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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난 해법 떠오른 3D프린팅 SMR… 경제성·규제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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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난 해법 떠오른 3D프린팅 SMR… 경제성·규제는 ‘미지수’

30년 무교체 연료 내세운 토륨 미임계 원자로 공개… 가장 실험적인 개념 검증 단계
외부 중성자 공급 장치의 전력 소모가 걸림돌… 미성숙한 공급망과 규제 장벽이 관건
폴란드 제2원전 부지 경쟁 돌입… 대형 원전과 SMR의 시장 분화 신호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발생한 전력난 해법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분산형 전원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발생한 전력난 해법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분산형 전원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발생한 전력난 해법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분산형 전원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텔레폴리스와 폴란드 경제지 모니폴은 4(현지시각) 차세대 원자력 발전 기술 현황과 유럽 대형 원전 건설 움직임을 보도했다. 미국 스타트업 암페라가 세계 처음으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토륨 원자로 노심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전력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다만 기술의 안전성 이면에 가려진 경제성과 규제 장벽은 상용화의 거대한 미지수로 꼽힌다.

탄화규소와 자이로이드 구조 도입… 상용 검증 아닌 운전 실증 전무한 실험 단계


미국 플로리다주에 본사를 둔 암페라는 팜비치 가든스 혁신센터에서 탄화규소 재질로 만든 원자로 모듈 실물을 선보였다. 기존 지르코늄 합금과 비교해 열 내구성을 1600도까지 높여 수소 폭발 위험을 차단했다.
입체적인 자이로이드 구조를 3D프린팅으로 구현해 열전달 효율도 극대화했다. 연료는 토륨 기반의 트리스(TRISO) 입자를 채택해 30년 무교체 가동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공개는 상용 검증이 아닌 프로토타입 중심의 개념 검증 단계다. 자이로이드 구조를 원자로에 적용한 실증 사례가 부족하다. 운전 실증 레퍼런스가 전혀 없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사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테라파워의 나트륨이나 엑스에너지의 트리스 기반 SMR, 롤스로이스 SMR 등 이미 제도권 진입을 타진 중인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암페라의 기술 체계는 차세대 노형 중에서도 가장 실험적인 축에 속한다.

순발전 효율 갉아먹는 연구용 기술… 전력 확보 확실성 노린 온사이트 시험대


암페라가 개발하는 미임계 원자로는 외부에서 중성자를 공급해야만 핵분열이 유지된다. 물리적인 노심용융(멜트다운) 위험이 없다는 소리다. 가동 용량은 15메가와트(MW) 또는 30MW로 설계했다.

핵심 변수는 동력원인 외부 중성자 구동 장치 자체가 상당한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가속기 구동 미임계 계열 시스템은 내부 소비 전력이 너무 커 상업 발전보다 연구용 시설에 머물러왔다. 외부 유입 전력량이 많을수록 실제 판매 가능한 순발전 효율이 떨어져 가스발전이나 재생에너지와 비교할 때 경제성 검증이 까다롭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스웨디시 마하잔 융합플라즈마물리 교수는 외부에서 평가할 때 상업적 수익성을 곧바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이 이 기술을 주시하는 이유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100~500MW 단위의 전력을 중단 없이 공급받기 위해서다.

현재 시장은 단순한 단가 경쟁력보다 계통 마비로부터 자유로운 전력 확보 확실성이 더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으로 작용한다. 수십 개의 모듈을 연계하는 클러스터형 모델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추구하는 인프라 부지 내 온사이트 전력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대규모 모듈 확장에 따른 자본비용 최적화는 별개의 과제다.

지정학적 양날의 검 토륨 공급망… 규제 프레임 부재에 따르는 인허가 병목


원료인 토륨은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상업화 관점에서 양날의 검이다. 우라늄과 달리 상업적 연료 가공 인프라가 거의 전무하며, 트리스 연료의 글로벌 생산 능력도 극히 제한되어 있다.

토륨 채굴과 정제 과정은 정밀 희토류 공급망과 맞물려 있다. 관련 생태계를 장악한 중국에 대한 지정학적 의존도 리스크로 확장될 소지가 크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안정적인 수급망이 아닌 아직 산업화되지 않은 미성숙 공급망으로 정의한다.

규제 장벽은 더 가파르다. 암페라의 설계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전통적인 인허가 프레임을 벗어나는 구조다. 3D프린팅 구조물에 대한 소재 인증 지침이 미비하며, 토륨 전용 안전 규제 체계도 새로 수립해야 한다.

암페라는 규제 공백을 우회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초임계 이산화탄소 가스 발전 시스템을 먼저 출시하고 핵연료 모듈은 2030년 이후 공급한다는 우회 전략을 세웠다. 결국 기술 자체의 완성도보다 복잡한 인허가 규제가 상용화의 최종 병목이 될 전망이다.

폴란드 제2원전 부지 압축… 대형 원전과 SMR의 시장 분화 신호탄


차세대 기술의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 시장은 확실성이 높은 대형 원전 중심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클레체프 태양광 발전소 방문 현장에서 제2원전 후보지로 벨하투프와 코닌 두 곳을 압축해 검증 중이라고 발표했다.

폴란드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노형과 기술 공급사를 선정하고 2028년 부지를 확정한 뒤 2032년 착공, 2040년 첫 호기 가동을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과 프랑스전력공사(EDF)EPR 등이 경합을 벌이는 구조다.

폴란드 2차 원전 사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금융 지원 체계와 지정학적 동맹이 얽힌 복합 금융 대전이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의 가시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국가 전력망 중심의 대형 원전과 대규모 산업 시설 중심의 SMR로 뚜렷하게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기저부하는 미국의 정책 자금과 결합한 대형 노형이 책임지고, 데이터센터 같은 분산형 정밀 전력 수요는 SMR이 메우는 이원화 체계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다.

시장 진입의 고차방정식… 소재 혁신과 제도적 수용성이 생존 가른다


차세대 원전이 상업적 생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험실 안 지표를 산업 현장의 언어로 전환해야 한다. 탄화규소와 같은 신소재는 초기 고온 내구성이 우수해도 수십 년 동안 강한 방사선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재료 조사 취화 현상을 견뎌내야만 장기적인 안전성을 보장받는다.

기술적 완성도를 검증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상업적 연료 가공 인프라가 적기에 구축되지 못하면 공급망 병목으로 인해 경제성 확보는 요원해진다.

미래 원전 시장의 주도권은 기술의 기발함이 아니라 제도적 수용성과 비용 경쟁력에서 결정된다. 기존 우라늄 중심의 인허가 체계를 보유한 각국 규제 기관이 새로운 미임계 토륨 시스템과 3D프린팅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인증 지침을 얼마나 신속하게 정립하느냐가 상용화 시기를 결정짓는 실질적인 변수다.

지구상에 안전하다는 원전 기술은 많지만 싸게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드물다는 격언이 있다. 철저한 실증을 통해 가스발전이나 재생에너지 대비 킬로와트시(kWh)당 단가 우위를 입증하고 규제 장벽을 넘어서는 노형만이 폭발하는 AI 전력 시장의 최종 선택을 받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