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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00억달러 규모 재건 계획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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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00억달러 규모 재건 계획 시험대

AI 수요·파운드리 회복에 6분기 연속 매출 기대 상회…23일 실적이 다음 관문
인텔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텔 로고. 사진=로이터

한때 생존 우려까지 제기됐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재건 계획이 다시 시장의 검증대에 올랐다.

미국 내 생산 확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AI 인프라 수요 대응을 묶은 대규모 자본 계획이 2000억달러(약 300조4000억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미국 경제매체 24/7 월스트리트는 인텔의 재건 계획이 1000억달러(약 150조2000억원)를 넘는 미국 내 투자와 엔비디아·소프트뱅크 자금, 미국 정부 지원, 테라팹 협력 등을 포함하면 2000억달러에 가까운 규모로 확대됐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텔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서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해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50억달러(약 7조5000억원) 지분 투자, 소프트뱅크의 20억달러(약 3조원)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89억달러(약 13조4000억원) 규모 지원, 아일랜드 팹34 지분 재매입 등이 더해졌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xAI, 테슬라와 연결된 테라팹 협력도 인텔 재건 구상의 핵심 축으로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차세대 컴퓨팅 수요를 겨냥한 대형 반도체 생산 구상이다.

◇ 6분기 연속 매출 기대 상회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인텔의 대규모 자본 계획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본업 실적이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분기 실적은 적어도 그 방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텔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35억7700만달러(약 20조4000억원)로 시장 예상치 124억3100만달러(약 18조7000억원)를 웃돌았다. 이 업체는 이로써 6개 분기 연속 자체 기대치를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은 0.29달러(약 436원)였다.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은 41.0%로 1년 전 39.2%보다 개선됐다.
부문별로는 데이터센터·AI 매출이 50억5200만달러(약 7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인텔 파운드리 매출은 54억2100만달러(약 8조1000억원)로 16% 늘었다. 클라이언트 컴퓨팅 매출은 77억27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로 1% 증가했다.

◇ AI 매출 비중 60%로 확대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인텔 경영진은 AI 수요가 회사 회복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는 인텔의 AI 기반 사업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고 말했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와 AI PC, 맞춤형 반도체, 첨단 패키징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며 그는 이같이 밝혔다.

인텔은 AI 시대에도 중앙처리장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형 AI 시스템이 그래픽처리장치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버 전체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CPU와 네트워크, 메모리, 패키징 기술을 함께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인텔 제온6는 엔비디아의 DGX 루빈 NVL8 시스템용 호스트 CPU로 채택됐다. 인텔은 알파벳과도 맞춤형 ASIC 인프라처리장치 공동 개발을 포함한 다년 협력에 나섰다.

◇ 엔비디아·구글·머스크 진영까지 연결


인텔 재건 계획의 또 다른 근거는 외부 파트너십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인텔 보통주에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컴퓨팅 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협력도 발표했다. 인텔에는 AI 반도체 선두 기업의 자본과 기술 협력이 더해진 셈이다.

소프트뱅크도 20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인텔은 미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서도 핵심 지원 대상이다.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다시 키우려는 정책 방향과 인텔의 파운드리 회복 전략이 맞물려 있다.

테라팹 협력은 더 장기적인 변수다. 인텔은 스페이스X, xAI, 테슬라와 함께 테라팹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했다. AI와 로봇,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염두에 둔 대형 생산 구상으로 해석된다.

다만 파트너십이 곧바로 수익성 회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여전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고, 첨단 공정 수율과 고객 확보 속도에 따라 손익 개선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 파운드리 회복이 최대 관건


인텔의 2000억달러 재건 구상은 결국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에 달려 있다고 24/7 월스트리트는 지적했다.

인텔은 18A 공정 웨이퍼가 내부 예상보다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14A 공정도 같은 단계의 18A보다 성숙도와 수율, 성능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는 “1년 전만 해도 인텔을 둘러싼 대화는 생존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얼마나 빨리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느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인텔의 위상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뜻은 아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첨단 공정 투자와 고객 확보, 수율 개선이 맞물려야 성과가 난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도 여전히 거세다.

인텔이 다시 미국 반도체 제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AI 수요 확대를 실제 생산 계약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주가 급등에도 월가는 중립


주가 흐름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온라인 금융매체 핀볼드에 따르면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175% 넘게 올랐고 10일 기준 108.61달러(약 16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월가의 평가는 낙관 일변도와는 거리가 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루번 로이 애널리스트는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제시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75달러에서 120달러(약 18만원)로 올렸다. 이는 핀볼드가 10일 전한 인텔 주가와 비교해 약 9.94%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웰스파고의 애런 레이커스 애널리스트도 인텔에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12개월 목표주가는 110달러(약 16만5000원)로 제시했다. 핀볼드가 인용한 팁랭크스 집계에서도 월가 애널리스트 39명의 평균 목표주가는 102.50달러(약 15만4000원), 평균 투자의견은 ‘보유’였다.

이는 인텔의 재건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시장 인식을 드러낸다. AI 수요와 파운드리 회복은 강한 모멘텀이지만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 23일 2분기 실적이 다음 시험대


인텔은 2026년 2분기 매출을 138억~148억달러(약 20조7000억~22조2000억원)로 전망했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0.20달러(약 300원),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약 39.0%다.

시장의 관심은 23일 장 마감 뒤 발표될 2분기 실적에 쏠린다. 1분기 회복 흐름이 일회성인지, AI와 파운드리 수요가 실제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인텔은 6분기 연속 매출 기대치를 웃돌았고 데이터센터·AI와 파운드리 매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 소프트뱅크, 스페이스X, xAI, 테슬라로 이어지는 파트너 명단도 과거와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2000억달러 규모로 거론되는 재건 계획은 그만큼 부담도 크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실적 개선 속도와 현금흐름, 파운드리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높아진다.

인텔의 재건 구상이 단순한 기대를 넘어 실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생산능력 확대, AI 고객 수요의 지속성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