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규제 간소화 및 국경 넘는 M&A 장벽 제거 로드맵 공개
자본·유동성 규제 효율화로 391조 원 유동성 공급…한국 금융권 해외 전략 재편 불가피
자본·유동성 규제 효율화로 391조 원 유동성 공급…한국 금융권 해외 전략 재편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이 금융권의 과도한 규제 문턱을 낮추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범유럽 대형 은행을 육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융권에 뿌리 깊게 박힌 위험 회피 문화를 개선하고 효율적인 자본 운용을 통해 유럽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엘 콘피덴시알(El Confidencial)은 7월 17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금융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은행업 로드맵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새로운 은행업 정책 로드맵은 파편화된 유럽 금융 시장을 통합하고 은행들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럽 은행들이 미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과도한 관리 비용과 복잡한 보고 의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합리화로 391조 원 유동성 공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7일 밝힌 로드맵에 따르면 바젤 III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행정 낭비를 줄이고 자본과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 은행 시스템 전체 자본 규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액수로 기업 대출과 디지털 전환 투자 등 실물 경제 지원 여력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국경을 넘는 은행 그룹이 자본과 유동성을 그룹 내에서 자유롭게 재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국가별로 나뉘어 있는 유럽 금융 시장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통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치적 개입 차단하고 범유럽 대형 은행 육성
이번 정책은 그동안 유럽 은행들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국가별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엘 콘피덴시알(El Confidencial)이 17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스페인 정부는 BBVA의 사바델 은행 인수에 대해 최소 3년간 완전 통합을 금지하는 조건을 붙이며 대형 합병 속도를 늦췄다.
각국 정부의 자국 은행 보호주의는 금융권의 대형화를 막는 주요 걸림돌로 지목되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국경 간 합병 장벽을 없애 유럽 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공동 예금보험제도가 자국 납세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만큼 정치 협상 과정에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공동 예금보험제도를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새로운 위기관리 안전망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타협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금융지주 해외 전략 재편 필요
유럽의 이번 규제 혁신은 한국 금융지주사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금융지주사들은 현재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디지털 소매금융과 현지 은행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한국의 건전성 규제와 자본적정성 기준 탓에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는 데 한계를 느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유럽이 금융 시장 통합과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면 글로벌 자본 시장의 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럽 은행들이 자본 효율성을 확보해 해외 투자를 늘리면 신흥 시장에서 유럽 자본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금융권도 동남아 현지 은행 지분 투자나 디지털 플랫폼 진출 같은 기존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본 효율성과 규제 협력 모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정책은 2027년 초 발표될 구체적인 입법안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감독 기구로서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