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캐피털과 ‘전기항로 컨소시엄’ 출범
공용 충전 규격 채택…독자 방식 고수한 조비와 대비
공용 충전 규격 채택…독자 방식 고수한 조비와 대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기항공기 제조업체 아처 에비에이션과 베타 테크놀로지스가 최대 250곳에 이르는 에어택시 충전망 구축에 나선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제작사의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충전 규격을 채택해 미국 주요 도시의 공항과 버티포트에 설치할 계획이다.
업계 선두 업체 가운데 조비 에비에이션은 독자적인 충전 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향후 전기항공기 충전 표준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아처와 베타가 맥쿼리캐피털과 함께 ‘미국 전기항로 컨소시엄(ACES)’을 출범시켰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세 회사는 미국의 주요 공항과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최대 250개 에어택시 운항 거점에 충전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미국 주요 공항·버티포트에 충전기 설치
아처, 베타, 맥쿼리캐피털은 지난 16일 ACES 출범과 미국 전역의 전기항공기 충전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설치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뉴욕 등이 거론됐다.
대형 공항뿐 아니라 도심에서 eVTOL이 이착륙하는 버티포트에도 충전기를 설치해 상업 운항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아처는 여객 에어택시 운항을 통해 충전망의 주요 이용자로 참여한다.
◇ 공용 충전기 하나로 여객·화물·의료 운송
새로운 충전망은 아처와 베타의 항공기만 이용하는 폐쇄형 시설이 아니라 여러 제작사와 운항업체가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아처는 이용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여객 에어택시를 충전하고 베타의 고객사는 같은 설비를 화물운송과 응급의료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공항에서는 전기항공기뿐 아니라 지상조업용 전기차량도 같은 규격의 충전설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항공기와 운항 목적별로 별도의 충전망을 설치하는 대신 하나의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해 구축비와 운영비를 분담하는 구조다.
아처와 베타는 이를 통해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인 전기항공기 시장에서 충전시설의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전기차용 CCS 규격 항공 분야로 확대
ACES 충전망에는 베타가 개발한 복합충전시스템(CCS) 기반 설비가 사용된다.
CCS는 교류와 직류 충전을 모두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널리 활용돼왔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개발한 북미충전표준(NACS)이 확산하면서 CCS의 입지가 줄고 있지만 전기항공기 업계에서는 여전히 주요 공용 규격으로 채택되고 있다.
미국 일반항공제조협회(GAMA)도 전기항공기의 충전 규격으로 CCS를 지지하고 있다.
아처와 베타는 제작사마다 서로 호환되지 않는 충전기를 별도로 개발할 경우 운항 거점의 시설비가 늘고 에어택시 네트워크 확대도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조비는 독자 충전 규격 고수
미국 주요 eVTOL 업체 가운데 조비 에비에이션은 CCS와 다른 독자 규격을 사용한다.
조비는 자사 항공기를 여러 개의 배터리 팩으로 나눠 설계했으며 이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글로벌 전기항공 충전시스템(GEACS)’을 개발했다.
여러 개의 직류 충전 채널을 통해 분산된 배터리 팩을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조비는 2023년 다른 업체도 사용할 수 있도록 GEACS의 기술 사양을 무료로 공개했다.
반면 아처와 베타는 배터리 팩을 상대적으로 한곳에 집중하는 설계를 채택해 여러 충전 채널을 별도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각사가 선택한 배터리 구조의 차이가 충전 규격 경쟁으로 이어진 셈이다.
◇ 충전망 확보가 에어택시 상용화 관건
eVTOL 업체들은 항공기 개발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추진하는 동시에 실제 운항에 필요한 지상 인프라도 확보해야 한다.
전기항공기는 기존 항공유를 사용하는 헬리콥터와 달리 운항 거점마다 고출력 충전설비와 전력 공급망이 필요하다.
충전설비가 충분하지 않거나 제작사별 규격이 서로 다르면 같은 버티포트에서 여러 업체가 항공기를 운항하기 어렵다.
아처와 베타는 FAA의 eVTOL 통합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중심으로 충전시설을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
미 교통부도 전기항공기의 상업 운항을 위해서는 항공기 비행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충전·운항 기반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 250곳에 이르는 공용 충전망이 구축되면 미국 eVTOL 업계는 개별 항공기 개발 경쟁을 넘어 충전 규격과 운항 거점을 둘러싼 생태계 경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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