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보조금 정책 연계에 애플·엔비디아 연쇄 참여…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가속
TSMC·삼성 양강 구도에 변수… 첨단 패키징 시장 기술 패권 경쟁 전면전
TSMC·삼성 양강 구도에 변수… 첨단 패키징 시장 기술 패권 경쟁 전면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부가 부실 논란에 휩싸인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 지위에 올라섰다. 백악관은 무역 관세 정책과 반도체법 보조금 조건을 연계해 애플, 엔비디아 등 자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해 온 글로벌 선단 공정 시장 구도에 초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미국 정부는 인텔에 배정했던 반도체법 보조금 90억 달러(약 13조 5300억 원)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 10%를 직접 취득하는 방식을 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7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플이 일부 제품에 인텔 칩을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2025년 9월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5100억 원)를 투자하며 데이터 센터 칩 위탁 생산을 맡기기로 합의했다.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는 2025년 8월 말 인텔에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시장조산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2026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0%대, 삼성전자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책 유인책에 인텔 손잡은 빅테크… 엔비디아·애플 연쇄 참여
이번 협력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무역 정책 기조와 맞물려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과의 면세 조건 협상 과정에서 애플은 미국 제조업 분야에 1000억 달러(약 150조 34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하는 동시에, 인텔 파운드리를 통해 맥북과 아이폰용 차세대 칩 일부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자국 공급망 연계 흐름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인텔 맞춤형 데이터 센터 칩 인수를 조율하며 50억 달러 투자를 단행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초고성능 칩 양산을 위한 대규모 설계 파트너십에 참여했고, 구글 클라우드 역시 인텔 제온 CPU 주문량을 늘렸다.
인텔은 정부의 보조금 주식 전환과 빅테크 수주, 일본 소프트뱅크의 20억 달러 투자금을 발판 삼아 정밀 제조 장비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60%대, 삼성전자가 10%대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으나 인텔의 물량 확보로 지각변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2.5D·3D 첨단 패키징 전면전… TSMC 독점 체제 추격
인텔은 확보한 재원을 토대로 뉴멕시코 공장의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 확충에 집중한다. 첨단 후공정(패키징)은 미세 공정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칩렛을 하나의 반도체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기술이다. 현재 이 시장은 TSMC의 코오스(CoWoS) 공정이 독점하고 있으나, 인텔은 독자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TSMC의 지배력 분할을 시도한다.
시장 안착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지난 4분기 동안 104억 달러(약 15조 6300억 원)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공정 지연 이력과 낮은 웨이퍼 수율로 떨어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경쟁사 핵심 엔지니어 출신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구글 등 주요 고객사들은 인텔의 맞춤형 기술 대응 속도가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삼성 파운드리 수주 전선 비상… SK하이닉스는 HBM 차별화 집중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인텔 육성책은 국내 반도체 진영에 업종별로 상이한 파장을 미친다. 선단 공정 수주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직접적인 수주 위축 우려로 작용한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의 물량 일부가 미국 내 공급망 기조에 따라 인텔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인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공급망 구조상 인텔의 파운드리 부활에 따른 직접적인 가치사슬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정부 주도 산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회의론도 상존한다. 스콧 린시컴 카토 연구소 변호사는 정치 이해관계에 기반한 지원은 시장 상황 악화 시 단기 처방에 그쳐 기업 자생력을 해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학계 전문가들은 미국 우선주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된 만큼, 장기적인 미·대만·한국 간 첨단 공정 다각화 시나리오와 수율 데이터 추이를 정밀하게 점검하고 대응책을 짜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