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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독주 체제 균열 조짐… 자금,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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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독주 체제 균열 조짐… 자금,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로 이동

빅테크 고점 부담에 가치주와 산업재 중심 순환매 장세 포착
중동 갈등 장기화 속 70달러 유가 레벨이 에너지 섹터 하단 지지
미 국채 2년물 4%대 고착화에 기간 프리미엄 피해 단기 자산 대피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AI)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AI)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AI) 독주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고점 부담이 커진 기술주 대신 확실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전통 산업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기류다. 배런스는 지난 10(현지시각) 하반기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글로벌 자금 흐름의 대전환 가능성을 집중 진단했다.

머니무브 유동성의 물길을 바꾸는 네 가지 동력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 물길을 바꾸는 동력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우선 오픈AI가 지난해 130억 달러(195300억 원) 매출에 390억 달러(585900억 원) 손실을 기록한 것에서 드러나듯, 폐쇄형 인공지능 진영의 수익성 악화와 가성비를 앞세운 오픈소스 모델의 추격이 맞물리며 기술주 주도권이 흔들린다.

여기에 초거대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 요소인 전력망과 가스, 건설 자재 등 실물 인프라 테마가 구체화하면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지정학 위험 속에서 배럴당 70달러(105100) 선을 웃도는 유가 레벨은 에너지 기업들의 막대한 잉여현금흐름을 보장하는 기반이 된다.

미국 셰일 오일 기업들의 평균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0달러(6만 원)에서 50달러(75000) 선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으로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20265월 중순 이후 4% 위에서 고착화하자 장기물 변동성을 피해 초단기 채권형 자산으로 대피하는 흐름도 포착된다.

인공지능 수익성 의혹과 독점 공급망의 균열


시장을 지배하던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변곡점에 섰다는 진단은 정량 수치에서 출발한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집행한 빅테크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픈AI의 거대한 적자 지표와 더불어, 업계 서드파티 분석에서 글로벌 토큰 소비량의 약 3분의 2를 오픈소스 모델이 잠식했다는 추정치가 나온 점은 폐쇄형 인공지능 진영의 단기 현금 흐름 우려를 자극한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빅테크의 주문형반도체 도입 움직임 역시 독점 공급망 구조를 흔드는 요인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그래픽처리장치 수요의 절대 구조가 꺾인 것이 아니라 폭발 세를 보이던 증가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전력 장비에서 자재까지 실물 인프라의 귀환


인공지능의 물리 한계가 전력 공급망과 부딪히면서 자금은 실물 인프라의 구체 카테고리로 스며든다.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변압기와 고압직류송전 그리고 그리드 시스템을 공급하는 전력 장비 기업들의 수주 잔고가 사상 최대치로 쌓였다.

정밀 제조 공정에 필수 요소인 산소와 질소를 공급하는 산업용 가스 분야와 도로를 포함한 기반시설의 뼈대가 되는 골재와 시멘트 등 건설 자재 진영도 동반 수혜를 입는다. 이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경기 순환과 무관하게 안정된 현금을 벌어들이는 비규제 유틸리티 성격을 띠며 기술주를 대체할 확실한 가치주 테마로 압축된다.

유가 하단 지지와 에너지 섹터의 비대칭 매력


지정학 갈등과 수급 리스크는 에너지 섹터의 투자 논리를 완성한다. 중동 군사 충돌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과거 사이클과 달리 공급 확대가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 충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의 비대칭성이 커진 국면이다.

앞서 언급한 셰일 오일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감안할 때, 배럴당 70달러를 웃도는 현재 유가 수준은 대형 에너지 기업들에 상당한 수준의 잉여현금흐름을 보장하는 구간이다.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증산 경쟁 대신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로 자본 규율을 전환한 점도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핵심 요인이다.

금리 고착화와 채권 기간 프리미엄 회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위험 회피 움직임이 뚜렷하다. 미국의 근원 물가상승률이 당국 목표치인 2%를 웃도는 3%대에서 끈적하게 유지되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 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최근 장단기 금리 차 축소(역전 완화) 과정에서 장기물 채권의 기간 프리미엄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장기 금리 변동성에 노출되는 리스크를 지는 대신 만기가 짧은 초단기 채권형 자산에 자금을 묶어두며 확실한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포지션을 취한다.

반론과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의 연장 가능성


빅테크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지만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 핵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총액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으며 지침 상향 조정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현시점의 순환매 흐름은 거대한 추세 전환이 아니라 대형 기술주 독주에 따른 단기 숨 고르기 변화이자 포트폴리오 재배정 과정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 기념행사 현장은 인공지능 장기 성장론의 강력한 방증이다. 이날 타임스스퀘어 오프닝 벨 행사에 직접 참석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CNBC를 포함한 외신과 만나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는 반도체 호황기 이후 불황 우려에 대해 확고한 반박 의견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고객과 파트너들이 만날 때마다 모두가 더 많은 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하고 있어 수요 둔화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물리 기반 인공지능 로봇 시대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의 메모리 칩이 영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에는 방어주 매력을 높이지만 장기화하면 비용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실물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 메모리 진영이 증명하듯 글로벌 빅테크의 물리 하드웨어 수요가 하방을 확실히 받쳐줄 수 있다는 반론이 강력히 맞서는 형국이다.

자금의 방향성을 결정할 하반기 관전 포인트


향후 시장은 세 가지 경제 지표의 향방에 따라 색깔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 증가율 추이가 가치주 순환매의 지속 기간을 결정하는 첫 번째 이정표다. 원유 수급 불안 속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견고하게 지지하는지도 에너지 섹터의 주주환원 재원 유지를 보장하는 기준선이 된다.

마지막으로 2년물 국채 금리 향방과 기간 프리미엄 재상승 여부에 따라 채권 자금이 단기물에 잔류할 기간이 결정된다.

인공지능 단일 엔진에 의존하던 시장은 이제 실물 인프라와 에너지라는 현금흐름 축을 동시에 탐색하며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