FA-50의 조종사 훈련 및 군수 인프라를 KF-21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 교리를 전면 채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 원 규모 금융 패키지와 클락 기지 MRO 허브화 카드
인도밀리터리가 공개한 비공식 협상 초안에 따르면, 한국 측이 제안한 이번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KF-21 기체뿐만 아니라 무장 통합, 정비 인프라, 장기 후속 군수 지원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국방 예산 압박을 겪고 있는 필리핀 내각의 '리히라이즌 3(Re-Horizon 3)' 군 현대화 계획을 배려해, 전체 대금의 70%를 한국수출입은행의 정부 보증 대출(Government-backed loan)로 충당하고 필리핀은 30%의 국내 예산(초기 계약금 형태의 다운페이먼트 15%, 약 18억 페소)만 선투입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구조를 제시했다.
여기에 양국은 필리핀 클락 공군기지(Clark Air Base) 내에 대규모 '정비·수리·창정비(MRO) 센터'를 공동 설립하는 방안을 정밀 검토 중이다. 이 시설이 가동되면 필리핀은 단순한 무기 수입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KAI 가동 기체들의 유지보수를 총괄하는 지정학적 거점으로 격상하게 된다.
비록 필리핀 국방부(DND)와 KAI 간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 본계약 서명 단계는 남아 있으나, 24대의 FA-50 하드웨어 자산과 파격적인 70% 대출 카드는 미국산 F-16이나 스웨덴 그리펜 등 경쟁 기종들을 방어하는 K-방산의 핵심 무기다. 양측이 합의를 조기 마감할 경우 초도 양산 기체의 인도는 2027년에서 2029년 사이에 개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필리핀은 남중국해 작전 반경 내에서 확실한 공중 비대칭 우위를 확보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