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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빗장 푼 캐나다… 60조 원 잠수함 시장 K방산 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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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빗장 푼 캐나다… 60조 원 잠수함 시장 K방산 뚫나

카니 총리, 국방비 160조 원 증액 목표 검토… ‘바이 아메리칸’ 탈피 선언
유럽 우선주의 기류 속 HD현대·한화오션 디젤 잠수함 틈새시장 부상
오랜 기간 평화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던 캐나다가 대미 안보 의존을 줄이고 독자 군사 대국 노선으로 급선회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파른 방위비 증액 압박과 동맹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생존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오랜 기간 평화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던 캐나다가 대미 안보 의존을 줄이고 독자 군사 대국 노선으로 급선회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파른 방위비 증액 압박과 동맹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생존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오랜 기간 평화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던 캐나다가 대미 안보 의존을 줄이고 독자 군사 대국 노선으로 급선회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파른 방위비 증액 압박과 동맹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생존 전략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캐나다 정부가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고 유럽을 포함한 제3국으로 무기 조달선을 다변화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3(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중심 동맹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유럽 우선 구도 속에서도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 방산이 유력한 대안 공급자로 부상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나는 형국이다.

트럼프 ‘51번째 주조롱에 충격… 냉전 이후 첫 무장 선언


미국 공화당 행정부의 거센 압박은 캐나다 안보 정책의 근간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NATO) 회원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방위비 지출을 거듭 요구했다. 미국 중심 무기 구매 체계(Buy American) 압박과 고율 관세 부과 공세,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병합하겠다는 식의 거친 발언은 캐나다 내부의 전략 위기감을 극도로 자극했다.
과거 공급망 정치화를 경험한 캐나다 처지에서 미국 일변도 의존은 치명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위기감이 퍼지자, 청년층의 군 입대 행렬이 나타났다.

폴리티코 보도를 보면 캐나다 정규군 정식 입대자 수는 한 해 동안 7310명을 기록했다. 상근직으로 전환한 예비역 800명을 합하면 8100명이 넘는 병력이 확충됐다. 이는 지난 30년 통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재정 정책 주체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5% 수준인 해마다 최대 1500억 캐나다달러(161조 원)까지 늘리는 파격 군 현대화 목표를 중장기 상한선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GDP 1%대 중반에 머물던 국방비를 전시급으로 증액하겠다는 구상이다.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은 민주주의와 선의만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며 안보 현실에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60조 원 규모 차기 잠수함 사업… 유럽산 독점 깨는 K방산 카드


캐나다 유권자들도 독자 생존 여론에 힘을 실었다. 폴리티코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국방비 증액에 찬성했다. 특히 53%는 무기를 미국 대신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수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52%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방산 장비를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조달 다변화 기조는 국내 조선업계에 직접 수주 기회로 이어진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퇴역을 앞둔 기존 잠수함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60조 원 규모 차세대 디젤 잠수함 12척 도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는 북극해 작전 환경을 고려해 장기 잠항 능력과 극저온 운용 안정성을 핵심 조건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한국 한화오션이 우선 검토 대상권에 올라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보유한 디젤 잠수함 기술은 세 가지 뚜렷한 강점을 지닌다.

첫째는 유럽 기업 대비 압도적으로 신속한 조달 납기 역량이다. 둘째는 규모의 경제 확립을 통한 독보 가격 경쟁력이며, 셋째는 현지 건조와 기술 이전에 대한 유연한 협상 태도다. 군사 전문가들은 캐나다 정부가 유럽산 위주 조달을 구상하더라도, 유럽 방산 공급망의 고질적인 납기 지연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경우 대안으로 한국 해군 특수선 분야 대기업들이 유력한 사업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복지 재정 잠식하는 공격적 재정 전환… 지속 가능성 시험대


재정 부담과 그에 따른 내부 정치 갈등은 긴밀히 따져봐야 할 한계 요인이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대규모 재정 확대를 감행하는 구조여서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잇따른다.

카니 정부는 군비 예산을 확보하려 해외 원조 예산 120억 캐나다달러(129300억 원) 가운데 15%를 깎아내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국제 보건 기금이나 글로벌 식량 안보 지원금을 줄여 무기 구매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제사회에서는 과거 대외 원조 표준을 세우던 평화국가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비판과 더불어, 연방정부와 지방 정부 사이의 갈등 확산 우려도 깊어진다.

경제 회생 연계한 증액 셈법… 복지 여론 뛰어넘는 국가 생존 전략


그러나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정통 경제학자인 카니 총리의 구상은 단순한 예산 소모가 아니다. 국방비를 자국 조선소와 공급망에 재투자해 수만 개의 고숙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위산업 연계 경제 전략'을 설계해 두었기 때문이다.

내수 경제 활성화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중동 전쟁 확전과 이란 리스크 등 글로벌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북극해와 태평양의 주권을 지켜야 하는 캐나다에게 잠수함 전력 확보는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국가 생존 과제로 격상됐다. 복지 여론의 부침에 따라 국방 예산 속도를 조절할 여지 자체가 차단된 구조다.

공급망 다변화 속 지표 점검


수주 시장 흐름을 적기에 파악하려면 두 가지 실무 지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첫째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 방산 기업들의 실제 건조 지연 수준과 생산 병목 현황이다. 둘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산 품목 추가 관세 압박 수위와 방위비 분담금 공식 요구액 변화다.

미국의 관세 보복을 피하고 자국 경제 체질을 강화하려는 캐나다 정부의 안보 독자 노선은 일시적 해프닝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갈라지는 글로벌 공급망 틈바구니 속에서 빗장을 푼 캐나다의 대규모 무장 행보는 한국 방위산업이 북미 핵심 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