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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49조 주주환원의 대가… “엔비디아 비웃다 AI 패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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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49조 주주환원의 대가… “엔비디아 비웃다 AI 패권 놓쳤다”

겔싱어 前 CEO, 첨단공정 증설 소홀과 EUV 도입 실책 공식 인정
대만 3주 봉쇄 시 세계 경제 충격 우려하며 자국 공급망 구축 강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지배력에 안주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태계를 저평가했다. 그 결과 인텔은 인공지능(AI) 패권을 상실했다고 공식 시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지배력에 안주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태계를 저평가했다. 그 결과 인텔은 인공지능(AI) 패권을 상실했다고 공식 시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과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지배력에 안주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태계를 저평가했다. 그 결과 인텔은 인공지능(AI) 패권을 상실했다고 공식 시인했다.

기술 이해도가 부족한 경영진이 첨단 미세공정 전환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타이밍을 놓쳤다. 경영진은 공장 신설 대신 대규모 주주 환원에만 치중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두 기업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현 시점에서 추격이 쉽지 않은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자성도 나왔다.

지정학 위기로 대만이 단 3주 동안 봉쇄된다면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이 완전히 마비된다. 세계 경제가 대공황을 넘어서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함께 제기됐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tech는 패트릭 겔싱어 인텔 前 최고경영자(CEO)가 팟캐스트 '올인(All-In)'에 출연해 이렇게 발언했다고 지난 717(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발언은 인텔의 과거 전략 실패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관점에서 전방위로 복기했다. 첨단 제조 인프라의 자국 내 내재화가 시급함을 입증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x86 제국의 오판과 개발자 생태계 선점 허용


인텔은 과거 x86 CPU 시장을 독점하던 시절 엔비디아의 고성능 처리 장치를 단순한 그래픽 구동용 소모품으로 치부했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CPU 시장에서 최정상에 있었을 때 엔비디아의 기계를 비웃었다고 토로했다.

인텔은 엔비디아 제품을 그저 게이머들이나 쓰는 그래픽 장비 정도로만 바라보았다. AI 패권은 단순한 하드웨어 연산 성능이 아니라 개발자를 묶어두는 플랫폼 선점에서 갈렸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를 고성능 컴퓨팅(HPC)에 활용하려는 시도에 발맞추어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쿠다(CUDA)'를 발전시켰다.

엔비디아는 단일 명령 다중 스레드(SIMT) 기술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켰다. 겔싱어 CEO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 비유했다. 미래에 일어날 운영체제 이식을 미리 준비했던 잡스처럼 젠슨 황 역시 하드웨어를 넘어 독점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장기 구축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 멈춘 10년과 1000억 달러 주주환원의 부메랑

인텔의 침체는 기술 경시와 재무 중심 경영이 초래한 결과다. 겔싱어 CEO는 자신이 2021CEO로 복귀하기 전 인텔이 주주들에게 1000억 달러(149조 원)를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지급한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결정은 기술 배경이 없는 경영 관리자들이 주도했다.

그 결과 인텔은 TSMC 대비 첨단 공정 중심의 대규모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인텔은 미세공정 전환의 핵심인 네덜란드 ASMLEUV 노광 장비 도입 타이밍을 놓쳤다. 이는 10nm(Intel 7) 공정과 7nm(Intel 4) 공정 전환이 줄줄이 지연된 핵심 원인이다.

반면 동기간 TSMC는 천문학적인 설비투자(CAPEX)를 매년 단행했다. TSMC는 업계 추정 웨이퍼 투입 기준 생산능력에서 인텔 대비 최대 5배 수준으로 벌어지는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다.

겔싱어 CEO는 공장 건설과 첨단 장비 도입의 경제성이 당장 불리해 보이더라도 장기 관점에서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필요성은 오직 기술 전문가만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겔싱어 CEO는 덧붙였다.

대만 3주 봉쇄 시나리오와 글로벌 반도체 셧다운 리스크


첨단 반도체 생산의 대만 쏠림 현상은 전 세계 공급망의 가장 취약한 고리다. 현재 애플과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는 TSMC가 사실상 독점하는 5nm 이하 첨단 공정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대만의 에너지 비축량은 3주 미만이다. 중국이 대만해협을 3주 동안 봉쇄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에너지 유입이 끊기면 대만 전역에 전력 마비(브라운아웃)가 발생한다.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은 미세한 공정 특성상 전력이 단 한 번만 차단되어도 공정 내 웨이퍼가 전량 폐기된다.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재개하는 데는 최소 90일이 소요된다. 겔싱어 CEO는 총알 한 발 쏘지 않고 에너지 공급만 3주 차단해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완전히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한 전 세계 경제 충격 효과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웃돌 것이라는 경고다. 글로벌 금융기관과 경제 싱크탱크들 역시 대만해협 마비 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치명적인 손실을 경고해 왔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다변화가 기업 생존의 핵심 변수로 부각된다.

시장 참여자가 주목해야 할 시나리오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입(IDM 2.0) 전략을 통해 미국과 유럽 내 신규 공장 투자를 확대한다. 다만 첨단 공정 안정화와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외부 고객사 확보 속도가 더디다. 단기 주가 반등은 제한된다. 특히 수율 안정화와 외부 고객 확보가 동시에 확인되기 전까지는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시장의 기준 시나리오다.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지원이 가속화한다. 인텔의 첨단 공정 수율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위탁생산 물량이 다변화된다. 이것이 시장이 기대하는 낙관 시나리오다.

대만해협의 지정학적 봉쇄가 현실화한다. 대체 불가능한 첨단 반도체 공급이 전면 중단된다.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비롯해 서버 등 전방 산업 전반이 마비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진입한다. 이것이 시장이 우려하는 비관 시나리오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