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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격탄 자급화 나선 유럽… K-방산, '체계 중심 공급망'으로 구도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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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격탄 자급화 나선 유럽… K-방산, '체계 중심 공급망'으로 구도 전환해야

유럽 '저가 요격탄 자급화' 시동… 미사일은 싸게 대량생산, 통합 지휘통제는 고성능화
K-방산 완제품 수출 공식 한계… “팔고 끝내기 대신 현지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야”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손잡고 '저가 요격미사일 자급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방산의 중장기 수출 전략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손잡고 '저가 요격미사일 자급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방산의 중장기 수출 전략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손잡고 '저가 요격미사일 자급화'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방산의 중장기 수출 전략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유럽 주도의 방공망 내재화 움직임은 한국의 단거리 유도무기 수출 영토를 일부 제한할 수 있으나, 고성능 복합 방공 솔루션과 레이더·지휘통제 분야에서는 새로운 진입 통로를 열어줄 전망이다.

유럽이 싸게 만들기 시작한 것은 단순히 요격탄 한 종류가 아니라 '방공 시장의 구조' 자체다. 이에 따라 기존의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 중심의 완제품 직수출 공식에서 벗어나, 현지 합작법인(JV) 설립과 시스템 공동 개발을 바탕으로 현지 공급망 깊숙이 침투하는 구조적 체질 개선이 강력히 요구된다.

K-방산 주요 기업별 수혜 및 위험.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K-방산 주요 기업별 수혜 및 위험.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정치 선언 넘어선 실전 동맹… '프레이야' 개발 속도전


유럽의 안보 자급화 기류가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산업 협력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7월 13(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우크라이나 등 10개국이 '통합 탄도미사일 요격 연합' 창립 공동 선언에 공식 서명했다.

25개국 정상이 모인 파리 회의에서 이들 10개 창립국은 독자적인 유럽형 방공 방패 구축을 공식 선언했다고 유럽 방위 인텔리전스(싱크탱크) 매체인 그로스발트가 같은 날 보도했다.

이번 동맹의 핵심 뇌선은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파이어 포인트(Fire Point)가 주도하는 초저가 요격미사일 '프레이야(Freyja)' 프로젝트다. 프레이야는 소련 시절 S-300 미사일 기술을 개량하고 독일 디힐 디펜스(Diehl Defence)의 적외선 탐색기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상 중인 하이브리드 요격체다.

유럽 방산업계에 따르면 프레이야는 최근 비행 시험을 완료하며 기술성숙도(TRL) 6단계(시제품 성능 검증)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발 진영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범 양산에 착수하고, 오는 2027년 실전 요격 능력 테스트를 완료한다는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1발당 예상 단가는 약 70만 달러(104200만 원) 선이다. 이는 미국산 패트리엇(PAC-3)의 가격인 380만 달러(566100만 원)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

22조 유럽 방공 시장의 격변… 천궁-II 입지는 어디에

유럽의 실질적인 미사일 방어 강화 추세는 유럽하늘방패이니셔티브(ESSI) 등 연합 방공망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유럽 단거리·중거리 요격탄 시장 규모는 약 150억 달러(223400억 원)로 추산된다.

유럽이 대량 소모형 요격탄을 내재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럽 시장은 "요격탄은 싸게 대량 자급하고, 지휘통제(C2)와 센서는 고성능 솔루션으로 통합한다"는 이중 구조로 방공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LIG D&A가 제작하는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II'는 프레이야와 직접 경쟁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천궁-II는 유효 사거리와 요격 고도 면에서 우위에 있는 고성능 중고도 방공망 자산이다. 즉 프레이야는 천궁-II를 대체하는 무기가 아니라, 대량 소모전 상황에서 하위 요격층을 담당하는 '보완재'에 가깝다.

다만 유럽 국가들이 저가 요격탄 확보에 방산 예산을 먼저 집행할 경우, 중고도 이상 체계 도입 일정이 일부 이연될 수 있는 간접적인 예산 집행 우선순위 리스크는 존재한다.

K-방산 기업별 영향 분석: '위협''기회'의 갈림길


국내 방산 리딩 기업들의 수혜와 위험 요인은 제품 포트폴리오의 고도화 수준과 현지 연계 가능성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린다.

먼저 LIG D&A는 프레이야가 하위 고도를 방어할 때 상위 요격을 전담하는 복합 연계 전략을 모색할 수 있어 천궁-II의 고성능 가치를 지속 증명할 수 있다. 반면 단거리 저가 시장으로의 진입 경로는 사실상 원천 차단되었으며, 장기적인 유럽 내 예산 배분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 있는 간접 영향권에 노출된다.

한화시스템은 요격탄 자체보다 이를 제어할 전술 통신망(링크 16 )과 다기능 레이더(MFR), 전투지휘체계 시장이 더 빠르게 팽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장 확실하고 구조적인 수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미사일()이 아니라 뇌(체계)를 파는 게임"으로 전환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전술 지휘통제 및 고성능 레이더 통합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유럽 현지 방산 업체들과의 시스템 통합 라이선스 수출이나 소프트웨어 협력 계약을 타진하기에 유리하다. 다만 탈레스나 사브 등 유럽 로컬 강자들의 폐쇄적인 연합 표준 설정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사일의 고성능 추진기관 및 연소관 등 정밀 하드웨어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부품을 담당하고 있어, 유럽 공동 양산 벨류체인에 협력 파트너로 진입하는 실리 전략이 가능하다.

다만 파이어 포인트가 덴마크에 고체 로켓 연료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공급망 자체를 유럽 역내로 완벽히 내재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부품 공급 물량이 축소될 수 있는 탈동조화 리스크를 안고 있다.

3단계 투자 대응 지침, 완제품 수출서 공동 개발로 패러다임 전환


유럽이 대량 소모형 요격탄을 내재화하면, 한국은 고성능 정밀 요격 솔루션과 통합 방공 감시 체계로 포지셔닝을 재편해야 무기 체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유럽 시장의 신규 진입 장벽과 예산 편중 리스크에 대응해, 천궁-II와 레이더 패키지 등 완제품 포트폴리오의 수용성이 증명된 중동(사우디아라비아, UAE) 및 아시아 국가로 영토를 집중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산 완제품' 수출이라는 낡은 틀을 깨야 한다. 유로삼, 탈레스, 디힐 디펜스 등 유럽 탄도탄 연합의 핵심 밸류체인과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서브시스템(하위 핵심 부품 및 지휘통제 모듈) 공동 개발 방식으로 침투해 "유럽산 요격 체계 내부의 한국산 기술" 형태로 포지션을 전환해야 한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하이엔드 기술 리더십의 확보다. 범용 요격탄이 흔해지는 시장의 고부가가치 틈새를 장악하기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변칙 궤도 낙하 대응 기술,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교전 통제 체계 등의 원천 기술 확보에 R&D 투자를 집중해야 장기적인 구조적 퇴출을 막을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